□ All-new Value + Earnings!
올해부터 자동차 산업의 밸류는 과거와 다를겁니다
자동차 산업은 왜 지속적으로 저평가 받았을까? 한계에 이른 글로벌 수요(=저성 장)와 고용 창출을 위한 투자(=공급과잉)가 구조적인 문제였다. 미래차 산업에 대한 관심도가 커진 2010년도 후반에는 기존 테크 업체들과 스타트업(전기차/자 율주행)들이 새로운 경쟁자로 떠올랐다. 신규 경쟁사들은 의사결정이 빠르고 투자/개발 사이클이 빨라 미래차 시장에 가시적인 대응을 보였다. 반면 완성차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미래차 산업에 대한 대응이 미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OEM들에게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자동차 산업은 특성상 변화의 주기가 길고, 신규 컨텐츠의 침투 속도가 느리다. 2020년 신차 판매 중 순수 전기차 침투율이 3%에 불과하다. 자율주행 상용화는 아직도 LV2에 멈춰있다(올해 혼다가 첫 LV3 상용화 차량인 레전드를 출시했다). 고정비 부담이 큰 자동차 산업에서 신규 비즈니스에 무게추를 바로 옮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선택이었다. 자동차 산업 변화의 속도에 대한 눈높이가 금융 시장과 달랐던 점이 저평가의 가장 큰이유였다. 투자자들은 더욱 빠르고 가시적인 변화를 원했다.
일례로 도요타는 3년 전에 이미 자율주행 모빌리티 컨셉카인 E-팔레트를 공개했 다. 최근 시장의 관심도가 높은 PBV(목적기반모빌리티)와 거의 동일한 컨셉이다. 미래 자동차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와 니즈를 정확하게 예상하고 준비했었 다. 다만 문제는 실질적인 액션이 부재한체 컨셉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도요타의 전기차 및 모빌리티 서비스는 블랙박스에 가깝다.
2021년은 자동차 산업의 기존 플레이어들이 보일 변화의 속도가 투자자들이 원했던 속도와 일치하는 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기아차는 연초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기존과 차별적인 비즈니스 모델 변화를 공개했다. 대표적으로 PBV사업의 경우 2021년 처음으로 목표를 제시했는데, 단 1년만에 모델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과거에는 컨셉이었다면 이제는 액션으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폭스바겐의 파워 데이 행사나 GM의 얼티넘 셀즈 투자 등도 자동차 산업의 변화의 속도를 체감케 해준다. 지난 보고서(1/6 발간된 ‘The All-new Value 2021’)와 마찬가지로 2021년은 자동차 산업의 밸류에이션 확장이 확인될 수 있는 원년이다.
3년 연속 실적 개선이 확실, 어쩌면 차화정 상회?
실적 변수도 우호적이다. 핵심 요인들을 살펴보면 판매 볼륨은 내수/북미의 선전 으로 유럽/중국의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 1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는 현대차 99.6 만대(+10.3%, 이하 YoY), 기아차 68.8만대(+6.0%)를 기록해 중국 제외시 예상 치에 부합했다. 최근 호실적의 핵심 요인인 판매 믹스는 더욱 좋다. 현대차 내수 판매에서 제네시스 비중은 17.7%(+9.9%p)를 기록했고, 추가적으로 G80e 및 GV60 출시가 대기 중이다. 기아차는 북미 판매에서 SUV 비중이 65.7% (+3.9%p)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숏티지 이슈는 아직 진행형이다. 공급 부족이 확산되지 않고 하반기 중해소된다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1) 상반기 감산에 따른 부정적 요인은 하반기 이연수요로 만회 가능하며, 2) 수익성이 낮은 저가 차종 중심 으로 감산하는 생산 유연화 전략이 유효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현대차 7.0조원 (+194.3%), 기아차 5.0조원(+240.2%)으로 연초 기대치에 부합할 전망이다.
밸류 모멘텀과 어닝 모멘텀의 결합
지난 1월 자동차 섹터는 강한 주가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의 주도주가 됐다. 미래차 진영에서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 중 하나로 기대되는 애플과의 연계 가능성이 언론을 탔다. 중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숏티지의 영향으로 실적 모멘텀은 주춤했으나 애플발 리레이팅으로 +23.9%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지속적으로 언론에 노출되고 있는 애플카, 구글카 등의 이슈는 아직 열린 결말이 다. 협력 가능성, 비즈니스의 형태, 수익 모델 어떤것도 정해진 바 없다. 다만 투자자들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역량이 글로벌 빅 테크 업체들과 첫번째 논의대상이 될 정도로 성숙했다는 점을 자각할 수 있었다.
올해 그룹 역량이 재평가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산재해있다. 현대차의 럭셔 리+전기차 첫 차종인 JW 출시, 기아차의 PBV 사업부 전개, 현대모비스/오토에 버의 전장 HW 및 SW SCM 역량 강화, 현대차 브랜드와 결합된 글로비스의 MaaS 영역 진출 등이다.
신한 정용진, 정익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