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쑥 털털이 ]
김영주
똥뫼산 산책길 시울시울마다
봄비 머금은 쑥들이 쑥쑥 솟는다
나 어릴때 우리엄마
봄처녀 찾아오면
논두렁 밭두렁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통통하고 보드라운 쑥을 캐어
바구니에 꾹꾹 눌러 담았다
귀하디귀한 쌀 한줌
물에 불러 두었다가
절구통에 쌀을 붓고
오른손에 절구잡고
왼손으로 쌀 모우고
절구 들어 내리치며
쌀가루 빻으셨네
무쇠솥에 물을붓고
삼발이 걸친 뒤에
채반에 삼베깔고
쌀가루 쑥에부어
솥뚜껑 덮고 나서
시커먼 아궁이에
불쏘시게 불을 붙여
삭정이 넣어주면
검붉은 혓바닥이
날름날름 잘도 타네
솥뚜껑이 들썩들썩
주룩주룩 눈물 흘리면
증기기차 부웅부웅
쑥털털이 다되었소
솥뚜껑열고 채반을 들어내면
맛있는 쑥털털이 탈고 되었지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한 입 가득 넣는데
어른도 한입 아이도 한입
서로서로 미소주름 만들어가며
눈웃음이 말하구나
맛이 진짜 좋다고
보리고개 넘어오며
허기진 배 채워주던
우리농촌 대표음식
쑥버무리 쑥털털이
그 시절 어디갔나
그 가족 어디갔나
따뜻한 봄 햇살아래
쑥들이 모여앉아
쑥떡 쑥떡 쑥떡이네
첫댓글 옛 시골에서 쑥털털이 해먹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쑥은 건강식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