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성 효과(Certainty Effect): 항상 확실한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기대효용 이론은 기대값이 높은 것을 더 선호한다는 가정을 하고 있고, 기대값은 "결과 x 그 결과가 나올 확률"을 합한 것입니다. 따라서, 기대효용 이론에서는 결과가 나올 확률(probabilities)을 가중치로 사용해서 우리가 어떤 것을 더 선호하는지 판단합니다.
그와 달리, 확실성 효과(Certainty Effect)란 우리가 선택을 할 때 '가능한'(probable) 결과보다는 '확실한(certain)' 결과 쪽에 훨씬 더 큰 가중치를 준다는 것입니다. 즉, 전망이론에서는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률만이 아니라 얼마나 확실한가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몇 가지 실험을 통해 이해해 봅시다.
실험 1: 둘 중의 하나를 고르세요.
A: 3주일간 영국, 프랑스, 이태리를 여행할 수 있는 당첨 확률이 50%인 티켓
B: 1주일간 영국을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확정된 티켓
실험 2: 둘 중의 하나를 고르세요.
A: 3주일간 영국, 프랑스, 이태리를 여행할 수 있는 당첨 확률이 5%인 티켓
B: 1주일간 영국을 여행할 수 있는 당첨 확률이 10%인 티켓
72명을 대상으로 위의 두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결과는, 실험 1에서 A를 택한 사람이 22%, B를 택한 사람이 78%입니다. 대부분 B를 택했습니다. 그런데 실험 2에서는 A가 67%, B가 33%이었습니다. A를 택한 사람이 2배가 넘었습니다.
실험 1, 실험 2 모두 B가 A보다 당첨 확률이 2배 높습니다. 그렇다면 왜 두 실험의 선호도가 완전히 달라졌을까요?
실제 선택에서는 특정 결과가 나타날 확률을 가중치로 계산한 기대값에 따라 선택하지 않은 것입니다. [결과x확률]을 계산해 보면, 실험 1이나 실험 2 모두 똑같이 B를 선호해야 합니다. 하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확실성'에 훨씬 더 큰 가중치를 주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실험을 하나 더 봅시다.
실험 3: 둘 중의 하나를 고르세요.
A: (600만 원, 45%)
B: (300만 원, 90%)
66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A를 택한 사람은 14%에 불과했고 86%는 B를 택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600만 원을 받을 가능성이 45%인 것보다 300만 원을 받을 가능성이 90%인 것을 선호한 것입니다. 그런데 같은 사람들에게 다음의 실험을 해 보았을 때는,
실험 4: 둘 중의 하나를 고르세요.
A: (600만 원, 1%)
B: (300만 원, 2%)
A를 택한 사람이 73%, B를 택한 사람이 27%였습니다. 세 배가 넘는 사람이 이번에는 A를 택했습니다. 실험 3은 A,B 모두 기대값이 270만 원으로 같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B를 택했습니다. 하지만 실험 4에서는 둘 다 기대값이 6만 원으로 같음에도 대부분은 A를 택했습니다.
이상에서 본 것처럼 확률이 가중치가 되어서 계산된 기대값에 따라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얼마나 확실하냐'에 따라 선호되는 것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대효용 이론은 또한 대체공리(substitution axiom)를 가정합니다. 대체공리는, B를 A보다 선호한다면 (B,p)도 (A,p)보다 더 선호된다는 가정입니다. 예컨데, (100만 원, 40%)를 (100만 원, 30%)보다 선호한다면 (100만 원, 80%)도 (100만 원, 60%)보다 선호된다는 것입니다.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다음의 실험을 한 번 봅시다. 여기서 (300만 원)은 300만 원을 100% 받을 수 있는 게임입니다.
실험 5: 둘 중의 하나를 고르세요.
A: (400만 원, 80%)
B: (300만 원)
95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A를 택한 사람은 20%에 불과했고 80%의 실험참가자는 B를 택했습니다. 기대값은 A가 320만 원으로 더 컸지만 확실한 300만 원을 택한 것이지요.
그런데...
실험 2: 둘 중의 하나를 고르세요.
C: (400만 원, 20%)
D: (300만 원, 25%)
같은 사람들에게 이 실험을 했을 때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요? 재미있게도, 65%는 C를 택했고 35%만이 D를 택했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C를 (A, 25%)로 쓸 수 있고 D를 (B, 25%)로 바꿔 쓸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C는 A가 나올 확률의 1/4과 같으므로 C = (A, 25%)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실험 2를 다시 쓰면,
실험 2: 둘 중의 하나를 고르세요.
C: (A, 25%)
D: (B, 25%)
입니다. 대체공리에서는 B를 A보다 더 선호하면 (B,p)도 (A,p)보다 선호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실제 실험을 해 본 결과, 실험 2에서는 선호도가 바뀌었습니다. 이런 패턴은 숫자를 바꿔서 행한 다른 여러 차례 실험에서도 계속 관찰되었습니다.
반사 효과 (Reflection Effect): 우리는 리스크 추구형이다?
이번에는 이득(gains)이 아닌 손실(losses)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 봅시다. 상당히 놀라운 결과가 나타납니다. 위의 실험을 모두 손실로 바꾸어 본 경우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예컨데, (-400만 원, 80%)와 (-300만 원) 중 하나를 택하는 실험에서는 92%가 전자를 택했고 오직 8%만 후자를 택했습니다. 확실하게 확정된 300만 원의 손실을 피하기 위해 기대값이 더 나쁜(320만 원 손실) 전자를 택한 것입니다. 다른 실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손실에 대한 실험:
(400만 원 손실, 20%) < (300만 원 손실, 25%) [42% < 58%]
(300만 원 손실, 90%) < (600만 원 손실, 45%) [8% < 92%]
(300만 원 손실, 2%) > (600만 원 손실, 1%) [70% > 30%]
이처럼 이득을 얻는 경우를 그대로 뒤집어서 손실로 질문한 경우 선호도가 정반대로 바뀌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긍정적인 전망의 게임과 부정적인 전망의 게임이 서로 거울에 비친 것처럼 정반대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을 반사 효과라고 합니다. 이상의 결과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 손실이 예상되는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드라마틱하게 리스크 추구형(risk-seeking)으로 바뀐다
확실성등가(certainty equivalent)에서 설명한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확실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기대값보다 더 작은 값에도 만족합니다. 예를 들어, 1000만 원을 받을 확률이 50%, 하나도 받지 못 할 확률이 50%인 게임과 확실하게 500만 원을 받는 게임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대부분 후자를 택합니다. 확실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변동성이 있는 게임의 기대값보다 더 작은 값도 수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위의 결과에서 본 것처럼 손실이 전망되는 게임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갑자기 리스크 추구형으로 바뀝니다. 확실한 빚 1억 원을 피하기 위해 2억 원의 빚을 질 확률이 50%, 빚이 없을 확률이 50%인 게임 쪽을 더 선호하게 되는 것입니다.
- 확실성에 높은 가중치를 준다
이득이 예상될 때도 확실한 이득 쪽에 무게를 두고 선택을 하는 것처럼, 손실이 예상될 때도 확실한 손실에 대해서 훨씬 크게 의식하고 이것을 피하고자 합니다. 그러므로 확실성에 높은 가중치를 주는 경향은 이득 게임에서는 리스크 회피형으로 만들고 손실 게임에서는 리스크 추구형으로 만듭니다.
- 우리가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때문에 확실성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이득이 전망되는 게임에서는 확실한 이득 쪽을 선호하지만 손실이 전망되는 게임에서는 반대로 확실한 쪽을 피하고자 합니다. 즉, 우리는 항상 불확실성을 회피(aversion for uncertainty)하는 게 아닙니다. 손실이 우려될 때는 불확실한 쪽을 더 선호합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특히 기대효용 이론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기대값도 낮고 변동성도 낮은 게임을 더 선호한다.'라는 가정을 했습니다.(Allais, Markowitz, Tobin) (300만 원)과 (400만 원, 80%)에서 많은 사람이 확실한 300만 원을 택한 것은 기대값이 낮지만 변동성이 작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 것입니다.
하지만, (300만 원 손실)과 (400만 원 손실, 80%)에서는 전자가 기대값도 더 좋고(-300 > -320) 변동성도 더 작음에도 후자쪽이 더 선호되는 것으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출처 : 이명헌
첫댓글 전에 한번 올렸던 글인데 인간의 인지능력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실험결과입니다. 냉정하게 사고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선택하게 된다면 위의 실험과 같이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될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실수들을 극히 피해야합니다. 적립식 펀드와 변액보험의 경우가 그러하고 은행과 주식투자가 그러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생동이 손실확정형인지 리스크 추구형인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아무생각 없거나 설득하는 보험상담사의 말만 믿고 꽤 많은 금액을 묶어버립니다. 그 결과는 물론 자신이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죠.
저 역시 가장 재밌는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학문이 심리학과 확률/통계입니다. 이것은 실제 세상과 인간이 생각하는 세상이 얼마나 큰 괴리가 있는지를 매번 깨닫게 해줍니다. 투자자는 실제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의 잘못을 자신의 이익으로 연결시켜야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그러한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겠죠. 투자한 금액보다 훨씬 높은 기대값을 가지는 대상에 투자를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투자방법입니다. 그러한 대상을 찾기 위해서 우리가 가치투자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뭐 물론 투자이론으로 따지자면 변액보험이 다른 투자처와 비교해서 메리트가 없는 것은 사실 입니다. 하지만 저와 같이 분산투자의 목적에서 변액보험의 특성을 파악한 후 가입 하는 것도 무리는 없다고 봅니다. 저는 주식시장에 직접투자와 간접투자인 주식형펀드, 그리고 나머지 대안으로 변액보험을 선택 했습니다. 중도해지시 전액 보장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숨기고 판매 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저와 같은 소비자 로서는 선택 가치가 있는 상품으로 판단되서 지금 투자하고 있습니다.
네. 권욱호님은 다 알고 계시고 투자한 것이니까 괜찮은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