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억원 + 200안타 달성.'
'적토마' LG 이병규(27)의 새해 포부가 당차다. 이미 한국 프로야구의 간판으로 자리를 굳힌 이병규는 신사년을 새로운 도약의 해로 정하고 몸과 마음을 다잡고 있다. 내년으로 어느덧 프로 데뷔 5년째. 이제는 패기에 원숙미까지 갖춰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기에 적합한 나이다.
연봉 2억원은 팀내 최고 선수에 대한 자존심의 요구다. 지난 97년 당시 역대 야수 최고액인 4억 4,000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쌍둥이 유니폼을 입은 이병규는 이후 매년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연봉에서도 승승장구했다.
이병규는 불과 3시즌만인 2000시즌 억대 연봉(1억 2,000만원) 대열에 합류했다.
올해도 할 말은 많다. 서울팀 최초로 30_30클럽(30홈런_31도루)에 가입한 98년(3할 4푼 9리, 30홈런, 99타점)보다 다소 처지기는 하지만 올 시즌에도 남부럽지 않은 성적을 냈다.
170안타로 98년(192안타)에 이어 최다 안타 타이틀을 2연패했고 팀내에서 유일하게 골든글러브를 차지하기도 했다.
선수협 파동 때문에 모든 연봉 협상이 중단됐지만 만약 이병규가 2억원의 연봉을 받게 되면 프로야구 사상 최단 기간에 2억원대 연봉을 돌파하게 된다. 삼성 이승엽과 임창용은 2000 시즌 나란히 입단 5년 만에 연봉 2억원을 넘어섰다.
한편 이병규는 한 시즌 200안타 달성에 세 번째 도전한다. 지난 99년 192안타로 아쉽게 200안타 고지 등정에 실패했고 지난 해에는 시즌 시작 전부터 양쪽 발목 부상 등으로 말미암아 170안타에 그쳤다.
지난 두 해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올해는 기초 체력 단련에 어느 때보다 열성이다. 이미 지난 연말부터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돌입했고 러닝 부족을 메우기 위해 스쿼시를 시작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급한 성격도 고칠 생각이다.
이병규는 "선수협 파동으로 모두가 어려운데 야구 얘기를 하는 것이 미안하다. 그렇다고 준비를 안 할 수는 없지 않는가. 모든 일이 잘 해결돼 올 시즌에도 팬들에게 정말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