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열기가 조금씩 사라지고
전 국민이 올림픽에 열광하면서
아침 나절,
수영 선수 박태환이 보내 준 금빛 메달에
눈과 귀가 쏠려 있을 무렵...무설재 쥔장도 물론 예외는 아니어서
그 시간의 無題는 안중에도 없고
배드민턴의 셔틍콕에 매료되어 정신을 놓고 있는 와중에
누군가 무설재 뜨락으로 발걸음을 놓았다.
놀라서 한달음에 쫓아 나가니
언젠가 고 "손동인" 작가와 함께 찾아 들었던
작가 홍순목 님과 그의 지인 탤런트이자 국립 극단 배우 최운교 님이다.

당연히
반가움과 놀라움이 교차되면서
순간적으로는
세상 버린 손동인 작가의 지난 흔적과
사후 뒷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불안스런 떨림이 일고...
한때 급작스런 죽음으로
망연자실을 불러 일으키던
고 손동인 작가와 세상 결별에의
미진하고 궁금했던 부분이 홍 작가에 의해 담담하게 전달되니
이제로는 아쉬운 마음만 가득하고 마지막 전화 통화만이 머리 속을 울린다.
하지만 역시 그 안타까움과 어설픈 아픈 마음 만으로는
세상 버린 사람만 억울 할 일이요
살아남은 자들은 그저 그를 기억하고 잠시 숙연해 하는 것 만으로
남의 자의 의무가 끝나게 될 뿐이다.
채 다담이 무르익기도 전에
그렇게 착찹한 분위기가 흘러가지만
조용히 듣는 귀를 열어 놓고
한 때의 지기 인연을 애닯아 하며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무설재 쥔장과 홍작가의 긴 다담에도 흔들림 없이
그 상황을 이해해 주던 최운교 님...그의 인간성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물론
사람의 인연이 그저 이뤄지는 것은 없다지만
그 순간의 그의 태도 하나 만으로도 그가
무설재 쥔장이 부르짖는 유유상종의 인연임을 감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그 남자 최운교 님...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사극 전문 탤런트요
그중에서도 "장군" 전문 탤런트로 소문이 자자함이나
첫 눈에 알아보지 못한 무설재 쥔장으로서는 참으로 미안할 일이다.
그러나 차츰 눈여겨 보니 신선이 좋아하는 역사 드라마
-왕건, 주몽, 장희빈, 무인시대, 대조영, 이순신, 대왕세종....기타 등등- 에는
죄다 등장한 이력은 물론 국립극단 배우로서도 입지를 굳힌 연극 배우임이니
한동안 문화계를 들락거리던 시절이 생각나
그와 나누는 이야기에도 걸릴 일이 없는 무설재 쥔장이다.
어쨋거나
그의 인생 전반부를 장식하던 삶의 소사를 듣다보니
87년 부터 시작된 국립극단 소속 연극 배우로서 21년차 생활이나
91년 부터 지금까지 발을 들이게 된 TV 드라마 시절이나
주역과 주연으로서의 영광은 거머쥐지 못했을 지언정
자신이 추구하는 자유 의지에의 몰입 연기 만큼은 자족할 만큼
해낼 수 있었음이니 후회할 일 없는 삶자락을 드리웠던 셈이다.
허나 그 남자 최운교,
이제 또 한 번의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는데
인생 후반부를 장식하게 될 "굿 미디어 -Good media- " 대표이사로서
후배 연기인을 가르치는 지도자의 길을 가기 위해
혹은 그의 열정을 이해하고 교감도를 나눌 수 있는 연기자를 배출하기 위해
차세대 연기자들을 위한 연기 아카데미를 창립 발전시키는 일이
터닝 포인트의 주요 관건으로 남겨졌음이니
지금껏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자신의 길을 걸어왔던 만큼
그만의 노하우와 열정과 남은 패기 만으로도 충분히 이뤄 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한때의 빛나는 "흑치 대장군"을 뒤로 하고
다음 드라마 " 바람의 나라" 에서의 혼을 담은 연기도 기대할 일이요
그가 인생 후반부를 위해
계획하고 그려낸 설계도가
특별한 걸림돌이 없는 한 반드시 이뤄질 일이니
그가 날릴 멋진 홈런 한 방을 미리 예측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낮동안의 뜨거움이 가시고
하루 해가 기울어 가고
기분 좋은 바람결이 온 몸을 자극할 무렵
그들이 일어선다.
오래도록 함께 한 시간이었으나
지루하고 길었다는 느낌 보다는 아쉬움으로 남겨진 시간만이
후다닥 지나가 버리고 할 이야기는 여전히 산더미나
먼길 가야할 사람은
떠나는 시간을 알아야 하는 법이니
그들의 발길이
시차를 두고 다시 한번으로 되돌아 오기를 기다릴 뿐이다.
첫댓글 가신 이의 사인에 관한 물음인지라 '비밀글'로 물어보려 했더니 설정기능이 없네요. / 한낮의 더위는 아직 기울어진 것 같지 않죠
굳이 비밀 일 것도 없습니다. 워낙 알콜ㄺ이 심하더군요. 아마 그때 악양에서 찾아간 날도 그런 상태엿나 봅니다. 정신을 잃을 만큼...결국에 읮도 뜻도 희망도 한누에 필이 꽂히는 여자도 만나지 못하고 저 세상에 가버린 셈입니다. 글 재주를 많이 아쉬워 하면 긴 이야기 나눴습니다. 그 낮동안의 기온에 악양에 너무 머물진 마소서.
가끔 보는 사극에서 많이 본듯 눈에 많이 익습니다~! ^ ^
그러게...웬만한 사극은 몽땅 출연해서 인터넷 검색에도 흑치 대장군 치면 기사와 사진이 쫘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