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카약과 캠핑
카페 가입하기
 
 
 
카페 게시글
자유게시판(free board) 스크랩 08봄 자전거여행기 -1 (울산에서 경주까지)
봉공진 추천 0 조회 178 08.06.17 21:47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금년 봄, 자전거여행을 떠났습니다.

작년 가을여행때 안동, 예천지방을 돌지 못해서 이번엔 그 지방을 한번 돌아보려고요.

 

수요일 아침 일찍 동네에 있는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울산행 고속버스를 탔습니다.

우등형이라고 좌석도 편하고 손님은 예닐곱 정도,

5시간이 걸려 12시반에 울산에 도착하여 근처에서 콩나물 해장국으로 점심을 하고

언양을 향해 힘차게 첫출발을 했습니다.

 

울산은 조선시대에 한양까지 잇는 영남대로의 좌도 출발지였습니다.

이 영남대로는 울산에서 출발하는 좌도, 밀양에서 출발하는 중도,

그리고 김해에서 출발하는 우도의 3가지가 있었고 좌도는 울산 , 경주, 영천, 의흥, 의성, 안동, 풍기,

그리고 죽령을 넘어 단양을 거쳐 한양에 닿았습니다.

이 길은 보통 보름이 걸렸습니다.

 

전 이번에 주로 이 영남대로의 좌도를 따라 안동까지 간 다음

다시 좌측으로 속리산 언저리를 따라 올라가려 합니다.

 

울산도 내 기억속에 있는 과거의 울산이 아니었습니다.

무척 넓어져서 어디가 어딘지 도무지...

출발하여 조금 가다보니 연등이 몇개 걸려있는게 보였습니다.

'절이 있나보다'하고 보니 요즘 보기 힘든...아주 조그만 초가집 절이 길옆에 있었습니다.

이름하여  '행복한 법당'

쓰러져가는 초가집에 탑은 작은 돌을 그냥 자연스럽게 쌓았습니다.

일순 생각했습니다. 그렇지요...행복은 비우고 가난해야 절로 얻는다는 걸.

저 법당의 가난하고 행복한 주지스님도

신도가 늘고 시주가 넉넉해져서 으리으리한 불사를 일으켜 화려하게 채우고 나면

지금의 그 행복도 사라져 버릴것을....

 

 

 

울산하면 가장 기억에 남는일이 두가지 있습니다. 물론 둘다 40년 가까이 되었지요.

하나는, 비오는날 허름한(옛날에는 기와집에 다 허름했지만..)여관에서 감기가 심하게 들어

기침으로 고생하며 누어 지내던 일과,

또 하나는 방어진 가기 전 해변가의 눈부신 모래사장입니다. 유일한 포경항이라 구경 갔었지요.

지금 이 해변엔 현대중공업이 들어 섰습니다.

 

새로난 4차선 도로를 한동안 따라가다보니 중간에 '자동차전용도로'라는 표지판이 보여

다시 국도를 ?아 내려왔습니다만 길이 없었습니다.

나같은 자전거여행자가 거의 없으니 문제는 안되겠지요.

논둑, 밭둑, 마을을 지나 국도를 탔습니다. 좀 화가 나려는 걸 논의 깨구락지들 노래가 위안을 했습니다.

 

언양에 닿았습니다.

페허같은 KCC공장이 흉물스럽게 버티고 서있고 무질서한 읍내에 고속도로, 국도, 건설중인 고속철도 현장이

어지럽게 얽혀있습니다.

언양은 제가 좋아했던 자수정 광산이 있습니다.

그러나 값싼 브라질산이 한참 들어왔고 인공적으로 만든 자수정에...채광비는 많이 들고..

그래 지금은 겨우 이름만 남아 관광 위락지로 변했습니다.

아직도, 80년대초 학생들과 설악산 수학여행와 기념품가게에서 본 넋을 잃을 정도의 아름다운 자수정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길가에 좌판 아주머니들 두어분이 무슨 채소를 팔고 계서서 다가 갔습니다.

약초도 아니고..그냥 미나리랍니다.

근처에 미나리가 좋아 차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종종 산답니다.

 

북으로 경주방향으로 꺾어 올라가다 도축장 근처에서

아주머니가 아주 불친절한 가게에서 쉬었습니다.

여기에 도축장이 있어 이근처, 언양이며 봉계리가 온통 고기집 천지입니다. 

 

조금 더 올라가서 우측으로 '반구대'표지판을 따라 들어갔습니다.

가파른 오르막 내리막길...도로를 새로 잘 냈습니다. 가로수로는 이팝나무를 심었습니다.

주차장, 산책로, 안내 표지판....모든 것들이 썩 훌륭했습니다.

속으로 생각했지요...'이젠 사람들이 이런데도 많이들 보러 오는구나'하고...

 

 근처 유적지 안내도(이때부터 디카의 액정모니터가 안보여 화인더로 보고 찍었더니 이 모양임) 

 

가는 도중에 공룡발자욱이 있다길래 ?아 봤더니

겨우 두어개 정도 눈에 뜨입니다만...

저걸 공룡발자욱이라니까 그런가보다 하지 그냥 봐선 아무것도 아니지 싶습니다.

예전에 제가 ?아간 남해도의 발자욱이 가장 또렷할겁니다. 고성 보다도... 

 

 

공룡발자욱이 있는 바위 

 

 

암각화는 갈수기라 물이 많이 줄여  들어나 있었습니다만 이쪽편 관람대에서 부터

거리가 너무 멀어 육안으로는 볼수 없습니다.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물론 공짜이지요....

풍화작용으로 인해 암각화 부근의 바위 표면들이 얇게 떨어져 나가고 있었습니다.

먼 훗날 저 암각화도 떨어져나가 없어질것 같아 걱정스러웠습니다.

 

 

 

 

 

이곳은 경치도 좋을 뿐더러  포은선생의 유허지입니다.

포은선생님께서 이 반구대를 자주 오르셔서 그 후손들은 반구대를 포은대라고도 한답니다.

 

 왼편이 포은선생 유허비각

 

 

반구대를 나와 위로 조금 올라가다가 다시 오른편으로 천전리 암각화를 ?아 들어갔습니다.

좀 힘이 들어 그냥 갈까 하다가...지금 안보면 언제 또 오랴....싶어서

여기의 암각화나 반구대 암각화나 모두 같은 태화강 줄기입니다. 

 

천전이 암각화, 물론 이것도 국보입니다.

 

 

계속 북쪽으로 패달을 굴러 이윽고 울산광역시와 경주시의 경계에 있는 봉계리에 닿았습니다.

이곳 봉계리는 한우 숫불구이가 전국적으로 유명합니다.

재경부 지정 경제특구라나...속으로 이런 희안한 경제특구도 있구나 했지요.

집도 몇집 안되는 작은 마을인데 온통 고기집입니다.

저녁때라면 맛이라도 보고 갈텐데..때도 그렇고 아직 갈길도 멀고 해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봉계리 마을 입구의 안내간판들

 

재경부지정  '한우불고기특구' 봉계리 풍경

 

봉계리를 지나 계속 북으로 한시간여 동안 달려 오늘의 목적지 경주에 도착하였습니다.

올때마다 늘, 여유있고 깨끗하고 전통이 살아있는 살만한 도시로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내일 갈곳인 '건천'과도 바로 연결되고 고분들도 많은 황남동 부근에서 숙소를 잡았습니다.

여관은 담장이 덩굴이 운치있는 좀 오래된 곳이었습니다.

 

경주하면 소위 경주빵으로 알려진 '황남빵'이 유명합니다.

바로 여관 옆에 있었습니다. 물론 여기저기 널린게 경주빵집입니다만.

돈을 많이 벌었는지 입구부터 다릅니다. 빵집안은 마치 공장 같았습니다.

흰색 가운을 입은 남자 제빵사들이 십여명, 쉴새없이 단순한 작업으로 빵을 만들고 있었고...

둘레에는 여러개의 대형 오븐들이 뜨거운 빵을 구어내면 가다리던 손님들이 우르르 사갑니다. 

실내 사진은 안된다 하여 바깥만 찍었습니다.

 

 

샤워, 빨래를 하고 저녁을 먹으러 나왔습니다.

여관 주인이 알려준 근처의 동태찌개집을 ?았습니다.

상을 받고 보니 경상도음식의 우려는 싹 가셨지요. 마치 전라도 음식 같았습니다.

5,000원에

오래된 양은  냄비에 푸짐한 동태찌개는 기본이고, 꽁치구이, 오지어 숙회, 꼬막무침, 버섯무침,

미수구리회(가오리 일종이라나..), 김, 가자미졸임, 콩게졸임, 콩잎쌈..등등.

경상도라 음식은 포기하고 디카도 안가져 왔더니...  

아침도 한다니 내일 아침에 다시 와서 찍어야 겠습니다.

 

저녁식사후에는 근처에 있는 고분군들을 둘러 보며 산책을 했습니다.

전에 무슨 영화인가의 배경으로 나온 곳이 어딜까하며 유심히 살폈습니다만

주변이 정리되어 있고 새로운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서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양식집은 고분이 보이는 뒷면을 커다란 유리로 해 마치 후원처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첫날인데 좀 무리를 한것 같습니다. 주행거리는 60키로 정도입니다.

 
다음검색
댓글
  • 08.06.18 00:04

    첫댓글 한우 불고기 특구가서 꽃등심한번 실컷 먹고 잡다.....................

  • 08.06.19 11:14

    아름다운 여행의 시작이군요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