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설희]그리운바다성산포I.wma
아침 여섯시 어느 동쪽에나 그만한 태양은 솟는 법인데 성산포에서만 해가 솟는다고 부산 피운다 태양은 수 만개, 유독 성산포에서만 해가 솟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나와서 해를 보라 하나밖에 없다고 착각해 온 해를 보라
성산포에서는 푸른색 외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설사 색맹일지라도 바다를 빨갛게 칠할 순 없다 성산포에서는 바람이 심한 날 제비처럼 사투리로 말을 한다 그러다가도 해가 뜨는 아침이면 말보다 더 쉬운 감탄사를 쓴다 손을 대면 화끈 달아오르는 감탄사를 쓴다
성산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술을 마실 때에도 바다 옆에서 마신다 나는 내 말을 하고 바다는 제 말을 하고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기는 바다가 취한다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맨 먼저 나는 수평선에 눈을 베었다 그리고 워럭 달려드는 파도 소리에 귀를 찢기 운다 그래도 할 말이 있느냐고 묻는다 그저 바다만의 세상 하면서 당하고 있었다 내 눈이 그렇게 유쾌하게 베인 적은 없었다 내 귀가 그렇게 유쾌하게 찢어진 적은 없었다
모두 막혀 버렸구나 산은 물이라 막고, 물은 산이라 막고 보고 싶은 것이 보이지 않을 때에는 차라리 눈을 감자 눈감으면 보일 거다 떠나간 사람이 와 있는 것처럼 보일 거다 알몸으로도 세월에 타지 않는 바다처럼 보일거다 밤으로도 지울 수 없는 그림자로 태어나 바다로도 닳지 않는 진주로 살 거다 |
첫댓글 내가 바다가 되고.. 바다가 되어 한품에 세상 쓸어안게 되려나요. 진주가 되어 닳지 않으려나..봄 오는 성산포구에 서 보고 싶습니다.좋은 시 감사합니다.
제 블러그에 퍼 갑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