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섬사람]
사천 '신수도'
한국 대표 '명품 섬'…일주도로따라 매끈한 몽돌해변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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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마을 뒤에서 내려다 본 신수도 전경. 멀리 남해 창선이 보이는 항구는 평화롭고 여유롭기만 하다. 이완용 기자 |
- 노산공원서 신수도 전경 한눈에
- '침수도', '쉰두섬' 등 유래 다양
- 자전거, 낚시 등으로 대표 관광지
- 국립공원구역 해제, 개발의 물결
- '해상케이블카' 등으로 휴양섬 도약
경남 사천시 동서동의 신수도는 사천에 있는 6개의 유인도 가운데 가장 크다.
동서동 노산공원이나 삼천포항에서 보면 [신수도]는 손에 잡힐듯이 가까이 자리하고 있다.
삼천포수협 주차장 끝자락의 선착장에서 하루 5번(4일과 9일인 장날에는 1회 증회) 왕복하는
차도선(자동차를 싣고 다닐 수 있는 도선)인 '새신수도호'로 10분이면 도착 할 수 있다.
■ 죽방렴이 있는 고즈넉한 섬
신수도는 지난 2010년 6월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가 선정한
'한국의 명품섬 10'에 포함될 정도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이 섬의 유래는 다양하다.
예전에는 '침수도'라고도 불렸으며, 산봉우리와 크고 작은 바위 등의 수가 52개여서 '쉰두섬'이라 칭하기도 했다. 또 용모양의 와룡산 용두가 물 속에서 솟아 올라 있다며 '신두섬'이라고 불리다
지금의 신수도가 됐다는 설도 존재한다.
신수도는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
섬의 아름다운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일주도로와 매끈한 몽돌이 눈길을 끄는 몽돌해수욕장 등이 인기다.
특히 한 쪽은 바다, 한 쪽은 산을 조망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일주도로는
신수도의 매력을 관광객에게 처음으로 전해주는 곳이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올망졸망한 섬들과 푸른 바다를 감상하다 보면 도심에서 느낀 피로가 한꺼번에 사라진다.
원시어업기법인 죽방렴도 신수도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다.
섬 주변의 바다에 촘촘하게 박혀 있는 대나무 울을 외지사람들은 신기하게 바라보게 마련이다.
물살이 급한 곳에서 썰물과 밀물의 차이를 이용해 고기를 잡는 죽방렴은 남해안에서도 몇군데 남아 있지 않다.
그런만큼 더 보존의 가치가 있다.
지난 2011년 국비 5억 원과 지방비 1억2500만 원 등 6억2500만 원으로 만든 자전거 트레킹 코스도 멋있다.
소로길 5㎞가 신수도 전체를 거미줄처럼 엮는 효과를 내면서
남해안의 풍광을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돼 절로 감탄사가 나오게 한다.
낚시도 신수도에서 빠지면 안되는 즐길거리다.
어종이 풍성하기로 소문이 나면서 사시사철 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3월부터 5월까지는 감성돔과 볼락, 넙치 등이 인기어종이다.
또 7월부터 10월까지는 감성돔과 학꽁치,
10월부터 12월까지는 볼락과 노래미 등이 조사들을 불러 모은다.
인근에는 취사와 간단한 샤워 등이 가능한 시설이 여러 군데 있다.
■ 새로운 도약을 하는 섬
신수도에는 현재 177가구에 366명이 살고 있다.
그러나 한 때는 1500여 명이 거주하면서
행정동(신수동)을 이루었을 정도로 활기찬 섬이었다.
이 섬은 그동안 정부가 남해안 한려해상국립공원구역으로
편입시키는 바람에 큰 불편을 겪었다.
신수본동과 2㎞가량 떨어진 대구마을을 잇는 도로조차
마음대로 개설하지 못해 주민들은 어선으로 생활물품을 실어 날라야 했다. 마을안길도 확장이 안돼 손수레만 겨우 다닐 정도였다.
이같은 생활불편을 겪던 신수도는
지난 2011년 국립공원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전환기를 맞았다.
그동안 구상됐던 여러가지 개발방안들이 '적극적인 검토'로 전환되면서 들썩이고 있다.
이 때문에 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기대 또한 클 수 밖에 없다.
신수도는 지난 1995년 옛 삼천포시가 사천군과 통합되기 전부터 케이블카 설치 등이 검토되던 곳이다.
경남도도 시군 통합에 따른 삼천포지역 주민들의 숙원인 지역개발을 위해 적극적인 추진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없었던 일이 되어 버렸다.
그 뒤 이곳 출신 대기업 대표가 섬 전체를 골프장으로 만들려한다는 소문이 파다했고,
최근에는 교포 기업인에게 호텔과 카지노를 갖춘 세계적인 위락지구로 개발할 의향을 제시했다는 등
여러가지 개발안이 떠돌았다.
최근 사천시는 한동안 발전이 정지됐던 신수도 주민들의 생활을 돕기위해 수산자원 확보와 바다마을쉼터 조성, 여가 및 휴양시설·병영체험장설치 등과 같은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 중이거나 구상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돋보이는 사업이 '명품섬 개발'이다.
내년말까지 25억 원(국비 20억 원, 지방비 5억 원)을 들여
대구마을 입구에 작은 휴양공원과 야외 숙박체험장을 만들고,
마을 옆 몽동해수욕장을 말끔하게 정비해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을 수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사천시는 준설토 매립으로 조성된 신수마을앞 5만8000㎡의 부지에
청소년수련원과 리조트, 수영장, 전지훈련 등을 위한 다목적 운동장을 만든다는 계획도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소요예산 배정을 건의해 두고 있어 이제 정부의 결정만 남은 상태다.
사천시는 신수도 명품섬 사업이 완공되면 하루 평균 450여 명이 이곳을 찾아 연간생산 160억 원, 고용 810명,
소득 140억 원, 부가가치 270억 원, 조세 25억 원, 수입 45억 원 등 640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천시 지역개발담당 김창덕 씨는
"여기에다 사천시가 추진중인 실안 해상케이블카 설치사업이 완공되면
신수도는 이와 연계한 체류형 휴양섬으로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 송한홍 신수도 어촌계장
- 태어나고 자란 신수도, 휴양섬 개발에 기대감
- 해상국립공원 지정에 재산권 행사 못한 시절도
- "난개발, 외지인 투기 안돼…토착 생활환경 잘 살려야"
"내가 태어나서 자란 신수도가 주민들에게는 살기좋은 섬으로,
외지인들에게는 웰빙을 위한 휴양섬으로 개발된다고 하니
기대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주민으로서는 살고 싶고, 머무르고 싶은 섬이 된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겠습니까."
신수도에서 태어난 뒤 학업과 외항선을 탔던 때를 제외하고는
줄곧 신수도에서 살고 있는 어촌계장 송한홍(53·사진) 씨.
3.28t의 낚시선 1척과 3.32t인 통발선 1척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물때에 맞춰 문어와 쭈꾸미를 잡아 가업을 이어간다.
그러다가 뭍에서 온 낚시꾼들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간다.
신수도뿐만 아니라 통영과 남해 앞바다의 포인트는 눈을 감고도 훤히 꿰고 있어
이곳에 찾아오는 조사들을 철따라 손맛을 볼 수 있는곳으로 안내한다.
경상대 해양수산대학을 졸업한 그는 한때 상선을 타고 세계곳곳을 누빈 적도 있다.
하지만 부모님이 물려주신 배들을 매달아 두지 않고
연안바다에서 고기를 잡거나 낚시를 즐기는 지금이 신난다고 말했다.
귀향한 뒤 처음에는 그저 평범한 어부로 살아가던 그는 싹싹하고 부지런한 성격탓에
마을 어르신들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하고 어촌계장 일을 맡았다.
신수도 어촌계는 인근에 들어선 화력발전소의 영향으로 어업권이 상실되면서
지금은 크게 위축됐지만 한 때는 장구섬과 코섬 목섬 등 삼천포항 앞바다의 무인도에 있는 어장들은
거의 다 차지하고 있었을 정도로 컸다.
그동안 남해안 한려해상국립공원구역으로 묶여 수십년동안 재산권 행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살아온 주민들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이제는 섬을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송 씨는 "무분별한 개발이나 외지인의 투기가 아니라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토착주민의 자연스런 생활 모습이 훼손되지 않는 곳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