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로동혈(偕老同穴)

[시인김정래]

해로동혈(偕老同穴)

함께 할 해(偕), 늙을 로(老), 해로(偕老} 라 함은 ‘같이 늙는다’라는 뜻이고, 

같을 동(同), 구멍 혈(穴), 동혈(同穴) 이라 함은 ‘같은 구멍, 같은 무덤’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해로동혈‘이라함은 “살아서 같이 늙고, 죽어서 같은 무덤에 묻힌다”는 뜻이다. 

생사를 같이 하자는 부부의 다짐, 부부의 금슬이 좋음을 이르는 말이다.

남녀가 백년해로(百年偕老)하자고 할 때는 죽을 때 까지 함께 하자는 의미이다. 

백년을 약속하고도, 10년도 채 안되어 헤어지는 것은 해로(偕老)라고 할 수 없다. 

요즘 세상은 너무 쉽게 만나서 너무 쉽게 헤어지는 것 같다. 

인스탄트 사랑을 하는 것만 같아 안스럽기만 하다. 웬만하면 참고 해로함이 마땅하다.

해로(偕老)라는 말은 시경(詩經)에서 비롯된다. 시경 격고(擊鼓)편에

 “그대와 손잡고 백년해로 하자고 하였노라”(執子之手 與子偕老: 집자지수 여자해로)라고 나와 있다.

동혈(同穴)이란 말은 대거(大車)편에 “살아서는 집을 달리하나, 

죽어서는 묘혈을 함께하리라”(穀則異室 死則同穴: 곡즉이실 사즉동혈)라고 나와있다. 

여기서 곡(穀)은 ‘곡식’이라는 뜻이 아니라 ‘살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이 두 구절 중 앞 구절의 해로(偕老)와 뒷 구절의 동혈(同穴)을 합하여, ‘

해로동혈(偕老同穴)’이라는 말이 이루어진 것이디.

깊은 산속에 연리지(連理枝)를 보는 경우가 있다. 

두줄기 나뭇가지가 자라다가 하나로 붙어서 한 개의 나무줄기로 되어 자라는 것을 연리지라고 한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일심동체의 부부를 이루는 것과 흡사하다.

모범수로 출옥(出獄)하는 죄수에게 교도관이 물었다. “나가면 무엇을 제일 하고 싶은가요?”

죄수는 말했다. “나도 남들처럼 아내와 말다툼 한번 하고 싶습니다.”

왜 그러냐고 묻자, “언젠가 교도소 담장너머로 두 남녀가 걸어가면서 부부싸움을 하는데, 

그 소리가 얼마나 그립고 부러운지 눈물을 흘린 적이 있습니다. 

세상에 나가면 아내와 아옹다옹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소원 입니다.”

그렇다! 누구에게나 가정이 가장 소중하고 행복의 원천이다. 

그래서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해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 아닌가! 

살아서 세상구경 같이 하다가, 언젠가 소풍이 끝나는 경우에는 같은 무덤에 묻히는 것이 해로동혈이다. 

그런데 요즘 같은 세상에 해로동혈 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다 

어지간하면 참고 살면 되는데 .............

2025년 01월 27일 

운성 김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