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작성한 JASSM 관련 글과 같은 연장선에 있는 소식입니다.
미군이 SM-6 대공 및 대함미사일 그리고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가능한 TEL(Transportable Erector Launcher)인 타이폰 체계를 필리핀에 계속 배치할 것이라는 전망이 보도되었습니다.
보도된 소스는 로이터 통신입니다.
https://youtu.be/f0FJnb6E1A0?si=tt-oHMrqEWo86q0T
오늘은 이 소식에 대해서 써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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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통신 기사 본문. / 루존해협에 접해있는 라오아그 국제공항의 위치.
https://www.reuters.com/world/us-keeps-missile-system-philippines-china-tensions-rise-tests-wartime-deployment-202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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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미국이 중국 코앞에 대공, 대탄도, 대함, 대지상 능력을 갖춘 미사일 발사체계를 가져다 놓았다는 겁니다.
물론 중국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배치해놓았기 때문에 당연히 중국에게 먼저 타격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중국측의 대지상 미사일들을 꼬여내는 미끼로도 훌륭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겁니다.
한번 디테일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타이폰'이란 30ft 표준형 컨테이너 형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와 그 부속 장비들입니다. 발사대 자체는 HEMTT 트럭으로 끌고다닌다고 하네요.
https://en.wikipedia.org/wiki/Typhon_missile_launcher
https://www.navalnews.com/naval-news/2023/09/u-s-navy-and-army-mk-70-pds-stretch-their-wings/
본래 타이폰 발사대는 Mk41 VLS(수직발사체계)를 30ft 표준형 컨테이너에 집어넣은 미 해군의 Mk70 Payload Delivery System(PDS)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미 해군은 2022년 림팩에서 인디펜던스급 LCS인 USS Tulsa(LCS-16)의 헬기갑판 위에 PDS를 얹어놓은 모습을 보인바 있으며...
2023년 10월 23일에는 USS Savannah(LCS-28)의 함상에서 실제로 SM-6를 실사격 한 바 있습니다.
https://www.navalnews.com/naval-news/2023/10/us-navy-lcs-successfully-fires-sm-6-from-mk-70-payload-delivery-system/
보셨다시피 미 해군에서는 SM-6만 운용하는 체계인데, 미 육군이 PDS에 몇가지 개량을 가하여 SM-6와 토마호크를 운용할 수 있는 TEL로 개조하여 '타이폰'으로 이름 붙이고 지상에서 운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SM-6라는 미사일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대체 무엇이고 어떻게 써먹을 수 있는 걸까요.
일단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이라크전의 아이콘으로 이미 친숙해진 순항미사일입니다.
https://missilethreat.csis.org/missile/tomahawk/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워낙 바리에이션과 개량형(Block I, II, III, IV)이 많아서 일일히 소개하기가 난감합니다. 하지만 크게 나누자면 세가지입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함대지 및 잠대지형인 TLAM(Tomahawk Land Attack Missile) 패밀리가 있고, 함대함 혹은 잠대함형인 TASM(Tomahawk Anti-Ship Missile)이 있었으며, 핵탄두 탑재형인 TLAM-N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TASM과 TLAM-N은 현재 퇴역하였으니 결국 신경쓸건 대지상형인 TLAM밖에 없습니다.
또한 여기서 다룰만한 가장 중요한 정보는 최대사거리입니다. TLAM의 최대사거리는 Block에 따라 다르나 1250km에서 2500km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더 첨언하자면 아음속 순항미사일이라는것 정도.
어차피 오늘은 이사때문에 시간이 붕 떠버렸기 때문에 좀 더 작업하고자 합니다.
현재 토마호크를 운용할 수 있는 '타이폰'이 배치된 지역이 필리핀의 라오아그 국제공항이라고 하니, 최대사거리를 2500km로 상정하여 어디까지 타격할 수 있나 가늠해보겠습니다.
오우. 이거 작업해보니 완전히... 참 절묘한 사거리입니다. 중국 해안지역은 당연히 전부 커버할 뿐만 아니라 베이징과 평양까지 닿습니다.
물론 회피기동과 웨이포인트 기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그것도 고려해봐야겠으나, 실제 사거리가 2500km보다 조금만 더 길거나 TEL을 좀 더 위쪽으로 이동시킨다면?
* 자료화면을 보니 타이폰은 공중수송이 가능하더군요. 유사시 타이폰이 오키나와로 전진배치 된다면 베이징도 직텁 타격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하이난, 상하이, 닝보, 칭다오, 동중국해 군사기지들은 여유있게 타격할 수 있겠고, 다롄과 후루다오까지는 아슬아슬 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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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호크는 여기까지 살펴보면 될 듯 합니다.
그 다음은 SM-6 대공-대탄도-대함 미사일의 차례입니다.
https://missilethreat.csis.org/defsys/sm-6/
SM-6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바다 위에 띄울 수 있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습니다.
특히 탄도 미사일 방어에 있어서 최종돌입단계(Terminal Phase)에서 요격하는 체계이니 말입니다.
최대사거리는 370km으로 나와있긴 하나 이건 비행체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사안이고...
특이하게도 제한적인 대함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6년 1월에 표적함을 향해 실사격을 해본 이력도 있습니다. 다만, 탄두의 중량이 64kg밖에 안되어(* 하푼은 200kg) 완전한 격침보다는 표적함의 기능을 손상시키는 정도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하네요.
다만, 배치된 장소가 대만과 필리핀 사이의 루존해협에 바싹 붙어있으므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오가야 하는 중국해군에게는 여전히 골치아픈 존재입니다.
중국공군과 미사일군에게도 역시 골치아프고요.
그러므로 시쳇말로 어그로를 제대로 끌어 중국측의 미사일을 잘 꼬여내는 디코이로도 써먹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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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미국이 필리핀에 타이폰 TEL 체계를 배치한 소식과 그것에 딸려오는 디테일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어제의 JASSM 관련 글도 그렇고 이번 글도 그렇고 필리핀의 전략적 가치를 엿볼 수 있는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필리핀의 전략적 가치를 잘 알고 있는 필리핀 정치가들이 국제사회에서 보이고 있는 행태들과 그 이유도 유추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이젠 여름이 지겹네요. 빨리 시원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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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나톨리아 미사일 설치 시즌2
정말 그렇습니다. 미국이 트럼프때 INF 탈퇴하고 나서 처음으로 해외에 배치시킨 중거리 미사일이니까요. 터키에 있던 주피터 미사일도 중거리 탄도 미사일이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