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돌고래 '상괭이' 베일 벗긴다
2015/08/26
고래연구소, 상괭이 38마리 해부…폐사원인·유전학적 연구
우리나라 연안에 자주 발견되고 있는 소형 고래류인 상괭이의 폐사원인과 유전학적 연구가 본격 진행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7일부터 열흘간 울산시 소재 고래연구소에서 상괭이를 직접 해부하고 내부구조를 관찰하는 연구모임을 열었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모임에는 전국 대학 수의학과, 해양수산 관련 학과 연구원, 보호대상 해양생물 구조치료기관 관계자, 수의사 등 6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건국대 수의학연구소 이경리 박사의 집도로 혼획된 상괭이의 해부생리학적 특징과 질병 검진 방법 등을 익히고 직접 해부에 참여하는 기회를 가졌다.
해부에 사용된 상괭이는 모두 38마리로 충남 태안 연안 등 6월 한달동안 전국 연안에서 다른 고기잡이 그물에 걸려 잡힌 개체들이다.
돌고래류 중 크기가 가장 작은 편에 속하는 상괭이
연구소는 위에 남아있는 먹이 등을 분석하면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견되는 상괭이의 먹이습성과 폐사원인, 이동경로 등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래연구소는 해부와 함께 상괭이 신체 각 부위 시료를 채취, 체내 오염물질 함양 정도와 동위원소 분석 등 유전학적 연구에도 착수했다.
유전학적 연구에는 문효방 한양대 교수, 이상헌·황대연 부산대 교수, 이항 서울대 등이 참여한다.
유전학적 연구가 이뤄지면 중국과 일본 연안에서 발견되는 상괭이와의 유전학적 특징 등을 구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두해 고래연구소장은 "이번 해부 결과를 토대로 상괭이의 보호와 연구 방향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혼획으로 잡힌 상괭이를 해부하고 있는 모습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있는 상괭이(Neophocaena asiaeorientalis)는 쇠돌고래과에 속하는 소형 돌고래류로 우리나라 연안에서 유독 많이 발견돼 '한국 돌고래'라고 불리기도 한다.
등지느러미가 없고 머리는 둥글며, 몸 색깔은 태어났을 때 검은색이지만 성장하면서 점점 밝아져 회색을 띤다.
우리나라 남서해 연안에 약 3만6천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