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람들은 ‘솔란이(옥돔의 제주 방언)’가 아니면 생선이라고 부르지 않았단다. 그만큼 옥돔에 대한 제주 사람들의 애정은 각별했던 것. 70년대까지만 해도 제주사람들이 생선 가게에서 ‘생선 있습니까?’ 하는 말은 당연히 ‘옥돔이 있느냐’는 뜻이었다. 다른 생선들은 그냥 ‘생선’이라고 하지 않고 보통 이름을 불렀다고. 그래서 제주에서는 잔치에 옥돔이 빠지면 ‘먹을 것도 없이 소리만 요란한 헛잔치’라하고, 제사상에도 옥돔을 올리지 않으면 조상이 노여워한다고 믿었다고 한다. 하지만 평상시 보통의 제주사람들에게 옥돔은 맛보기 쉽지 않은 고급 어종이었다. 옥돔은 30~200미터 깊이의 바다에서 살기 때문에 잡기도 쉽지 않았고, 조선시대에는 멀리 한양에 계신 임금님에게 올려야 하는 진상품이었기에 절대적 물량도 부족했다.
때문에 옥돔을 식구 수에 맞춰 밥상에 올리는 것은 보통 사치가 아니었다. 그래서 나온 음식이 ‘옥돔국’이다. 국에는 옥돔을 많이 넣지 않아도 되고, 온 가족이 골고루 나누어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주에서는 1960년대 이전에 ‘고깃국’이라 하면 당연히 ‘옥돔국’을 가리켰다고 한다. 뭍사람들이 생각하는 쇠고깃국이 제주에서는 옥돔국이었던 셈이다.
시간이 흐르고 조업방법이 발달하면서 옥돔의 어획량이 늘어나, 옥돔 요리도 회, 구이, 국, 죽 등으로 다양해졌다. 그 중에서 제주옥돔의 맛을 제대로 볼 수 있고, 또한 여행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요리가 옥돔구이다. 제주의 바닷바람과 햇볕에 제주 참옥돔을 꾸덕꾸덕 말렸다가 참기름을 발라 석쇠에 노릇노릇하게 구워 먹는 옥돔구이는 속살이 촉촉하고 부드러워 그 맛이 일품이며, 고소하게 씹히는 옥돔 한 점을 뜨끈한 밥 위에 얹으면 왕후장상의 밥상이 부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