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의회, 2021년 국외연수비를 없애다
해운대구의회는 2021년 예산에서 의회의 국외연수비를 아예 편성조차 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내년 안에 종식되기는 힘들고, 거기다가 우리나라는 K방역 덕분에 이 정도이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 외국의 상황은 아주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년 국외연수는 사실상 실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전체 의원들의 동의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전국 226개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곳은 해운대구의회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관례적으로 작년 수준의 국외연수비를 편성하거나 심지어 물가 인상율을 반영하여 증액 편성한 곳도 눈에 띈다.
관행적으로 편성해오던 의회 국외연수비를 내년도 세출예산에 편성을 하지 않은 3가지 이유는
첫째,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로 소상공인과 사회 취약계층들의 사정이 어려운 엄중한 시기에 실시하는 외국 연수는 주민들의 눈높이에도 맞지 않고 둘째, 코로나로 인해 국외연수 예산은 목적대로 쓰지도 못하면서 시급한 민생지출에 집행하지도 못하게 되고
셋째,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안정되고 국외연수가 꼭 필요하게 되면 그때는 추경이라는 예산 제도를 이용하여 국외연수 예산을 편성할 수도 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이런 결정을 내린 중심에는 이명원 의장이 있다. 이명원 의장은 30년 해운대구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여야 합의로 아무런 불협화음 없이 전후반기 의장을 연임하고 있고, 부산시 구군의장협의회 의장도 전후반기를 연임하는 등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3선의 이명원 의장을 필두로 해운대구의회가 주민들을 먼저 생각하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작지만 큰 결정에 대해 해운대구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 고맙다.
지금껏 관행적으로 익숙해진 관례를 끊어버리고 변화를 고민하는 해운대구의회의 모범적인 모습을 본받아, 예산은 공무원들의 쌈짓돈이 아니라 주민들의 혈세라는 것을 해운대구 공무원들은 늘 염두에 두길 바란다. 그리하여 관행보다는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예산 편성을 위해 고민해 주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