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식구를 모르는 사람들이 교회에서 본 내 부모에 대한 소설을
쓴다면 어떻게 쓸까?
내가 글을 쓰기를 '내 부모는 화초를 좋아해서 퇴근 길에 화분을
사오기도 한다.'라고 했다면 그 글을 읽은 누군가가 내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차에 잘 됐다 하면서
내 부모가 화초를 좋아해서 날마다 화분을 사들이느라 돈을 써
집에 돈이 모일 날이 없다고 하던가 꽃집을 하는 사람이라 날마다
꽃을 사오는 거라고 할 수 있겠지.
실제로 교인 중에 내 글을 본 사람들이 꽤 많았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누가 내 글을 봤는지 이름이 나타나기 때문에 알게 된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청년 중에 소설가가 꿈이라면서 글을 쓴답시고
내 글을 자신의 글로 바꾸면서 내 부모를 자신의 부모처럼
또는 현실에서 본 내 부모의 한 면만 부각시켜서 아주 나쁜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다.
그렇게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쓰면서 마치 그 소설 속 인물이 실제
내 부모이고 현실을 바탕으로 쓴 것이라 하면 사실과 다른 내 부모의
모습을 다룬 글로 인해 사실이 소설과 뒤바뀌는 일도 일어난다.
"저 식구들 꽃집 한다네."
"저 이ㅇㅇ 라는 사람이 화분을 좋아해서 날마다 화분을 사들여
집에 발 디딜 공간도 없대."
"얼마 전에 만난 꽃집 하는 사람이 그러는데 자기네 꽃집에서
꽃을 사놓고는 계산은 다른 데서 했다는데 그게 말이나 되나?
정신이 이상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허무맹랑하고 터무니없는 소문도 떠돌아다니게 된다.
근거 없는 말들이 사방으로 돌아다니며 사실이 아닌 일로 내 부모를
곤경에 빠드리는 일도 생기는 것이다.
소설을 쓰려면 사실을 제대로 알고 쓰던가 아니면 각자 자신의 일을 쓰던가
해야지 남의 것을 자신의 것처럼 베껴서 가족 관계를 바꾸거나 정보를 바꾸고
베껴도 자신과 관련 없다고 아무렇게나 써대서 곤경에 빠뜨리는 일이 있다.
그래서 내 부모와 다른 자의 부모의 병원 기록이 바뀌기도 했던 것이다.
재미삼아 또는 악의적으로 남의 일을 소설의 소재로 삼는 자들이
의외로 많다. 소설뿐만 아니라 시의 경우에도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는
내용을 쓰는 경우도 있다.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닌 그저 누군가를 골탕먹이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글을 쓰면 작품성은 없어도
남의 인생에 흠집을 낼 정도는 되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글쓰는 학원 원장이 과제물 제출이 그게 뭐야?"
학교 복도를 지날 때 자신들끼리 웃으면서 한 얘기다.
그런 사람들이 인맥까지 있어서 한 순간에 소문이 퍼져나가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그래서 여자들이 모여 수군대는 것을
좋게 보지 않는 것이다.
시인이나 글을 쓰는 사람이 여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가끔 불순한 생각으로 시를 쓰는 척 여자를 음해하는
내용을 적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이상하다고 할 수 없기에
지나치는 일이 있지만 불순한 생각으로 남을 골탕먹이려고 글을 쓰는
작가 아닌 작가들도 있다.
옛날 오로지 원고지에만 글을 쓰던 시절에도 표절이 없지 않았고
완전한 상상력이 아닌 남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일도 있었지만 요즘처럼
누군가를 골탕먹이거나 일을 망치기 위해 악의적으로 인터넷에 퍼뜨리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작가 지망생들도 있지만 많은 사이트에서 글을 쓰는 사람들이
그 글을 기사처럼 포장하는 경우도 있어서 가짜 뉴스도 많고 누군가를 의도적으로
파괴하기 위한 글도 있으니 조심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무엇을 조심해야 할 지는 모른다. 살면서 나를 모르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