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과의 바둑대결에서 인공지능 알파고가 선전하자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하사비스(41)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글은 2014년 4억 달러(약 4800억원)에 딥마인드를 인수했는데,
당시 딥마인드는 3년차 인공지능 개발 신생기업이었다.
구글은 창업자 하사비스가 클래식 비디오 게임인 아타리를
스스로 배워 초인 수준으로 즐기는 딥마인드의 SW
시연을 본 후 바로 회사를 사들이기로 했다고 한다.
76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하사비스는 네 살 때 체스를 시작해
영국 체스 챔피언, 세계 유소년 체스 2위까지 오른 체스천재다.
고등학교를 조기졸업한 하사비스의 능력을 알아본
세계적인 게임 개발자 피터 몰리뉴의 눈에 들었고
히트 시뮬레이션 게임 '테마파크'를 만들었다.
케임브리지대 컴퓨터공학과 졸업후 비디오 게임업체 엘릭서
스튜디오를 차려 승승장구하던 하사비스는 2005년
독립 개발사들이 혁신을 지속하기 어렵다며 폐업을 선언했다.
회사를 정리하기 전까지 두뇌게임계의 올림픽인
‘마인드 스포츠 올림피아드’에서 다섯 차례나 세계 게임 챔피언에
오르기도 한 게임광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어떻게 뇌가
복잡한 업무를 익히는지, 그리고 컴퓨터도 똑같이
배울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고 한다.
게임과 두뇌에 일가견이 있던 그가 미지의
‘인공지능’ 쪽으로 시선을 돌린 것은 당연해 보인다.
2009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인지신경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는데 박사과정을 거치며
하사비스는 두뇌의 기억과 예측 방식에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최신 논문은 ‘어떻게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상상하는가’, ‘어떻게 우리는 다른 이들의 행동을
예측하고 인식할 수 있는가’를 다루고 있다.
기억과 상상에 대해 연구한 그의 논문은 사이언스지
선정 2007년 획기적인 논문 10에 들기도 했다.
체스, 게임 개발, 컴퓨터 공학, 인지과학 등 그가 거친 과정이
인공지능이 기억하고 예측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좋은 양분이 된 셈이다.
박사 취득 다음해인 2011년 그는 딥마인드를 창업하면서
본격적으로 인공지능 개발에 착수했고,
구글 합류 후 구글의 풍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알파고를 개발해냈다.
하사비스는 알파고의 알고리즘을 공개하며
‘매 순간 향상한다’고 표현했다.
이번 대국은 인간의 창의성을 증명하는 것이며,
알파고의 강력한 학습능력이 인류의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 데미스 하사비스는 11일 카이스트 초청강연에서
'인공지능과 미래'를 주제로 연설했다.
알파고에 대해 자신도 놀라고있지만, 인공지능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밝혔다.
또 기술에는 윤리와 책임이 따라야 하고,
지금 그것을 논의해야 할 때지만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을 최종 결정하는 건 인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