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합회는 사실 홍콩 영화에 있어서 암적 존재이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홍콩 영화를 그만큼 궤도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쇼 부라더스(60~70년대 홍콩 무협영화를 다량 생산했던 그 유명한)의 경우 삼합회의 자금 지원을 통하여 영화를 찍었으며 특히 장철 감독(오우삼 감독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의 경우도 삼합회에서 거의 어르신네 대접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소룡의 사망설에 삼합회가 깊숙히 개입하고 있다는 설도 있구요 기존의 홍콩 영화계에 이소룡이 난데없이 숟가락 들이밀면서 혼자 잘난척 하기 때문에 삼합회의 이권이 축소되서 죽인게 아니냐라는 설도 무성합니다 (실제로 70년대 이소룡의 출현으로 쇼부라더스의 무협영화가 사양길에 접어 들었다는 것은 영화평론가 정성일씨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삼합회를 일단 전형적인 범죄나 깡패 조직으로 보기보다는 사업 수완에 있어서 남들이 안 쓰는 물리적 자제력(즉 폭력)을 쓴다는 걸로 본다면 이런것도 하나의 홍콩 영화가 돌아가는 메카니즘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들이 바라는 건 세력 다툼이 아니라 합법적인 비지니스 하에서 얼마나 최대한의 이윤을 창출 하느냐의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삼합회는 엄밀한 의미에서 볼때 멀쩡한 기업을 운영하면서 다만 여러가지 불법적인 테크닉으로 시장 자체를 자기 중심으로 운영해 가는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상술에 밝은 중국인들이 오랜 역사동안 발전시킨 그런 경제요소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진짜 삼합회 출신이고 또 아직도 삼합회의 후원을 받는 배우로는
1. 성규안- 악역 전문에 가끔 코미디 배우로도 나옵니다 실제 현장에서 뛰던 삼합회 조직원 출신입니다 다작이면서 동시에 비중있는 역활을 맡은 조연배우로 성장한 것은 자신이 그토록 영화에 환장해서 조직의 힘을 얻었다고 합니다
2. 왕우- 중국 상하이 출신이고 홍콩에서 활동하다가 조직간의 세력 다툼으로 인하여 표적 대상에 오르면서 대만으로 본거지를 옮기고 말년에는 주연평 감독의 대만 영화에만 출연합니다 현재 대만 연예 프락치 전문 조직의 보스입니다 (쇼부라더스 소속이었고 장철 감독의 외팔이 시리즈에 주인공입니다)
3. 향화강- 도신의 주윤발 보디가드인 용오역 향씨 선박회사 및 나이트 클럽과 호텔을 운영하는 홍콩 최대 삼합회의 아들입니다 배다른 형이 살인교사 혐의로 재판에 오를때 증언을 거부할 정도로 합법적인 사업으로서의 전이를 노력하고 있습니다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에 최대의 영화사로 급부상한 영성전영공사를 자기 조직의 힘으로 키웠습니다
4. 등광영- 아버지가 대만 흑사회 보스입니다 훤칠한 인물과 나름대로의 연기력을 이용해서 70년대 청춘스타의 왕자로 등극합니다 그 후 나이가 들면서 주윤발 유덕화와 같은 알짜배기 스타들을 조직의 힘으로 고용해서 자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재전강호 용등호약 흐표헌화와 같은 영화를 만듭니다 왕가위 초기작에 투자 제작을 했지만 "아비정전"의 실패 이후로 왕가위를 팽겨칩니다. (한때 아비정전이 막강한 스타를 쓰고도 흥행에 실패하자 등광영이 왕가위를 죽인다고 펄펄 뛴 적이 있었죠 그런데 왕가위가 마침 홍콩이 아닌 대만에 가 있는 바람에 죽음을 면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유명하죠)
5. 주성치- 삼합회 하고는 아무런 상관도 없고 다만 삼합회가 조종하던 영화산업에 꼭둑각시처럼 행동하고 돈 바치던 그런 존재입니다 한국 황색저널에서 주성치가 삼합회라고 보도를 한 건 오보입니다 정작 사실은 주성치가 캐나다로 이민을 가려고 했는데 삼합회 측에서 황금알을 낳는 주성치를 놓치기 싫어서 이민신청 거부 공작을 벌인겁니다.
첫댓글 ㅎ..재밌는 글이군요. 잘 읽었어봉 ^^
향화강...시골 촌사람처럼 순박하게 생겨서 나름 좋아했는데...저런 비밀이...그래도 합법으로 전환할려고 노력한다니 다행이지만...암튼 역시 사람은 겉만보고는 다 알 수 있는게 아니네요...
우리나라 배우도 유명하지 않나요? 이회창 총재에게 밤길 조심하라고 했던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