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피해'와 '폐해'는 다른 말입니다.
피해는 '재산, 명예, 신체 따위에 손해를 입음.'을 의미하고, 폐해는 '어떤 폐단으로 인하여 생기는 해로움.'을 뜻합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주는 해는 피해보다 폐해가 더 가까운 의미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음주도 간접폐해를 준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흡연뿐 아니라 음주에서도 제3자에게 폐해를 주는 '간접음주폐해'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 꼴로 간접음주폐해를 경험했으며, 그 사례로는 희롱을 당하거나 모욕감을 느끼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1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7년 전국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3.7%가 12개 항목 중 1가지 이상의 간접음주폐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간접음주폐해 경험빈도는 0.88개였다.
조사는 2017년 4월17일~5월 26일까지 진행됐으며, 간접음주폐해를 다차원적으로 측정하고 이에 대한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진행됐다.
음주폐해는 지인과 타인에 의한 경험으로 구분해 진행됐다. 먼저 지인에 의한 음주폐해 경험에서는 '공식적 자리에서 희롱당하거나 짜증나게 함'(428명)에 대한 경험이 가장 많았다.
이어 음주운전 차량에 동승함(283명), 친구나 이웃 간의 문제를 경험(188명), 사적 자리에서 위협감이나 두려움을 느낌(123명), 가정이나 결혼생활에 문제를 경험(84명),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경험(59명) 등이 있었다.
타인에 의한 음주폐해 경험으로는 '모욕감을 느낌'(513명)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나를 밀치거나 잡아서 흔든 적이 있음(436명), 옷이나 소지품을 버림(271명), 신체적 손상을 입음(123명), 집, 차 또는 다른 재물이 파손됨(53명),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사고에 관련된 적이 있음(38명) 등이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간접음주폐해 경험 빈도를 성별, 연령, 가구원수, 가구소득, 직업에 따라 조사했을 때 집단별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 점이다. 평균 간접음주폐해 경험 빈도는 남자가 1.15개로 여자 0.58개보다 높았다. 또 연령이 높아질수록 폐해를 경험하는 빈도가 감소했다.
도시 거주 응답자는 간접음주폐해 경험이 평균 0.90개였지만, 농촌 거주자의 경우 0.49개로 훨씬 적었다. 간접음주폐해 경험은 가구 구성원이 많을수록 증가했으며, 가구소득 수준에 따른 빈도도 차이를 보였다. 가구소득이 가장 낮은 집단에서 경험 빈도는 가장 낮았으며, 소득이 증가할수록 지속적으로 간접음주폐해 경험이 증가했다.
직업군에 따른 간접음주폐해 경험의 빈도는 전문행정관리직과 사무직, 기능단순노무직 집단이 판매서비스직과 기타(무직·주부·군인·학생 등) 집단에 비해 높았다.
간접음주폐해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음주 관련 특성으로는 문제음주수준, 주변폭음자 수, 음주기대 및 자신의 음주경험 빈도 등이 있었다.
특히 음주에 대한 긍정기대가 한 단계 커질수록 1.07배, 자신의 음주로 인한 문제를 경험한 정도가 클수록 1.17배) 더 많이 간접음주폐해를 경험했다.
국내 성인의 간접음주폐해 경험율로 집계된 33.7%는 호주나 북유럽국가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 같은 수치가 음주에 대한 인식론적 차이에서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집필한 인제대학교 보건대학원 측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음주에 대해 관대한 규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에서 문제라고 인식되는 정도의 희롱이나 말다툼 등을 음주폐해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재미'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
솔직히 저는 흡연에 의한 간접 폐해보다 음주에 의한 직접 폐해가 더 큰 사람입니다.
담배는 피우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권하는 일이 거의 없지만 술은 안 마시겠다고 해도 굳이 권헤서 직접 폐해를 주고, 싫다는 사람 억지로 끌고 다니면서 간접 폐해까지 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여럿 있기 때문입니다.
그게 다 핑계라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지만 사실 핑계가 아닐 때도 많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