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지역 오피스빌딩시장이 높은 공실률을 기록하는 등 잇따른 침체의 늪에 빠진 것과는 달리 여의도 지역 아파트 값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가 강남 재건축에 강력한 규제 조치로 강남권 아파트 단지의 시세하락과 거래 부진현상이 서울 전역으로 파급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나타나는 현상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얼마나 올랐나=2일 현지중개업소에 따르면 여의도에 위치한 서울·삼부·미성·장미·시범·화랑아파트 등의 시세는 올 1월에 비해 1억∼7억원이 오르는 등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실제로 여의도의 랜드마크격인 서울아파트는 59평형이 15억, 69평형은 20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는 올초에 비해 59평형은 4억원, 60평형은 7억원씩 오른 가격이다. 시범아파트도 전평형대가 상승했다. 특히 24평형은 지난 2월 구정 이후에만 1억원 이상 오른 5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진주아파트 33평형 역시 현재 5억8000만∼6억원의 시세를 기록, 지난 1월보다 1억원이 넘게 올랐다.
여의도 부동산써브 공인 관계자는 “물건이 나오지 않아 거래는 뜸하지만 시세는 많이 올랐다”며 “여의도에 있는 다른 단지도 마찬가지여서 여의도 지역 아파트 값이 대부분 최소 1억원이 넘게 올랐다”고 말했다.
◇인근주상복합이 시세 견인=여의도지역 아파트값 강세현상은 여의도에 주거환경이 잘 갖춰져 있는데다 최근 대형 주상복합이 잇따라 고가분양에 나서면서 주변 시세를 끌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여의도에는 대우트럼프월드1·2차 와 금호리첸시아가 이미 입주한지 오래된다. 또한 롯데캐슬 엠파이어IV 가 오는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에는 평균 분양가가 평당 1740만원이었던 GS자이가 분양했다.
여의도 수정공인 관계자는 “여의도에 잇따른 주상복합을 분양하고 있어 주상복합의 시세가 기존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GS자이가 분양하고 나서 여의도 일부 아파트 가격이 주상복합의 시세에 맞춰 1억원이 뛰는 등 대부분 아파트값이 뛰었다”고 말했다.
여의도 지역 아파트 시세는 지난 1월만해도 평당 1500만∼1900만에 시세가 형성돼 있었는데 잇따라 주상복합이 들어서면서 주상복합의 분양가와 프리미엄에 맞춰 시세가 뛴 것이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도 한몫=여의도 아파트들의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 여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지역 아파트들은 대부분 지어진지 20∼30년이 지난 아파트여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특히 수정과 공작,서울아파트는 상업용지로 분류돼 초고층 주상복합이 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솔공인 최오장 대표는 “재건축에 대한 본격적인 움직임은 아직 없지만 재건축에 대한 기대심리가 여의도 아파트 값 시세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정아파트 앞 딸기공인 관계자는 “수정아파트는 현재 재건축 조합추진위원회가 결성돼 있고 사업설명회도 몇차례 있었다”면서 “주민의 대부분이 동의하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중에 이주가 시작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의도 아파트값은 강남권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강남권에 묶이지 않아 정부의 강남권 규제에서 한발 빗겨서 있다. 때문에 정부의 규제가 심한 강남과 용산 등 여의도 바깥에서 거주하는 투자자에게 문의전화가 부쩍 늘고있다고 현지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과열 지적도=여의도 지역 아파트 시세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정부의 재건축에 대한 규제와 상업용지로 분류됐더라도 채산성이 맞지 않아 사업시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여의도 합동공인 관계자는 “상업용지도 GS자이의 경우 540%대의 용적률을 받았는데 앞으로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라며 “이 용적률로 앞으로 시행되는 소형평형 의무공급까지 하고 나면 채산성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여의도는 재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들도 상당수인데다 이렇게 되면 시공사의 부담이 많아질 수 밖에 없어 사업추진이 늦어지고 재건축을 해도 수익이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여의도 지역 아파트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30%선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시세가 너무 많이 오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S공인 관계자는 “가격이 오르면서 매물이 들어가 거래가 되지 않은 채 호가만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기대심리로만 너무 많이 뛴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