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여러분 잘 지내셨나요? 일기인지 잡담인지 모를 내용은 몇 개 써두긴 했습니다만 일기는 오랜만에 올립니다. ^^ 지금 저는 부모님댁에 내려와있구요. 내일 올라갑니다. 내려와서 한 분을 뵙고 가르침을 청하려 했는데 실패했고, 그대로 며칠 동안 탁구는 봉인상태입니다. 그런데 올라갈 때가 되서야 근처에 진해 마룽님께서 계신 것이 기억이 났네요. 다음엔 연락을 한번 드려봐야겠어요. (창원에는 또 누가 계신지요?)
어머니께서 계속 자라고 성화십니다. 아마 20년이 더 지나도 그러실거에요. 어머니는 정이 많으십니다. 요즘 어머니랑 여기저기 좀 다녔는데 여전히 저를 부를 때, "아들~♡, 아들~♡ " 하십니다. 사람들 다 듣게요. 여기는 경상도고 아들은 이미 서른 중반인데 아들아들 하면서 제 손을 잡고 다니십니다. 만성이 되어있어도 가끔 부끄럽습니다. 그럼 그냥 더 손 꼭 잡고 흔들고 다니긴 합니다.
잡담이 길어졌네요. 죄송합니다. ^^;
탁구생활로 돌아오면서 다시 펜홀더를 잡은지 벌써 두 달이 지났는데요. 그 동안의 변화를 간략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
1. 포핸드롱
꽤 빨리, 일주일 만에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세부적인 것은 조정해야 했지만, 재작년(어느새) 레슨을 통해 교정된 스윙폼은 제법 남아있어서 각도를 조금 변화시키는 노력만으로 상당히 빨리 자리가 잡혔습니다. 저는 이게 가장 다행이었어요.
2. 드라이브
탑스핀은 포핸드롱보다 좀 더 걸렸습니다. 셰이크핸드 때의 스윙으로는 모조리 네트행이었어요. 심지어 라켓 위쪽 모서리를 연속으로 몇 번이나 맞추기까지 했답니다. ^^ 탑스핀은 정상적인 스윙궤적을 잡는데에 보름 정도가 걸린 것 같습니다.
3. 이면그립
다양한 중펜그립을 시도하면서 굉장히 심한 중지통증과 싸워야 했습니다. 손가락 지문 쪽으로 러버를 지지하는 중펜식 이면그립은 중지마디에서 통증을 상당히 줄여주었지만, 익숙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일펜 때처럼 중지의 옆면으로 러버를 지지하면서 통증을 이겨내는 쪽을 도전했습니다.
4. 중지의 고행
날마다 중지마디를 압박붕대로 감고 운동을 했고, 돌아와서는 마사지와 찜질로 염증을 풀어주었습니다. 전향 후 열흘 정도는 지독한 통증 때문에 식사를 못할 정도였는데요. ^^; 보름이 지나면서 통증이 줄어들었고 한 달이 지나면서 압박붕대 없이도 하중을 견딜 정도로 익숙해졌습니다. 중펜 도전자 여러분... 이것은 권장하는 방법이 아니에요. 그냥 일기라서 올립니다.
여기서 잠깐 코난의 중지를 보여드리면 이렇습니다!! 왼손 중지이구요. 첫 마디의 굳은살은 옛날에 일본식 펜홀더를 사용하면서 만들어진 것이에요. 일펜을 잡지 않은지 10년이 되도 변함없는 제게는 지긋지긋한 훈장 같은 것이어요. 중펜을 쓰면서는 오히려 굳은살이 좀 보들보들해지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고무에 닿아있어서 그런가봐요. (착각이겠지요.) ^^
5. 전면쇼트의 부활(?)
쇼트의 안정은 정말 잔인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었어요. 쇼트는 어른이고 포핸드는 어린이인 상태가 한동안이나 계속 되었습니다. 쇼트에 신경쓸 시간은 없었기 때문에 로봇이든 사람이든 최대한 강한 공을 사정없이 미는 것으로 감각을 빠르게 올렸습니다. 사실 중펜에게 전면 쇼트는 어떻든 고민거리가 되는데요. 저의 코치님과도 작은 충돌(?)이 있었습니다. 이건 다음 일기 때 얘기하기로 하죠. ^^
6. 이면타법 걸음마
이면으로 구사할 수 있는 여러 타법들을 숙달시키는 단계입니다. 강도 높게 진행된 레슨으로 빠르게 배우긴 했습니다만, 손목에 부담이 적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날마다 집에 가면 손목과 중지는 늘 안티푸라민과 파스찜질이 일상이었네요. ^^ 셰이크핸드의 백핸드 타법을 배운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중펜의 이면사용을 익히면서 느낀 아주 재미있는 점이 있었는데요. 보는 이는 셰이크의 백핸드타법과 비슷하다고 느끼지만, 정작 하는 사람은 일펜의 전면사용과 비슷하다고 느낀다는 것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어느 특정한 전면타법인데요. 이것도 다음에 자세히 얘기해보겠습니다. ^^
7. 레슨 패턴
현재 받고 있는 레슨 패턴은 다섯 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1)YG서브후 연속 탑스핀, (2)포핸드플릭으로 시작하는 연결 시스템, (3)치키타로 시작하는 연결 시스템, (4)빠른 속도의 포백 연속 미트(백핸드는 전면만 사용), (5)느린 속도의 포백 연속 탑스핀(백핸드는 이면만 사용)
사부님과는 굉장히 상의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미세하게 수정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바로 동영상을 찍어서 의논하기도 하고 제 생각도 상당히 존중해주시는 편이지요. 덕분에 아주 믿고 날 죽여주세요 하고 있습니다. ^^
8. 현재의 과제
아무래도 포백 전환이지요. 굉장히 어렵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쉽지 않습니다. 몸에 베게 하려면 최소 반 년은 걸릴 것 같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포핸드 랠리 중 이면 사용은 어느 정도 부드럽게 나오는 반면, 이면 랠리 중 포핸드로의 기습적인 공이 오면 포핸드 스윙이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에 어느 순간 갑자기 나오는 '치킨윙 디펜스'. 하면서도 슬픈 그런 모션을 한번씩 하고는 혼자 화내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_-;
이상 두 달짜리의 보고서였습니다. 어떤 점은 생각보다 빨리 적응했다 싶기도 한데 어떤 부분은 생각보다 훨씬 더딥니다. 이제 올라가면 세 달째 레슨을 해야하긴 하는데, 탁구에 투자할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큰 일이네요. 그런데 정말 불가사의한 것이 있습니다. 탁구를 안쳐도, 탁구칠 시간은 줄어도 왜 탁구에 들어가는 비용은 줄어들지 않는 걸까요? 'ㅡ'?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일기는 정말 저한테만 의미있는 내용이네요. 다음 글에서는 보는 분들에게 약간이라도 도움이 되는 내용을 올려볼게요. 죄송해요.
- 코난 드림
감사해요. ^^ 저도 늘 잡고 다닙니다. 그런데 아들~ 아들~ 하시는건 집에서만 하셨으면 좋겠어요~ ㅠㅠ
잘 읽었습니다. 글에서도 코난님의 진솔함이 ^^ 그여운이 남는건 저뿐만은 아닐듯.. ^^
너무나 과찬이세요. ^^ 감사합니다~~ 냉정한은정씨도 열심히 연마하셔서 서로 좀 안부끄러울 실력이 되면 한 게임 부탁드려요. ^^ㅋ
감사합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고 봐요 많은 분들이 코난 일기 기다리고 있자나요 열심히 쓰세요 ㅋㅋ
ㅋㅋ 제 댓글이 반이거든요?
코난님 댓글 다 빼도 제 일기보다 훨씬 많음 ㅋㅋ
조회수를 보세요
'ㅁ';
저는 이 세상의 중펜 사용자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 제발 부상없이 즐탁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코난님 화이팅~
제발 부상없이.. ^^ 감사합니다~ 첸징님.
삭제된 댓글 입니다.
왼손잡이~ ^^~ 예전에 드라이브 공을 치는 시계방향을 쓴 일기가 생각이 납니다~ 그 때도 정반대로 얘기하고 그랬지요~
조금이라도 젊은 날에 탁구를 하시는 분들이 부럽습니다^^
태공초사님에 비해 그래도 어린 나이지만 저 역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만인의 공감이 아닌가 합니다. ^^ 감사합니다.
코난형~ 본문 보다 댓글 읽는 시간이 더 길어..인기 짱!! ^^;;
으허헉.. ㅜ_ㅠ 이상한 댓글폭발;
"치킨윙 디펜스" 를 보고 유승민 선수의 모습이 순간 떠올랐습니다.
치킨윙 디펜스를 자유자재로 쓴다면 또 모르겠는데 말입니다. ^^ 포핸드가 안되서 나오는 닭날개는 좌절감이 큽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 그렇게도 지출이..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