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혈우병 예방치료제 '헴리브라' 요양급여기준 재검토해야"

[고향설]

복지부·심평원에 의견표명.."만12세 미만 소아에 기준 낮춰야"
"'정맥주사 면역관용요법 치료 전제'는 지나치게 가혹한 요구"

© News1 DB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만 12세 미만 중증 A형 혈우병 항체 환아들이 2~3년 정맥주사를 맞는 면역관용요법 치료를 거치지 않고, 투약이 더 간단한 헴리브라를 바로 처방받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 요양급여 기준을 재검토하라고 국민권익위원회가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의견표명했다.
면역관용요법은 혈우병 항체 환자들에 대해 주 2~3회 최대 2~3년 장기간 정맥주사로 약제를 투여하는 치료방법이다. 이에 비해 헴리브라는 피하주사제 형태로 투약이 더 간단하고 출혈예방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헴리브라 요양급여기준에 따르면, 만 12세 미만 소아가 헴리브라를 요양급여처방 받기 위해서는 사전에 2~3년에 걸쳐 면역관용요법을 받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면역관용요법에 실패하거나 이를 시도할 수 없음이 의사의 투여소견서를 통해 입증되면 바로 헴리브라를 투여할 수 있다는 단서규정이 있다.
주치의는 지난 2~3월 소아 환자 일부가 혈관이 잘 잡히지 않아 면역관용요법을 시도할 수 없기 때문에 헴리브라 요양급여기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헴리브라를 처방한 후 심평원에 급여청구를 했다.
하지만 심평원은 면역관용요법을 시도할 수 없다는 객관적 사유가 부족하다며 건강보험으로 치료비를 지원해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소아 환자 중 일부는 올 4월부터 치료비 부담으로 헴리브라를 투여받지 못했다.
헴리브라는 15kg 소아 환자 기준으로 4주에 약 720만원의 치료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권익위는 헴리브라가 장기적으로 여러 합병증 발생가능성을 줄여줄 수 있다는 혈우병 관련 학회의 의견이 있고, 만 12세 미만 환자에게 많은 고통이 따르는 면역관용요법을 사실상 필수전제로 요구하는 것이 지나치게 가혹해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선진국은 헴리브라 요양급여기준에 면역관용요법 선행조건이 없고, 세계혈우병연맹 등 지침에서 헴리브라 투여시 면역관용요법을 반드시 시도해야 한다는 제한이 없다고 했다.
이에 권익위는 "'나이가 어리고 혈관이 약해 장기간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면역관용요법을 시도하기 곤란한 상황'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헴리브라를 요양급여처방 받을 수 있도록 급여기준을 재검토할 것"을 의견표명했다.
임진홍 권익위 고충민원심의관은 "효과적인 약제가 나왔음에도 요양급여처방을 받기 위해 장기간 많은 고통이 따르는 선행치료를 어린 환자들이 받아야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현 요양급여기준의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hypark@news1.kr
Copyright ⓒ 뉴스1코리아 www.news1.kr 무단복제 및 전재 –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