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서관 그림동화 271
<파란숭이를 조심해!>
칼 뉴슨 글, 안드레아 스테그마이어 그림, 신수진 옮김
양장⎢235x290x9mm⎢40쪽⎢4~7세, 초등 저학년
2023년 6월 19일 발행⎢값 14,000원
ISBN 978-89-11-13045-0 77840
원제: Beware The Blue Bagoo
키워드: #그림책 #어린이 #소문 #편견
#선입견 #가짜뉴스 #두려움 #진실 #말의힘
"그러니까 파란숭이가 대체 누구냐고요?”
조심은 해야 하지만, 누군지는 모른다?
수군수군 마을 사람들을 하나같이 입을 모아 경고했어요. “파란숭이를 조심해!” 꼬마 탐정은 파란숭이의 정체가 몹시 궁금했어요. 얼마나 위험한 존재이기에 모두가 두려워하는지 말이에요. 꼬마 탐정은 파란숭이에 대해 알아보기로 마음먹었지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데 모아 보니 파란숭이는 정말이지 세상에서 가장 무시무시하고 잔인한 괴물 그 자체였어요!
그런데 꼬마 탐정은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서 묘한 답답함을 느꼈어요. 분명 파란숭이가 ‘누구’냐고 물었는데, 마을 사람들 중에 파란숭이가 누구인지 콕 집어 말해 주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거든요. 죄다 파란숭이의 생김새를 설명하거나 파란숭이가 했다는 무시무시한 짓을 토로할 뿐이었지요. 마을 사람들은 정말 파란숭이를 알고 있는 걸까요? 아니, 본 적은 있는 걸까요?
“그렇게 끔찍한 건 여태껏 본 적이 없어!”
진실을 뒤흔드는 ‘두려움’
사실 꼬마 탐정이 마을 곳곳을 수소문할 때, 파란숭이는 줄곧 마을 사람들 가까이에 있었어요.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파란숭이를 조심하라고 말하면서도 근처에 있는 파란숭이의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요. 이것은 무얼 의미하는 걸까요? 마을 사람들이 파란숭이에게 안 좋은 일을 직접 당한 건 아닐지도 모른다는 거예요. 그렇지 않고서야 자신에게 피해를 준 무시무시한 파란숭이를 몰라볼 리가 없잖아요. 그렇다면 마을 사람들은 왜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알지도 못하고 본 적도 없는 파란숭이가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다닌다고 말했을까요?
우리는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요. 막연한 두려움은 흉흉한 소문을 만들고, 나쁜 소문일수록 빠르게 퍼져 나가지요. 그리고 그 소문이 사실인 양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되면, 소문 속 주인공을 향한 편견은 자연스레 사람들의 마음속에 피어나게 되어요. 수군수군 마을 사람들은 낯선 이웃에 대한 두려움과 적대심이 있었고, 그 결과 파란숭이는 실제 모습과 다른 무시무시한 괴물이 되어 버린 거예요. 단 한 명이라도 꼬마 탐정처럼 파란숭이가 누구인지 알고자 했다면 어땠을까요?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공포에 떨며 마음 졸이는 하루하루 대신 평화로운 일상이 기다리고 있지 않았을까요? 두려움으로 섣부른 결론을 내리지 마세요. 직접 경험하고 판단해도 결코 늦지 않는답니다.
“이런 억울한 일이! 소문은 엉터리였어!”
거짓을 진실로 만드는 ‘말’
《파란숭이를 조심해!》는 근거 없는 말 한마디가 입에서 입으로 퍼지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어요. 말을 하는 행위는 우리 삶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일이지요. 게다가 말은 만질 수도, 볼 수도 없기에 우리는 말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는지 평소에는 인지하지 못해요. 그러나 “세 사람만 우겨 대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낼 수 있다.”라는 옛말처럼, 여러 사람이 이야기하면 거짓도 사실이 되어 버릴 만큼 말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답니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뱉은 말이, 큰 뜻 없이 전달한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누군가를 억울한 상황으로 내몰 수도 있어요. 어처구니없는 소문으로 한순간에 무시무시한 괴물이 되어 버린 파란숭이처럼요. 입을 떠나는 순간 절대 주워 담을 수 없는 ‘말’. 말 한마디의 무게를 생각하며 말에 대해 책임감을 갖는 자세가 필요해요.
작가 소개
글 칼 뉴슨
영국의 베스트셀러 어린이책 작가예요. 자녀들이 어렸을 때 이야깃거리가 반짝 떠올라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 뒤로 지금까지 꾸준히 이야기를 쓰고 있어요. 글을 쓰지 않을 때는 숲속을 산책하고 음악을 듣고 책 읽기를 즐긴답니다. 《나는 호랑이입니다》로 많은 상을 받았고, 《아기 곰이 곰이 아니라면》, 《우린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해》, 《별님이 지고 아침 해가 떠오르면》 등 많은 그림책을 쓰고 그렸어요. 그의 작품들은 전 세계 29개 언어로 번역 출판되었어요.
그림 안드레아 스테그마이어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했지만, 지금은 어린이책 그림 작가로 활동 중이에요. 책 만들기를 좋아해 어렸을 때는 인형에게, 결혼하고는 자녀들에게 책을 만들어 주다가 지금은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을 만들고 있어요. 독일의 유서 깊은 도시 슈투트가르트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답니다.
옮김 신수진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고,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했어요. 지금은 제주도에서 어린이책을 번역하며, 성평등 어린이책을 선정해 《오늘의 어린이책》으로 펴내는 ‘다움북클럽’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동안 옮긴 책으로는 《분명히 봤다고요, 매머드!》, 《열두 시 탐험대》, 《우리 집에 유령이 살고 있어요!》,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나무 집〉 시리즈, 〈배드 가이즈〉 시리즈 등이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