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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프레인이 관리원의 안내를 받고 들어간 곳 은 귀빈 접대실 이였다. 그곳에는 꽤 비싸 보이는 검 갈색의 가구들과 어두운 붉은색의 위주로 방이 꾸며져 있었다. 하지만 그런 아늑한 방에선 몸을 숙이고 있는 관리원 남자와 프레인이 앉은 소파 앞에 있는 북대륙의 남자와 함께 그의 동생으로 보이는 여자, 그리고 어디서 튀어나온 엘프가 앉아 있었다.
그런 그들을 주욱 둘러본 프레인의 손에서 금속의 담뱃대가 싸한 박하를 태우며 탁자를 툭 때린 후 공기 중엔 그 연기가 일렁거렸다.
“하아……아주 지랄 이더군.”
“죄, 죄송합니다!”
그녀가 들고 있던 종이 뭉치들이 처참하게 프레인의 손에 구겨지며 으르렁 거리자 관리원이 숙였던 고개를 더욱 박으며 외치듯이 용서를 빌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완강히 무시하며 그의 옆에 서있는 엘프를 바라보았다. 거의 흰색에 가까운 백 은발에 옅은 바다 빛 눈동자가 살짝 프레인을 쳐다보다 다시 그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그런 그의 모습에 묘한 표정으로 턱을 괴던 프레인이 다시 종이를 더 구겼다.
그리고 짧은 한숨을 내리 쉰 후 관리원을 내려다보았다.
“너는 그걸 머리라고 들고 다니는 거냐? 아님 대갈빡이라고 얹어 놓고 다니는 거냐?”
“하, 하지만!”
“내말 끊지 말고 듣기나 해. 아주 정신이 나가도 완전히 돌았군 감히 간때가리가 부어도 참 실하게 부었나봐. 하…… 엘프를 노예 상에 대리고 와?”
프레인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다시 한 번 엘프를 바라보았다. 엘프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저 외모는 정말 오묘했다. 여자 같이 곱상하지만 남자라고 하던 그는 저 멍청한 관리원이 북대륙에서 데려온 엘프라 했다.
지금이 옛날이라면 그녀 또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용의 종족과 타 대륙끼리 하나의 협정을 맺었다. 인간들의 무분별하고도 광활한 발전을 이륙하곤 모든 것을 파괴 하고 또한 타 종의 생명 채들의 위협 때문 이였다. 그래서 근 50년 전 까지만 해도 엘프나 드워프는 실로 찾아 볼 수 없는 종족이 되었고 용의 종족 또한 이 일에 관여를 할 수 없을 만큼 그 피해가 엄청났다. 엉클어진 먹이 사슬 그리고 저점 줄어드는 타 종족들의 밀도. 이것은 이 대륙에 엄청난 이상 현상이 일어났다. 엘프가 사라지면서 그 숲은 사막화가 되었고 드워프가 사라진 후 그 누구도 광맥을 찾지 못했다.
자연은 얽히고 섞어져 있어서 그 어떤 생명 채의 무개가 달라진다면 그 영향은 빠르고 방대한 범위를 걸쳐 나타나게 된다. 그래서 이 대륙의 균형을 위해 존재하는 용의 종족과 인간은 약속을 했다. 더 이상 인간들의 무분별한 개척과 타 종족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인간은 그 어떠한 방법으로 인위적인 힘으로 타 종족의 이동이나 살육을 금하게 한다.
이것은 모든 대륙이 자연의 문재를 해결 하자는 법으로서 모든 대륙과 왕국에 이것은 뿌리 깁은 절대적인 법으로 내려왔고 이것을 전력 적으로 추진하는 곳은 신전 이였다. 만약 시경들한테 불법 노예매매를 걸렸다 해도 직접적인 피해는 잘 포장되어 있는 프레인이 아닌 이미 이름이 대륙 높이 알러져 있는 사란트만의 문제로 끝나겠지만 신전 병사들이 만약 이것을 안다면 상당히 곤란해 질 정도로 엘프 노예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의 범죄인 것 이였다.
만약 프레인이 밝혀지지 않더라도 무역항을 조정하는 다니아고 에게 피해가 갈수 있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프레인이 더욱 인상을 찡그렸지만 이내 깁은 한숨으로 노여움을 풀려고 했다.
“……일단 이미 다니아고님과 운송 계약기간이 끝난 지금 이 판국에 더 이상 노예문재를 그에게 거론한다면 난 진짜 죽을 줄 모른다고. 이번에도 겨우 눈 감아 준 것 같은데 그 인간 성격에 두 번은…… 아아악!”
프레인이 소파에 풀 석 몸에 기대며 흐트러진 은발 머리를 벅벅 긁으며 소리를 질렀다. 이미 그녀의 머리에 가지런히 있던 모자는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고 잿빛 로브 또한 처참하게 구겨져 아무렇게나 벗겨져 있었다.
잠시 숨을 색색 거리던 프레인이 젖힌 고개를 바로 들며 아까 전 부터 자신의 여동생을 꼭 붙들고 있던 북 대륙의 남자의 주황색 눈을 쳐다보다 입을 열었다.
“이봐 너, 대륙 공통어를 할 줄 알아?”
“……할 수 있소.”
그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능숙하게 말을 하자 프레인의 눈이 살짝 휘어졌다.
‘이거 꽤나 쓸모 있을 지도 모르겠군.’
북대륙은 거의 타 대륙과의 거의 교류가 없었다. 하지만 시간에 지남에 따라 점점 그 세력이 커져가던 신적 측에서 북 대륙 까지 손을 뻗어 갔다. 그래서 점차 북 대륙 측의 강대륙 국가의 대표들이나 그들의 귀족들이 교류를 통해 조금씩 교류 법위를 뻗쳐 가는 판국 이였지만 여전히 그들은 보수적인 관계로 밀접한 신전 측의 교혁 요구를 꺼려 했는 바였다.
그래서 아마 3대륙중 가장 강대국이자 북 대륙에 가까운 미소퓌드의 뒷 힘을 대주면서 북 대륙을 침범했으리라 생각하던 프레인이 그를 바라보다 그녀의 여동생을 바라보았다. 아마 여기 오기 전에는 강대국의 귀족이나 왕족이리라 프레인은 쉽게 예상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프레인이 사는 중부 대륙에 비해 골격이 크고 단단해 보였으며 또한 피부도 황갈 빛의 독특해 보였다. 그리고 머리색은 거의 고동색에 가까웠다. 천박하지도 않고 얼굴엔 조잡한 상처들이 많이 나 있었지만 그들의 품위를 가리게 하진 않았다.
프레인은 들고 있는 노예문서를 바스락 거리며 천천히 넘겨보았다. 확실한 신상정보는 나와 있지 않았지만 그가 북대륙에서 꽤나 이름 날린 검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거기까지 읽은 프레인이 잠시 침묵을 지키면서 문서들을 톡톡 두드리다 한 장 더 넘겨 엘프에 대한 문서를 바라보았다. 그 도 북대륙에서 건너온 엘프 라 이름 빼곤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상태는 다른 노예들보다 훨씬 좋아보였고 옷도 깔끔했다. 아마 값이 상당한 종족이라 관리원들이 잘 봐준 것 같았다.
프레인이 뒤적거리던 문서들 중 엘프와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두 북대륙에 대한 문서를 부욱 하고 찢었다. 그리고 자신을 쳐다보는 그들에게 내밀어 보여주었다.
“너희들은 어찌 되었건 지금은 내 재산으로 되어있어 아무리 너희들이 불법으로 건너온 노예들이라도 사유재산에 대한 문재는 간단한 몰수로 끝나지 않아.”
“……”
그녀의 말에 그들은 인상을 조금 구겼고 북대륙의 여자는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원망 같은 표정은 조금 뭍어나왔지만.
“그리고 전 무역 로를 장악하고 있는 데오란트 때문에 지금 너희 들이 돌아간다는 것도 불가능해. 그리고 지금 너희들이 내 손에 벋어난다 해도 이곳 영주권을 가지고 있지 않게 시경한데 걸린 다면 바로 극형이야. 그런 것을 원하진 안잖아?”
“그, 그럼 저희들을 어찌 할 것 인가요?”
북대륙의 여자가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을 떨면서 프레인에게 물었다. 그녀의 말에 노아 두었던 담배를 입에 문 프레인이 싸한 박하향이 묻어 나오는 연기를 마시다 손에 쥔 금속 담뱃대를 그들을 향해 치켜들었다.
“거래를 하지.”
“거래?”
그녀의 말에 북대륙의 남자가 반문했다. 그리고 프레인이 웃으며 내밀었던 노예문서를 살짝 흔들며 말했다.
“내가 너희들에 대한 노예문서를 기각 하겠어 그리고 바르푸르스의 영주권도 주지.”
“……!”
“……!”
“그대신.”
프레인이 놀란 표정을 하는 두 명의 인간과 엘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거슬리는 앞 머리를 쓸어 넘겼다.
“너희들은 내가 원하는 일을 해 주어야만 해. 이것을 충족 하겠다면 모든 일이 끝난 후엔 북 대륙 까지 너희들을 송환 시켜 줄 수도 있다는 말이야, 물론 거기 엘프 까지.”
“정말 그래 줄 수 있는 겁니까?”
엘프가 그녀의 말에 아름다운 두 눈을 뜨며 묻자 프레인이 문서에 적혀 있는 노예 라는 글자를 짚어 주며 말했어.
“그래, 너희들이 승낙만 한다면 급료는 물론 살 집까지 마련해 주지. 다만 내 명령에 불충실 할 때는 나도 장담 못해. 하지만 이 정도면 파격적이지 안아?”
그녀의 가벼운 미소에 걸린 말은 듣는 그들에겐 결코 가벼운 조건이 아니였다. 오늘 내일 하면서 겨우겨우 살던 벌래 같은 노예질의 끝이자 꿈같은 믿기지 않는 현실이 프레인의 붉은 눈에서 보였다. 그리고 그것을 홀린 듯 쳐다보는 이들은 모든 것을 뺏긴 듯 한 몽롱한 취기를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을……따르겠소.”
그들의 말이 끝나자 프레인이 소리 없는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타오르는 벽난로의 장작들 의 벌건 아귀 같은 입을 벌린 불꽃에 노예문서를 던져 넣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타오르던 종이들이 눈이 내리듯 허공에 불꽃을 내며 재가 돼버렸다. 모든 것은 그녀의 손에 달렸고 그들은 타오르던 재가 되듯 정해진 미래가 사라졌다. 이재 프레인의 손으로 이것은 다시 재 구성 될 것이며 그들의 모든 것은 불꽃 속의 열기같이 그렇게 휘둘러질 것이다.
“그럼, 축배를 들도록 할까.”
프레인이 나직하게 웃음기를 띤 목소리로 방안에 마련된 진열장으로 다가갔다. 그 곳에는 손님들을 접대할 꽤 많은 술병들과 찻잎들이 마련돼 있었다.
유리문을 열고 술병들을 하나하나 집어가던 프레인이 투명한 액체가 담겨있는 술병을 하나 꺼내들고 흔들어 보다가 가늘게 뜬 눈으로 병면에 적혀져 있는 글귀를 읽었다.
“벵고 3년산이라……뭐 이정도면 나쁘진 않군.”
“자, 잔을 꺼내 오겠습니다.”
한동안 엎드려있던 관리원이 이때다 싶은 목소리로 벌떡 일어나 그녀에게 말했지만 프레인은 살짝 고개를 저은 뒤 아까 골랐던 술병은 옆구리에 끼고 다른 병들을 더 집었다.
“아니아니 됐어, 자고로 경사스런 날에는 찌질 하게 잔을 쓰지 말라고 아버지한데 배웠거든.”
“네, 네?”
“흐음……그닥 마음에 드는 건 없구만, 이정도로 만족해야 하나.”
프레인이 한참을 진열장 앞에서 서성이다가 결국 6병을 두 손에 들고 다시 자리로 돌아 왔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한 병씩 돌려주며 술병을 들이댔다.
그리고 손목을 돌려 병을 따며 허공으로 치켜들고 경쾌한 목소리로 외쳤다.
“자 그럼 노예에서 탈출하게 된 두 명의 인간과 한명의 엘프를 위해 건배!”
“……거, 건배.”
“건배입니다 주인님.”
하지만 그녀의 말에 수응 한 사람은 조금 지쳐 보이는 사란트와 아름다운 엘프 뿐이 였다. 하지만 곧 다른 이들도 이내 프레인의 눈치에 손을 올려 건배를 외친 후 술을 마셨다.
밤이 지나고 이른 새벽의 막이 오르기 전 오간 더러운 것이 모여드는 화려한 시궁창에서 이와 어울리지 않는 맑은 유리병들의 울림소리가 퍼졌다.
“아우우윽…….”
감겨있는 시야가 갑자기 빨갛게 변하더니 멀리서부터 쿵쿵 거리는 소음이 프레인의 머릿속을 메우듯 찔려 왔다. 그녀가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자 그 소리는 더욱 커져갔다. 그러자 잠시 인상을 찌푸리던 프레인이 머리를 찌르는 두통과 함께 뒤집어 갈듯 매스꺼운 위장을 느끼며 겨우 눈을 떴다.
“젠장……속 쓰려 죽겠네.”
그녀는 겨우 무거운 눈꺼풀을 바늘 만하게 올리며 겨우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맹하던 정신을 바로 잡았다. 그리고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지난밤 일을 생각해내며 잔뜩 흐트러진 머리를 북북 긁었다. 그리고 험악하게 찌푸린 얼굴로 먼저 일어나있는 남자 엘프와 북 대륙인을 빤히 처다 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방바닥에 널부러져있는 사란트와 그 옆에 같이 뻗어있는 여자를 보았다.
‘미친 밤이였군.’
프레인 역시 술을 좋아하는 편이였지만 조용조용한 아가씨 같은 여자가 그렇게 주량이 쌘 줄 누가 알았겠는가. 프레인이 나누어준 일병을 다 마시고도 이내 술병을 다 꺼내놓고 부어라 마셔라 하며 저렇게 뻗은 모습을 보니 묘한 한숨만 나왔다.
잠시 머리를 글 적 이던 프레인이 탁자 앞 소파에서 일어나 쓰러져 있는 사란트와 그 옆의 북 대륙 여자에게 다가갔다. 잠시 아래를 내려 보던 프레인은 무례하게도 손으로 그들을 툭툭 치면서 하품을 쩍 했다.
“하암, 일어나라고 사란트. 아아 외박은 처음이야.”
“끄응……”
프레인이 쪼그려 앉아 머리를 긁으며 계속 사란트를 찌르자 그제서 눈가를 주름을 잡고 눈을 뜨려했다. 프레인이 그 모습을 보고 그녀에게 북대륙 여자를 손으로 가리키면서 쪼그렸던 다리를 피며 일어섰다.
“자, 그럼 채비를……!”
쾅쾅쾅쾅!
그녀가 일어나서 기지개를 키며 말을 하자마자 꽤 떨어진 복도 끝에서 엄청난 소음과 함께 부실한 나무판 바닥에서 거친 진동이 전해져 왔다. 그 소리에 앉아있던 엘프가 벌덕 일어나며 다급한 목소리로 프레인 에게 소리쳤다.
“이, 이런! 꽤 많은 수의 사람입니다!”
“젠장!”
그의 말에 프레인이 문 앞에 뛰어가 재빨리 문고리를 잠갔다. 점점 다가오는 소리에 쫓겨 주변을 빠르게 둘러보다가 발을 구르며 ‘젠장’ 거리며 사란트와 아직도 잠결에 허둥지둥 거리는 여자를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자신을 올려다보는 사란트의 앞에 앉아 그녀의 흐트러진 드레스를 북북 찢기 시작했다.
“프. 프레인?”
“가만히 있어!”
프레인의 행동에 기겁을 하던 사란트가 드디어 밖에서부터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와 사람들의 고함 소리에 정신을 차리며 프레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렸는지 고개를 끄덕이곤 프레인을 밀어 냈다.
“제가 할게요, 당신의 뜻은 알아들었으니!”
“사란트, 엘프와 저 여자를 부탁해.”
프레인이 그렇게 말하곤 재빨리 일어나 자신의 로프를 주워 들며 목에 끈을 매며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사이 사란트가 꺅꺅거리는 여자의 뒤통수를 한 대 후려치곤 그녀의 너덜거리는 옷을 좍좍 찢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움찔하던 남자를 보고 프레인이 으르렁 대듯 조용한 목소리로 옷소매를 당겼다.
“빨리 이쪽으로 와!”
그녀가 남자의 당겼던 소매를 더욱 꽉 쥐며 그를 끌어 당겼다. 그리고 프레인은 빠른 걸음으로 어젯밤 술을 꺼냈던 커다란 장식장 옆으로 몸을 밀착시켰다. 그리고 입가에 손가락을 올리며 붉은 눈을 번뜩이며 자신의 로프를 머리끝까지 올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문이 흔들리며 문고리가 부서지며 콰콰광 거리는 소음과 함께 문이 쪼개지듯 열렸다. 그리고 그 메케한 연기사이로 수많은 인영들이 밀어 닥치듯 방안으로 들어왔다.
“포박하라!”
중년 남자의 묵직한 목소리였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가 지나간 후에 가득 밀려오는 희뿌연 인영들이 재빨리 움직이며 방안을 해 집기 시작했다. 농 안을 뒤지고 커다란 침대 믿을 확인하는 등, 그 장면을 장식장과 벽 틈새 사이로 눈을 가늘게 뜨며 지켜보던 프레인의 몸이 싸늘하게 식으면서 움찔거렸다.
‘군인!’
먼지가 가라앉자 보이는 재복들.
그녀는 속으로 경각하며 재빨리 터져 나오려는 신음을 삼키며 입을 막았다. 그리곤 들려오는 거친 남성의 목소리에 숨을 죽이며 몸을 조금 뺀 후 귀를 기울었다.
“중사님, 방 안엔 피해자 들 뿐입니다.”
거친 소리의 그의 말에 중사라는 중년의 남자가 다른 이들을 곁에 새우곤 엉망인 모습으로 앉아있는 사란트와 여자, 그리고 멀찌감치 떨어져서 그 상황을 지켜보는 엘프를 번갈아 보았다.
“남아 있는 건 엘프와 여자라……”
“물어 볼 것이 있습니다.”
중사의 말이 끝나고 들려오는 오묘한 목소리는 엘프의 것 이였다. 그러자 중사는 조금 날카로운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다. 불법 노예 매매에 엘프까지라…… 그는 콧 웃음을 한번 치고는 면도가 잘 된 깨끗한 턱을 내밀어 물어 보란 듯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의 수긍에 엘프가 한 발짝 다가서며 입을 열었다.
“왜 공화국 군인들인 당신 들은 왕궁에서 활동 하시는 겁니까? 재가 알기론 아직 혼다대륙 4왕국 까지는 아직 왕 정 국가로 알고 있습니다만…… 정부군이 왕국에 발을 들일 수 없습니다.”
“우린 공화국의 민간 정부군이 아니다.”
“허면……?”
엘프의 총명한 눈이 가늘어 졌다. 프레인도 숨을 죽여 장식장 너머 들려오는 목소리에 마른 침을 삼키며 숨을 죽였다. 그리고 그녀의 뒤 북 대륙 남자도 그들의 대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먼더구스의 땅의 탑, 교신단(神敎團 신전의 정식 명칭) 에서온 교황성하의 신군 들이다, 노예매매는 성하께서 금하신 극 죄 중의 극 죄 유일신을 믿는 모든 땅에선 성하의 종, 신군들은 공화국은 물론이곤 왕국에 그 어떠한 제약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일은 후 적인 것 아닙니까? 왕국에선 증거 불충분, 포섭과 조사는 시경들이나 지구 방위병의 순서가 먼저입니다.”
담담한 반박에 중사는 마음에 들지 않는 다 듯이 인상을 찌푸리며 그의 얼굴을 노려봤다.
“너는 명백한 피해자다. 용의 종족과 약속을 무시한 인간에게 잡혀온 상태에 왜 그렇게 부정의 반론을 계속 거하나?”
“글쎄요, 저는 이곳에서 그리 나쁜 취급을 받지 않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종족들의 거주지에서 얼마 전에 나와 궁금 점이 많은 것뿐입니다. 인간들의 구조는 아주 어려워 졌으니깐요.”
엘프의 조곤조곤하고 뻔뻔스러울 정도로 침착한 대꾸에 중사는 찡그렸던 얼굴을 피곤 막히는 숨을 내쉬며 잠시의 침묵을 지켰다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일개 신군의 겨우 진급한 중사 일뿐이다, 윗 일은 나도 잘 모른다. 다만 나에게 전해져 온것은 왕국의 허가 명령서와 장교들에게서 내려온 채포 장뿐이다.”
엘프는 그의 말이 끝나자 고개를 끄덕이며 사란트와 여자를 가리켰다.
“저기 저 두 분은 포악한 인간 사내에게 밤에 불러갔고 저는 방금 전 아침에 왔습니다. 하지만 조금 후 밖에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하면서 나가더군요.”
그의 말에 사란트가 조금 움찔 거렸지만 훌쩍 훌적 눈물을 짜내며 누더기가 된 드레스를 끌어 당겼다.
그 모습에 장교가 잠시 피곤함에 찌들 린 한숨을 다시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휴우……예기가 너무 길어졌군. 하사, 남은 인원들을 정리하고 도망친 남자를 수색 한다. 홀에 남은 이들은 시경에게 넘겨라 그리고……”
그가 뻐근한 어깨를 돌리며 주위의 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린 후 부서진 문으로 다가갔다.
그러나 그는 한 발짝 움직이다 갑자기 몸을 뚝 하니 멈추며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 ……찾았다.”
벽의 틈 사이 너무 나도 붉은 프레인의 동공을 향해 그는 입을 비틀어 올렸다. 마치 삐에로의 속임수에 속은 신사에게 보내는 비웃음처럼. 잔인하고 노골적 이였다
심장에 무엇인가 들여 박힌 것처럼 불규칙 적인 리듬에 신음을 내뱉었다.
“아, 아아……!”
프레인이 그 눈을 마주하며 눈을 감자 그는 재빨리 고함을 지르며 외쳤다.
“장식장 뒤다! 어서 용의자를 포박해!”
“옛!”
방에서 나가던 남자들이 다시 몸을 돌려 검은 재복을 펄럭이며 우르르 몰려들었다. 그 모습에 프레인 뒤에 있던 남자가 눈을 질끈 감은 프레인을 거칠게 흔들었다.
“이봐, 어서 정신 차려!”
그의 목소리에 입을 벌리던 프레인이 눈은 갑작스럽게 뜨며 탁한 숨을 끌어 마셨다. 꿈에서 깨어난 듯 쓰라리고 어지러운 정신을 붙잡으며 멍해진 시야를 바로 잡았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남자의 소름끼친 회색 눈이 마주쳤던 틈사이로 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싸구려 나무 합판 장식장은 그녀의 쇠 된 기합소리와 함께 유리와 술병이 와장창 깨지면서 쓰러졌고, 달려오던 남자들은 거대한 소음과 함께 깔렸다.
그 주위엔 모든 술병들이 깨지며 무수한 유리 파편들이 그들을 위협하듯 튀어져 나갔다.
그들의 모습에 프레인은 눈을 질끈 감으며 쓰러진 그 위를 빠르게 발을 구르며 올라가 뛰어갔다.
일말의 망설임은 없었다. 그것은 그녀 자신이 더 잘 알듯 욕 짓거리를 내뱉으며 입술을 깨물고 뛰었다.
프레인은 펄럭이는 잿빛 로브를 부여잡고 달려드는 중사를 스치듯이 몸을 내뺐다.
한순간에 일어난 파장으로 중사는 그녀를 잡을 수 없었고 재빠른 그녀와 북대륙 남자의 행동에 헛 손짓만 허우적거렸다.
“잰장! 어서 쫓아!”
그리고 어린아이가 어른을 놀리듯 옷자락을 흔들며 달려가는 그들을 향해 중사는 소리만 지를 수밖에 없었다.
“헉 헉, 왼쪽으로 두 번 가서 5번째 검은 문을 열어!”
기다란 복도를 뛰어가던 그녀가 홀 반대쪽으로 몸을 틀면서 뒤따라오는 남자에게 소리를 질렀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프레인을 앞서 뛰어 갔고, 그녀는 잠시 뒤에서 추격해오는 신군들을 보곤 가쁜 숨을 내셨다가 다시 판자로 싸인 복도 끝을 향해 돌진했다.
복도는 화려한 홀과 대비되도록 검고 탁한 썩은 나무들이 삐걱 삐걱 거리면서 다리의 움직임에 따라 움푹 들어갔다가 올라오기를 반복했다.
“허억, 헉 헉!”
프레인은 기도가 땅겨 지는 느낌을 밭으며 속도를 늦추지 않고 발바닥이 욱신거릴 정도로 달렸다.
그리고 직각으로 꺾어진 코너가 보이자 검회색의 매우 거칠고 탁한 벽돌 모서리를 손으로 집으며 왼쪽으로 급하게 돌았다.
그녀가 집은 손이 무개를 실은 움직임 때문에, 벽면의 투둘 투둘한 표면으로 작지만 많은 생채기를 남겼다. 하지만 프레인은 눈살만 흐르는 땀에 겨우 찡그릴 뿐, 걸리적 거리는 이마에 손을 문지르며 몸을 틀어서 달렸다.
군인들의 발걸음 소리가 조금 잦아들자 길다 복도 주위가 보였다. 그리고 프레인은 여러 개의 복도들의 입구 중에 제일 가까이에 있는 왼쪽 통로로 몸을 꺾었다.
그녀가 계속 달려가 들어간 곳은 외부도 내부도 아닌 동굴 같은 곳 이였다. 검은색 벽돌과 하얀 시멘트가 얽혀서 거대 왕릉 같은 둥근 천장 형태를 띠 고 있었다. 그 구조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더욱 울려 급박하게 들려왔다.
“헉, 헉 헉.”
프레인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마에 흐르는 땀들에 붙어버린 머리를 소매로 북북 닦으며 숨을 고르곤 5번째 검은 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 앞엔 북대륙 남자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곳을 지나가야 한다는 것인가?”
그의 말에 프레인이 숙취 때문인지 더욱 어지러운 머리를 살짝 끄덕였다. 못된 요정들이 머릿속을 휘저어 뛰어 다니는 것 같았다.
남자의 뒤에 있는 곳은 거대한 하수구였다. 하지만 얕은 물만 있을 뿐 역한 악취도 쓰레기도 없었다. 공허한 공기가 멈춰있을 뿐 이였다.
남자를 따라 프레인이 검은 문 안으로 들어간 후 문을 잠갔다. 넓고 큰 둥근 파이프 형식의 하수구 때문에 달칵 거리는 작은 소음이 마치 연이어 이어가듯 웅웅 거렸다.
가쁜 숨을 다시 몰아쉬던 프레인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긴 시에서 관리하는 하수구가 아닌 가짜 하수구야. 계속 끝으로 걸어가다 보면 3지구대 끝의 장의사가 운영하는 가계가 있을 거야.”
그녀는 다시 한 번 숨을 내쉰 후 천천히 어둠 속을 둘러보다 검지와 중지를 맞대며 딱 소리를 냈다.
그리고 그 소리를 시작으로 프레인의 손에 검붉은 기류가 빛을 내며 허공에 떠돌다 검은 동 선줄을 향해 뱀이 기어가듯 검은 벽면을 타고 올라갔다.
그리고 그것은 하수구 벽면에 이어진 새까만 동 선줄 안으로 발려 들어갔다. 그러자 보이지 않았던 등불이 노란 빛을 서서히 내면서 안에서부터 탁탁탁 소리를 내며 켜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가려져 있던 어둠이 물러나면서 거대한 하수구의 윤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빛이 들어오자 마냥 공허한 공간이 기괴한 음영을 내면서 괴물이 사는 동굴같이 끝으로부터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당신은 의지를 가진 자 였군.”
“뭐, 시조의 저주이자 축복이지.”
그의 담담한 감상에 프레인이 가볍게 응수 하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동력을 공급해주지 않는 3지구대에 붙잡혀 있었던 북 대륙 남자가 기괴한 노란 빛을 내는 등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검은 문으로 고개를 돌리던 프레인을 불렀다.
“당신은?”
“나는 다시 돌아가 뒷문으로 빠져나가야해, 시간이 없으니깐. 그들이 방위대를 풀기 전까지 본가로 돌아 가야지, 빙 둘러서 3지구대 외각 까지 갈 여유는 없어.”
그녀의 담담한 말에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역마 장에서 마부를 잡아서 데오란트 가로 가.”
“……데오란트?”
“프레인이 보냈다하고 마렌을 만나게 해 달라 하면 될 거야.”
프레인이 바지에서 지갑을 꺼내 지전을 3장을 건네 줬다. 그리고 대묻는 남자를 무시 한 체 검은 문 앞으로 다가섰다. 그리곤 엉망이 된 로브를 손으로 탁탁 두드린 후 검은 문의 문고리를 돌렸다.
그리고 약간의 웃음소리를 묻힌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행운을 빌도록 하지.”
“당신도.”
그의 뻑뻑 할 정도로 덤덤한 말에 필롭을 생각나던 프레인이 웃으며 문을 열었다.
뛰어 왔던 어지러운 복도를 되돌아가던 프레인이 홀 입구 뒤에 멈춰 섰다. 그리고 조용해진 주위를 살펴보다 옅게 쉬던 숨을 아슬아슬하게 내셨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터라 이미 수색이 시작된것 같았다. 홀에는 엉망이 된 물건들이 자기 멋대로 굴러다니고 있었다.
화려하던 샹들리에는 빛을 읽어 초라해보였고 권위적인 돼지들의 상징인 금색 벽지는 벗겨져 그 추한 속내를 드러내있었다.
“후……”
프레인이 벽 뒤에서 홀을 둘러보다가 이기척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멈추었던 발을 움직였다.
‘누가?’
호박의 의문 이였다.
스스로 물을수록 그 의문은 줄기를 찾으며 더 많은, 더 새로운 호박이 굴러와 결국 끝이 없는 의문의 번식이 이루어진다.
한 덩어리의 의문만을 가질 땐 그 줄기를 찾기보단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돌아서서 물러서야만 뿌리를 가진 호박을 만날 수 있는 것. 한 개의 호박만으로 의문의 추궁은 불가능 했다.
‘한 수 물러선다.’
그녀 스스로 호박의 룰에 단조로운 정의를 내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더 이상 의문은 없는 듯, 흔들림 없는 그림자를 이끌고 홀을 가로지르며 빠르게 걸어갔다.
반전의 반전을 이끄는 나락과도 같은 그녀의 장난감 성에 나가는 것은 쉽지도, 까다롭지도 않았다. 미로 같은 장소는 오로지 침입자에만 친절을 베풀지 않을 뿐 이였다.
끼이이익
문이 벌어졌다. 개구멍 같이 은밀한 뒷문 틈에는 붉은 시야가 그 틈을 매 꾸고 있었다.
시경이나 관리원의 눈을 피해 만든 매춘 굴은 정문으로 의미가 통했기 때문에 그쪽으로 갈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매춘 굴의 바로 서편 방향의 싸구려 선술집 통로와 연결 되 있는 뒷문으로 향하여 밖의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조금 어수선 했지만 더러운 뒷골목에는 마른 개들 3마리만 있었고, 이 버림 밭은 구역 주위는 이미 조사가 마쳤는지 제복을 입은 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끼익
녹슨 쇠붙이의 조용한 외침이 들렸다.
프레인은 눈을 돌리며 조금 더 주위를 살피다가 문을 열어 재꼈다. 여전히 축축한 악취를 머금은 탁한 공기였지만 밀폐된 지하보다는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문이 열린 밖은 아직 이른 새벽 이였다. 항구의 도시 다운 새벽의 물안개가 하늘 아래를 매우 듯 내려 앉았다.
“하아……”
프레인은 싸늘한 공기를 맞이하며 벌어진 로브를 손으로 움츠리며 뜨거운 숨을 내셨다. 아직 깨지 않는 숙취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무거워지고 시야가 흐려짐을 느꼈다.
“빨리……”
고개를 숙인 그녀의 머리위에 로브자락이 늘어져 내려와 어스름한 빛을 가려 얼굴을 덮었다.
프레인은 점점 느려지는 다리에 힘을 주며 점점 퍼지듯이 무거워 지는 몸을 이끌었다. 터벅 터벅 걸어가는 발자국 소리가 이상한 웅성거림과 함께 희뿌연 안개를 어지럽혔다.
그때였다. 개들의 마른 짖음만 들리던 골목이 거친 발 검음 소리에 더욱 거칠어 졌다. 컹컹컹 거리는 찢어질 듯 한 짐승의 쇠 된 울음에 몸을 움찔하던 프레인이 앞을 보았다.
오래된 걸레를 엮어 만든 것 같은 누런 외투를 입은 사내였다. 지저분한 얼굴이 오랫동안 면도를 하지 않아 인상을 살피기 힘들었다.
그는 원숭이 같이 툭 튀어나온 눈을 찌푸리다가 한 푼 이라도 주운 거지처럼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리고 손을 번쩍 들며 부러 터진 입을 벌렸다.
“여, 여기! 여기 회색 로브르 입은 놈이요! 군인 나리!”
“아악……!”
프레인은 남자의 희열에 찬 외침에 짓누르는 절망감을 느끼며 숨에 부치는 신음을 내뱉었다.
이른 겨울은 너무나도 그녀에게 가혹한 진실을 선사했다.
“으,으흐흐흑!”
그는 거의 쓰러질듯 벽에 몸을 기대고 위태한 걸음을 걷는 프레인을 보고 웃음을 흘리며 다가왔다.
그리고 저 편에서 그의 외침을 들은 군인들의 둔턱 한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짐을 들왔다. 프레인은 거의 벽에 온몸을 부대끼며 헐떡였다. 지금그녀의 손에는 몸을 보호할 무기도 없을뿐더러 어지러운 시야 때문에 의지조차 실현하기가 어려웠다.
“저기다!”
“주변을 포위하라!”
발 빠른 군인들과 시경들은 얼마 되지 않아 프레인을 찾아냈다. 10명 정도 가까이 되는 재복을 입은 군인들이 선두를 서며 펄럭이는 로브에 맞춰 검과 총을 꺼냈다.
금속 무기의 마찰소리가 텁텁한 안개에 섞여 잿빛 인간에게 칼날을 들이 대듯 밀려왔다. 어느새 주변을 통재하던 상관들 까지도 하나둘씩 좁고 더러운 골목으로 달려왔다.
그중에서 가장 먼저 달려온, 아까 전 방에 보았던 중사가 위태롭게 벽을 의지하는 프레인 에게 걸어오며 총구를 들이 밀었다. 그녀와 그의 거리는 3발짝 정도 뒤였다. 그는 잠시 프레인의 가늘게 떨리는 몸을 바라보았다.
아까전과 다르게 상당히 위태로워 보였다.
“더 이상 반항은 네가 더 힘들어 질 뿐이다. 얌전히 잡혀줬음 해.”
그의 말에 프레인은 허탈한 조소를 지었다. 그리고 상처투성이인 손바닥으로 거친 벽을 집으며 쓰러진 몸을 가누었다.
지독한 냉기의 안개가 그녀의 버러진 소매사이로 손을 뻗쳤다.
“있잖아, 물어 볼게 있어.”
그녀의 뜬금없는 물음에 중사가 아까 전 엘프를 떠올리며 인상을 찡그렸지만 이내 총구를 더우 바짝 들이밀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해봐라.”
“왜 나를 채포하려는 거지? 증거 불충분 이라고 나는 그냥 이용하는 고객일 뿐이야.”
프레인의 힘없는 저음의 목소리에 중사는 승리감에 한쪽 입 고리를 올리며 총구를 까닥이며 말했다. 그의 회 색 눈은 잔혹한 성취감에 잔뜩 긴장 되 있었다.
“알려진 바로는 노예 문서에 찍 인 인주는 발화성이 높은 녹인 금속 액 녹여 찍는다 하더군.”
“아아……”
“아까 전 방에 있던 화로를 조사하니 태워진 노예문서와 그 인장이 잔해 에 남아 있었다. 듣기로는 인장이 찍혀진 문서를 기각 할 수 있는 사람은 노예주 밖에 없다 하던데.”
“그놈이 불었나?”
“뭐, 그건 부하 관리 못한 네놈 잘못이겠지.”
중사는 조소가 담긴 콧 웃음을 쳤다.
“자, 그럼 포박 하도록.”
그의 말이 끝나고 뒤에 대기하던 시경이 수갑을 들고 프레인 에게 다가왔다. 터벅 터벅 거리는 부추의 발걸음 소리가 중사의 거리만큼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러자 결국 힘을 프레인의 몸은 철푸덕 거리며 기댔던 몸을 바닥으로 쓰러뜨렸다. 그녀의 행동에 잠깐 움찔 거리던 시경이 수갑을 쥐며 손을 파르르 떨었다. 그리고 안개 속 붉은 짐승의 눈을 바라보았다.
“뭐, 뭐?”
붉은 피로 점점 덥혀져 가는 눈이 그를 조롱하듯 다가왔다.
공포 감이였다. 부패하는 시체에 대한 그런 공포가미였다. 뱀의 목소리와 같은 더럽고 소름 끼치는 외침 이였다.
그런 그를 바라보던 중사가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로 ‘미친놈인가’ 하고 그를 흔들다가 뒤의 군인들에게 거칠게 외쳤다.
“어서 포박해!”
그때였다.
쿠와아아앙!
그의 목소리가 신호탄이 되듯 커다란 폭약 음과 함께 거대한 황색 연기들이 매캐한 화약내를 풍기며 좁을 도로를 성난 파도가 덮치듯 꾸역꾸역 밀려 들어왔다.
군인과 시경들은 재빨리 몸을 낮추며 소매를 입가에 문질렀다. 순간의 벼락과도 같은 태풍이 몰아치듯 그곳을 빨아들였다.
“케엑, 케엑 도, 도대체!”
“중사님! 용, 용의자가 사라졌습니다!”
한 군인의 외침 뒤, 연기에 가득한 그 자리엔 그 누구의 인영도 비치지 않았다.
***
“헉, 헉 헉!”
프레인은 순식간에 건물에서 나오던 팔에 의해 지금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안개 덕분에 더 흐릿한 시야를 겨우 비집자 푸른 눈과 그에 맞춰 공중을 배회하는 깊은 바다의 아지랑이를 느꼈다.
그는 그녀를 안은체 거친 숨을 내쉬며 3지구대의 미로 속에 뛰고 있었다.
'누구 ……'
푸른 아지랑이에 프레인의 호박이 어둠속을 굴려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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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이쁘지 않나요?
오랜만 이에요
그래서 양이 쫌 많습니다.
미흡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십사 합니다.
그럼
다음에 봐요.
아 켈그는 리얼운디네님꼐서 해주셨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오랜만에 뵙습니다.
잘봤어요, 그런데 저 사람은 누군가요?
괴,,,괴물이 아닐까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