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업이 되니 이제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었네요!
제 닉네임에서 시샘달은 2월(제 생일이 있는), 누리꾼은 네티즌이란 뜻이고요,
지금 대학교 1학년입니다.
제가 말러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씀드렸지만 아직은 왕초보입니다^^;
제가 말러 음악을 처음 접하기 시작한 때가 고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
말러 음악 중에서 제일 유명하다고 하는 제 5번 교향곡 4악장 아다지에토를 들었거든요.
그 때만 해도 말러는 진지한(솔직히 말하면 잠오는^^;;) 분위기의 음악만 작곡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수능이 끝나고
DECCA의 Heritage of Music 전집을 빌려 듣던 중에
말러 교향곡 제4번을 접하게 되었지요.
이제까지 가졌던 말러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 가는 것 같았습니다.
올 여름 방학 때 클래식 음반을 사 모으면서 본격적으로 말러 음악을 들을 결심을 했습니다.
일단 교향곡 제9번을 들어봤습니다.
(그때만 해도 지휘자별 스타일에 대한 개념이 없었고 음반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서
제가 그래도 좀 아는 지휘자의 걸 들어봤습니다.^^;)
제가 이제까지 들어본
단일트랙으로 제일 긴 음악(시벨리우스의 타피올라)이 20분짜리였는데
이건 1악장 하나가 30분에 달하니 압박이 엄청났죠.
그러나 오래 전부터 긴 음악을 들어오다 보니까 금방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강한 인상을 받았죠.
그리고 나서 몇 주일 안 되어
과감하게 전집(!)을 통해 말러 교향곡 전곡을 들어보기로 결심하고 핫트랙스에 갔습니다.
(참고로 전 대구에 삽니다^^)
처음에는 말러 애호가들의 대표적인 수집 대상 중의 하나라고 하는
길렌의 전집을 사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171000원이라는 가격에 경악해서 바로 내려 놓았죠.
결국 선택한 것이 쿠벨릭의 전집이었습니다.
역시 비싸긴 마찬가지였지만 이게 그래도 염가반이라고 하니까...
사면서 어머니께 잔소리 많이 들었습니다. ㅠㅠ
제 주위의 분들이 쿠벨릭의 음반이 좋은 음반은 아니라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면서 엄청난 희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풍부한 내용에 깊이 녹아 있는 감성...
하이든이나 모차르트같은 음악가의 교향곡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 때부터 계속 말러만 듣게 되었습니다.
집에서도 CD로 계속 듣고,
MP3 플레이어에도 전곡을 저장하고 밖에 나가서도 계속 듣게 됐죠.
그렇게 된지 두 달이 다 되어가는데도 아직까지 귀에서 말러를 떼어놓을 수 없네요.
잠자리에 들 때에도, 아침에 일어날 때에도 말러 음악을 틉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 가지고 있는 음반으로는
교향곡 전집(대지의 노래 제외)
- 라파엘 쿠벨릭 /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DG)
교향곡 제9번
- 쿠르트 잔덜링 /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1992) (Elatus)
교향곡 제10번 (데릭 쿡크 버전)
- 사이먼 래틀 / 본머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1980) (EMI) [싼 맛에 재발매판을... ^^;]
그리고 wav파일이나 구운 CD로 있는 것은
교향곡 대지의 노래
- 브루노 발터 / 빈 필 (1952)
교향곡 제1번
- 브루노 발터 / 컬럼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1961)
교향곡 제2번
- 브루노 발터 /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958)
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주문해서 주말에 받을 수 있는 것으로
교향곡 제9번, 뤼케르트 가곡,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
-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 베를린 필 (1979, 가곡은 1974) (DG)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방랑하는 젊은이의 노래
- 클라우스 텐슈테트 / 런던 필 (1985~1986),
제프리 테이트 / 잉글리쉬 챔버 오케스트라 (1989) (EMI Red Line)
탄식의 노래
- 리카르도 샤이 /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 오케스트라 (1989) (DECCA)
가 있습니다.
지금은 자금 문제 때문에 당분간 이쯤에서 만족하고
지금 있는 음악이나 깊이 음미할 계획입니다.
말러 매니아 분들을 여기서 뵐 수 있으니 매우 기쁠 따름입니다.
안녕하세요. 정말 떠 빨리 등업시켜드렸어야 하는건데... 잘 오셨습니다. 그리고 쿠벨릭 전집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무척 좋다고 생각합니다. 해석이 매우 일관되어 있고 수준도 대체로 고르지요. 결코 나쁜 선택은 아닙니다. 처음 들으시기엔 길렌보다 더 나으리라고 봅니다. 이제 하나하나 모으시면 되겠네요^^
아~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쿠벨릭 보단 차라리 비슷한 가격대인 솔티전집(시카고심포니)이나 돈을 조금만 더 투자하셔서 시노폴리 전집을 사는게 더 나은 선택이 될거라 봅니다. 쿠벨릭은 좋은시각으로 접근하면 물론 나쁜연주는 아니지만 매우 건조하면서도 텁텁한 음향이 다소간의 방해요소가 되기도 하니까요^^
아니 전 생각이 또 다릅니다~!! 시노폴리는 수준이 고르지 않습니다. 해체주의적인 해석을 보이는 연주가 몇 곡 있는데, 이건 왠만한 인내력으로는 듣기 힘듭니다(좋긴 하지만). 특히 입문용으로는... 솔티전집은 상당수 곡에서 해석이 너무 메마르고요. 해석이 건조한 것보단 음질이 건조한 게 낫겠지요?^^
시노폴리 말러가 다소 수준이 고르지 못하다는 점에 어느정도 동의하지만 도랸님의 표현대로 '해체주의적인 해석'을 보여주는 그 몇곡의 매력이 엄청나다는게 강점이죠!! 시노폴리 7번에 말들이 많지만 저에겐 만족스런 7번 중 하나입니다^^ 유명한 1,5번도 좋고, 역시나 말많은 2,3,8번도 수준급이죠. 다만 6,9번은 좀~ㅎ
역시나 말이 길어지는데... 번스타인 말러(신전집)는 (후말러님의 표현을 빌어)"한번쯤 넘어야만 하는 산"이기에 어느정도 말러에 확신이 서신다면 반드시 소장하셔야만 할거구요, 잔덜링의 9번은 좀 아쉬우실 것 같군요. 그리고 제프리 테이트 같은 분이 지휘하는 말러는 왠만하면 피하셔야 할것으로 사료됩니다...ㅎㅎ
지금은 무엇보다도 돈이 부족해서 전집은 몇 년 후에 생각해 봐야 겠네요.^^; 일단은 작품들을 다양하게 모으고요, 그 뒤에 교향곡별로 낱장 구매를 고려해 보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귀가 무딘 저도 각 지휘자들의 성향에 눈을 뜰 수 있겠네요. 조언해 주신 도리안님과 카라얀님께 감사드립니다.
음... 뭐 이미 끝난 일일지는 몰라도 일단 솔티는 절대 '불타지' 않는다고 하고 싶군요. 그건 그냥 폭발이고, 그야말로 메탈릭한 겁니다. 대단하기야 하지만... 일단 말러를 듣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다면 말러 음악의 주관적인 면에도 상당히 끌리시는 게 있으실 겁니다. 그렇다면 솔티는 듣지 마세요, 당분간.
같은 시카고라도 아바도가 훌륭하게 증명했듯이 이걸 다른 요소와 중화시킬 수도 있고, 솔티가 극단적으로 보여주었듯이 끝까지 밀고 가는 것도 있고... 그리고 '해체주의적 해석'도 매력적일 수 있고 저도 그렇게 느끼지만, 말러를 처음 접하는 이에게 그런 연주를 권하는 건 곤란하다고 봅니다. 듣고 맘에 들면 모를까...
시노폴리의 7번 연주가 내게 좋고 싫고를 떠나서(아직도 판단유보중) 정말 대단한 해석론이라는 점에는 추호도 의심이 없지만, 가뜩이나 이렇게 복잡한 곡에서 성부간의 우열관계를 아예 부정하고 나서는 그런 극좌파 연주를 처음부터 권하기란... 낱장이라면 천재적인 밸런스의 샤이나, 음악의 굴곡이 자연스러운 번스타인
(특히 소니) 등이 낫겠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말해 쿠벨릭 연주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개성이고, 완성도도 상당히 높습니다. 시노폴리 9번은... 말러의 장대한 서사 구조를 모조리 해체시켜 버리더군요. 실로 소름끼치는 접근법입니다. 6번은... 그냥 평생 악보만 분석한 말러 학자가 처음 지휘대에 섰다고 보시면 되고;;;..
결론적으로, 솔티의 말러는 감정없는 차가운 메탈의 광채이자 폭력이며 시노폴리는 일부는 매우 좋으나(특히 5번은 진정한 명반) 몇몇 곡에서는 지휘자의 급진적 시각 때문에 처음 접하는 분께 당혹감을 안겨줄 소지가 있다는 겁니다. 에고고~~ 그럼 이만 갑니다. 자 화나지 않았죠, 카라얀님? 하여튼 둘다 지기 싫어하니..
제가 이래서 도랸을 좋아라합니다~ㅋㅋ 결론적으로 얘기해서 다소 일반적인 연주경향에서 벗어난 독특한 연주를 초심자 입장에선 반드시 당혹감을 느끼게 되리라는 논리는 말이 안된다고 봅니다. 말러리안 초기에는 아무리 톡톡~튀는 연주도 그저 하나의 말러일 테니까요. 중요한건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달려있을 뿐이죠~!!
급진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일종의 선동자)로 인해 백지상태에서 주입된 정신세계가 반드시 혼란스러움과 나쁜 영향만을 주는건 아닐겁니다. 모든게 일반론에서만 시작해야 하는게 꼭 진리는 아닐테니까요. 때론 그런 급진론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보수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모든건 내 안에서 이루어지죠.
세상사람들이 아무리 명반이라고 침이 마르게 떠들어도 정작 본인이 인정하지 못하면 정말 어쩔 수 없는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말러음반은 지금도 무수히 녹음되어지고, 연주되고 있는 것이겠죠.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렇다고해서 그런 여러시도들이 진리에 도달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고 볼 순 없겠죠.
허허 이 양반, 다 옳은 말씀이긴 한데 그렇다면 첨부터 쿠벨릭 전집 나쁘다고 말하질 말았어야지~ 그건 일종의 자가당착 아니겠수. 처음 시작하는 분이 독특한 해석에 영향받지 않을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좋지 않은 음질(절대적으로 인정하지만)에도 영향받지 않을 수 있는거라구요.
그리고 이미 갖고 계신 음반이 '안 좋은 것'이라 단정지어 버리면 사실 기분 좋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반품하거나 중고로 내놓으란 말밖에 더 되겠소? 나는 쿠벨릭 갖고 계시단 말 듣고 '잘 사셨다, 후회할 만한 선택은 절대 아니다'라는 뜻으로 말한 건데 그렇게 기를 쓰고 반대하시면... ;;;
[끼어들기] 허걱~ 계속 얘기 듣다보니까 시노폴리 다른 음반들도 막 듣고 싶어지네요.. 1,5,7번 있는데, 5번은 극좌적 해석으로 느끼기보다는 좌파적인건 맞긴 맞는것 같은데 굉장히 명징하면서도 안정되고 깔끔한 해석으로 느껴졌고(결론은 5번중 가장 멋짐!) 1번은 그다지 별 감흥이 못느껴졌고(듣기도 많이 안 들었음)
어쨌든 카라얀님의 충정은 잘 아셨겠지요? 오히려 제가 부끄러울 지경입니다. 일단은 쿠벨릭이 '나쁘지 않다, 아니 상당히 좋다'라는 전제 하에 출발하십시오. 그보다 더 맘에 드는 연주가 있으면 기뻐하시구요. 왠만한 허접 음반이 아니면 첫 음반에 대한 애정은 결코 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앗 비르투오소님께서... 이거 실시간 채팅이다 ㅋㅋㅋ ^^;; 하여튼 전 쿠벨릭과 시노폴리 전집을 갖고 있지만 둘 다 후회는 않습니다. 다만 시노폴리 전집 듣고 '역시 나중에 사길 잘했어'라는 생각은 했지요~;; 좋은 음반으로 시작하셨다고 전 믿습니다. 앞으로 님의 말러 장도에 행운만이 따르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아 비르투오소님, 사실 제가 뭐 그리 뚜렷한 시각에서 그런 표현을 쓴 건 아니구요, 다만 말러 가운데서도 조성의 지배력이 가장 미약한 <7번>에서 성부의 우열 없이 전적으로 평등하게 다룬다는 방식은 '음악 내부의 지배/계급 구조'를 철저하게 부정하겠다는 의지표시가 아닌가... 그래서 좌파적이라고 보는 겁니다
7번은 진짜 당혹당혹... 이걸 좋다해야하나 싫다해야하나.. 듣다가 지치면서도 계속 한구절한구절 주의가 딴데로 돌아가지 않는, 음, 악구 하나하나가 상당한 압박을 주는 연주였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연주들도?.. 정말 듣고 싶어지네요..(며칠전 길렌 2번 샀는데 정말 좋네요...1악장만...-.-;)
아아, 그건 너무 어려운 문제로군요... 다만 현악기군을 많이 중시하는 태도는 어쩐지 '19세기적'이란 느낌은 듭니다. 아니면 전체 음향이 얼마나 분리되었나를 기준으로 '전체주의적-개인주의적'이라 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이건 녹음도 작용하는데, 그래도 녹음은 지휘자와 엔지니어의 해석도 반영하니... 에궁~
그리구 적어도 오해라고 보는데, 전 첨부터 쿠벨릭이 나쁘다~!!라고 단정짓지는 않았어요... 제 말투가 그렇게 느껴졌다면 제 스스로 오류를 범한 것이 되겠군요...^^ 어떤 관점에선 이렇다, 저렇다~라고 말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는 않은 것도 사실이죠...ㅎㅎ 세상에 진리란 없다~!! 정말 그렇지 않은가요? 적어도...
우리가 말하는 '진리'라는 것은 결국, 내 마음 안에서 이루어지고 만들어지는 상징적 의미일텐데, 하물며 이게 좋다, 저게 좋다~라는 식의 논쟁은 말그대로 자기주장의 외부적 발현일 뿐이겠죠~! 자신의 가슴으로 느낀 다음에라야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말러도 결국은 남이아닌 내 마음속의 존재일 것이므로...ㅎㅎ
첫댓글 전 쿠벨릭 전집 참 좋아하는데...그냥 지나가다가 쿠벨릭 전집 얘기가 나와써 그냥...^^
안녕하세요. 정말 떠 빨리 등업시켜드렸어야 하는건데... 잘 오셨습니다. 그리고 쿠벨릭 전집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무척 좋다고 생각합니다. 해석이 매우 일관되어 있고 수준도 대체로 고르지요. 결코 나쁜 선택은 아닙니다. 처음 들으시기엔 길렌보다 더 나으리라고 봅니다. 이제 하나하나 모으시면 되겠네요^^
아~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쿠벨릭 보단 차라리 비슷한 가격대인 솔티전집(시카고심포니)이나 돈을 조금만 더 투자하셔서 시노폴리 전집을 사는게 더 나은 선택이 될거라 봅니다. 쿠벨릭은 좋은시각으로 접근하면 물론 나쁜연주는 아니지만 매우 건조하면서도 텁텁한 음향이 다소간의 방해요소가 되기도 하니까요^^
시샘달누리꾼님 반갑습니다, 닉네임이 독특하니 좋군요.. 자주 뵙길 바랍니다.^^
반갑습니다. Y대 한글물결이나 그 비슷한 동아리 하시나 봐요?
아니 전 생각이 또 다릅니다~!! 시노폴리는 수준이 고르지 않습니다. 해체주의적인 해석을 보이는 연주가 몇 곡 있는데, 이건 왠만한 인내력으로는 듣기 힘듭니다(좋긴 하지만). 특히 입문용으로는... 솔티전집은 상당수 곡에서 해석이 너무 메마르고요. 해석이 건조한 것보단 음질이 건조한 게 낫겠지요?^^
결국 만인의 선택은 번스타인이려나... 아 카라얀님이랑 싸우는 건 언제나 즐거워~~ 카라얀님도 이 점에선 저와 비슷하니 행여 '왜들 이래??'하진 마시길... ㅋㅋㅋ
솔티말러의 상당수가 메마른 해석이란 점에 반대합니다...!! 그건 메마른게 아니고 '금관지향형'의 솔티와 시카고심포니의 만남에 따른 필연적인 메탈성향(?)이라 보여지며 메마르다는 표현보단 불타오른다는 말이(종종 생각없는 폭발이 보여지기도 하지만) 더 적합하리라 봅니다...^^
시노폴리 말러가 다소 수준이 고르지 못하다는 점에 어느정도 동의하지만 도랸님의 표현대로 '해체주의적인 해석'을 보여주는 그 몇곡의 매력이 엄청나다는게 강점이죠!! 시노폴리 7번에 말들이 많지만 저에겐 만족스런 7번 중 하나입니다^^ 유명한 1,5번도 좋고, 역시나 말많은 2,3,8번도 수준급이죠. 다만 6,9번은 좀~ㅎ
역시나 말이 길어지는데... 번스타인 말러(신전집)는 (후말러님의 표현을 빌어)"한번쯤 넘어야만 하는 산"이기에 어느정도 말러에 확신이 서신다면 반드시 소장하셔야만 할거구요, 잔덜링의 9번은 좀 아쉬우실 것 같군요. 그리고 제프리 테이트 같은 분이 지휘하는 말러는 왠만하면 피하셔야 할것으로 사료됩니다...ㅎㅎ
댓글 달아주신 분들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전 한글관련 동아리나 단체에 들어가 있는 건 아니고요, 그냥 순우리말로 별명을 지으면 어감이 좋잖아요. 그 매력에 끌린 거죠... ㅎㅎㅎ
지금은 무엇보다도 돈이 부족해서 전집은 몇 년 후에 생각해 봐야 겠네요.^^; 일단은 작품들을 다양하게 모으고요, 그 뒤에 교향곡별로 낱장 구매를 고려해 보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귀가 무딘 저도 각 지휘자들의 성향에 눈을 뜰 수 있겠네요. 조언해 주신 도리안님과 카라얀님께 감사드립니다.
음... 뭐 이미 끝난 일일지는 몰라도 일단 솔티는 절대 '불타지' 않는다고 하고 싶군요. 그건 그냥 폭발이고, 그야말로 메탈릭한 겁니다. 대단하기야 하지만... 일단 말러를 듣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다면 말러 음악의 주관적인 면에도 상당히 끌리시는 게 있으실 겁니다. 그렇다면 솔티는 듣지 마세요, 당분간.
같은 시카고라도 아바도가 훌륭하게 증명했듯이 이걸 다른 요소와 중화시킬 수도 있고, 솔티가 극단적으로 보여주었듯이 끝까지 밀고 가는 것도 있고... 그리고 '해체주의적 해석'도 매력적일 수 있고 저도 그렇게 느끼지만, 말러를 처음 접하는 이에게 그런 연주를 권하는 건 곤란하다고 봅니다. 듣고 맘에 들면 모를까...
시노폴리의 7번 연주가 내게 좋고 싫고를 떠나서(아직도 판단유보중) 정말 대단한 해석론이라는 점에는 추호도 의심이 없지만, 가뜩이나 이렇게 복잡한 곡에서 성부간의 우열관계를 아예 부정하고 나서는 그런 극좌파 연주를 처음부터 권하기란... 낱장이라면 천재적인 밸런스의 샤이나, 음악의 굴곡이 자연스러운 번스타인
(특히 소니) 등이 낫겠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말해 쿠벨릭 연주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개성이고, 완성도도 상당히 높습니다. 시노폴리 9번은... 말러의 장대한 서사 구조를 모조리 해체시켜 버리더군요. 실로 소름끼치는 접근법입니다. 6번은... 그냥 평생 악보만 분석한 말러 학자가 처음 지휘대에 섰다고 보시면 되고;;;..
결론적으로, 솔티의 말러는 감정없는 차가운 메탈의 광채이자 폭력이며 시노폴리는 일부는 매우 좋으나(특히 5번은 진정한 명반) 몇몇 곡에서는 지휘자의 급진적 시각 때문에 처음 접하는 분께 당혹감을 안겨줄 소지가 있다는 겁니다. 에고고~~ 그럼 이만 갑니다. 자 화나지 않았죠, 카라얀님? 하여튼 둘다 지기 싫어하니..
그리고, 쿠벨릭의 전집은 음질 탓만으로 듣지 않기엔 너무 아까운 연주들이라는 것도 덧붙여 둡니다^^;;
제가 이래서 도랸을 좋아라합니다~ㅋㅋ 결론적으로 얘기해서 다소 일반적인 연주경향에서 벗어난 독특한 연주를 초심자 입장에선 반드시 당혹감을 느끼게 되리라는 논리는 말이 안된다고 봅니다. 말러리안 초기에는 아무리 톡톡~튀는 연주도 그저 하나의 말러일 테니까요. 중요한건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달려있을 뿐이죠~!!
급진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일종의 선동자)로 인해 백지상태에서 주입된 정신세계가 반드시 혼란스러움과 나쁜 영향만을 주는건 아닐겁니다. 모든게 일반론에서만 시작해야 하는게 꼭 진리는 아닐테니까요. 때론 그런 급진론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보수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모든건 내 안에서 이루어지죠.
세상사람들이 아무리 명반이라고 침이 마르게 떠들어도 정작 본인이 인정하지 못하면 정말 어쩔 수 없는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말러음반은 지금도 무수히 녹음되어지고, 연주되고 있는 것이겠죠.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렇다고해서 그런 여러시도들이 진리에 도달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고 볼 순 없겠죠.
허허 이 양반, 다 옳은 말씀이긴 한데 그렇다면 첨부터 쿠벨릭 전집 나쁘다고 말하질 말았어야지~ 그건 일종의 자가당착 아니겠수. 처음 시작하는 분이 독특한 해석에 영향받지 않을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좋지 않은 음질(절대적으로 인정하지만)에도 영향받지 않을 수 있는거라구요.
그리고 이미 갖고 계신 음반이 '안 좋은 것'이라 단정지어 버리면 사실 기분 좋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반품하거나 중고로 내놓으란 말밖에 더 되겠소? 나는 쿠벨릭 갖고 계시단 말 듣고 '잘 사셨다, 후회할 만한 선택은 절대 아니다'라는 뜻으로 말한 건데 그렇게 기를 쓰고 반대하시면... ;;;
[끼어들기] 허걱~ 계속 얘기 듣다보니까 시노폴리 다른 음반들도 막 듣고 싶어지네요.. 1,5,7번 있는데, 5번은 극좌적 해석으로 느끼기보다는 좌파적인건 맞긴 맞는것 같은데 굉장히 명징하면서도 안정되고 깔끔한 해석으로 느껴졌고(결론은 5번중 가장 멋짐!) 1번은 그다지 별 감흥이 못느껴졌고(듣기도 많이 안 들었음)
어쨌든 카라얀님의 충정은 잘 아셨겠지요? 오히려 제가 부끄러울 지경입니다. 일단은 쿠벨릭이 '나쁘지 않다, 아니 상당히 좋다'라는 전제 하에 출발하십시오. 그보다 더 맘에 드는 연주가 있으면 기뻐하시구요. 왠만한 허접 음반이 아니면 첫 음반에 대한 애정은 결코 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앗 비르투오소님께서... 이거 실시간 채팅이다 ㅋㅋㅋ ^^;; 하여튼 전 쿠벨릭과 시노폴리 전집을 갖고 있지만 둘 다 후회는 않습니다. 다만 시노폴리 전집 듣고 '역시 나중에 사길 잘했어'라는 생각은 했지요~;; 좋은 음반으로 시작하셨다고 전 믿습니다. 앞으로 님의 말러 장도에 행운만이 따르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아 비르투오소님, 사실 제가 뭐 그리 뚜렷한 시각에서 그런 표현을 쓴 건 아니구요, 다만 말러 가운데서도 조성의 지배력이 가장 미약한 <7번>에서 성부의 우열 없이 전적으로 평등하게 다룬다는 방식은 '음악 내부의 지배/계급 구조'를 철저하게 부정하겠다는 의지표시가 아닌가... 그래서 좌파적이라고 보는 겁니다
7번은 진짜 당혹당혹... 이걸 좋다해야하나 싫다해야하나.. 듣다가 지치면서도 계속 한구절한구절 주의가 딴데로 돌아가지 않는, 음, 악구 하나하나가 상당한 압박을 주는 연주였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연주들도?.. 정말 듣고 싶어지네요..(며칠전 길렌 2번 샀는데 정말 좋네요...1악장만...-.-;)
음악에서의 지배/피지배 계급구조라... 예전에 '모 홈페이지'에서 도랸님의 연주에 있어서 극좌파로부터 극우파까지 나눈 글 본 적이 있었는데, 매우 흥미롭더군요.. 근데 성부 뿐만 아니라 악기밸런스에서도 좌파적 우파적으로 갈릴 수 있을까요?
아아, 그건 너무 어려운 문제로군요... 다만 현악기군을 많이 중시하는 태도는 어쩐지 '19세기적'이란 느낌은 듭니다. 아니면 전체 음향이 얼마나 분리되었나를 기준으로 '전체주의적-개인주의적'이라 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이건 녹음도 작용하는데, 그래도 녹음은 지휘자와 엔지니어의 해석도 반영하니... 에궁~
우왓~ 어쩌다보니 엄청난 답글이..^^; 성부 또는 악기간 밸런스가 아니라 녹음의 영향과는 별개로 악기별로 분리의 정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군요~ 암튼 연주와 지휘의 세계는 나를 비롯한 범인의 포스를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엄청난 리플의 압박에 입만 떠억... ㅠ.ㅠ 역시 하수는 꼬리 내리고 깨갱! 줄핼랑~~~~~~~~~ 말러, 그냥 좋으면 안되나요? 어흐흑~~~~~(도저히 '분석' 이 안되고 있음! 들으면 홀까닥 할 뿐임.)
음... 개인적으로 시노폴리는 제가 그루베로바 광팬이라 수집한 4번밖에 없었는데 좋아하는 연주입니다. 위에 문제작으로 꼽힌 곡들 때문에 무지 땡기네여... ㅋ 숄티+시카고는 버드 팬이라면 외면하기 힘듭니다.
전 시노폴리 말러가 젤루 좋아요...ㅋㅋ....개인적인 취향차이지만.....^^
도랸님 말대로, 이후의 리플논쟁은 앞으론 당신과 나의 싸이에서...ㅋㅋㅋㅋ 밀덴부르크님, 무지 땡기시죠? 독특한(톡톡튀는??) 말러의 전형 시노폴리, 반드시 들어보시길요...!!^^ 그의 7번이 당혹스럽긴 저도 마찬가집니다... 그거 듣고나서 제정신으로 여운을 즐길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봐요...ㅎㅎ
그리구 적어도 오해라고 보는데, 전 첨부터 쿠벨릭이 나쁘다~!!라고 단정짓지는 않았어요... 제 말투가 그렇게 느껴졌다면 제 스스로 오류를 범한 것이 되겠군요...^^ 어떤 관점에선 이렇다, 저렇다~라고 말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는 않은 것도 사실이죠...ㅎㅎ 세상에 진리란 없다~!! 정말 그렇지 않은가요? 적어도...
우리가 말하는 '진리'라는 것은 결국, 내 마음 안에서 이루어지고 만들어지는 상징적 의미일텐데, 하물며 이게 좋다, 저게 좋다~라는 식의 논쟁은 말그대로 자기주장의 외부적 발현일 뿐이겠죠~! 자신의 가슴으로 느낀 다음에라야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말러도 결국은 남이아닌 내 마음속의 존재일 것이므로...ㅎㅎ
쿠벨릭 8번은 제가 들은 음반들 중에서 제일 좋았습니다. 솔티 8번이 왜 그렇게 인기가 있는지 모르겠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