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학(譜學)에 대한 상식
족보 제본에 내포된 의미
요즘 족보는 대개 호화판으로 양장제본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옛날 족보는 모두가 황색(黃色) 표지에 세 가닥으로 꼰 실로 책을 다섯 구멍을 뚫어 꿰맸다. 참고로 최초로 양장판 족보가 등장한 것은 1960년대 덕수 이씨와 창녕 성씨가 그 시초이다.
우선 옛날 족보를 보면 표지의 색깔을 모두 황색으로 했는데, 이는 흙을 상징한 것이란다.
족보가 선조들의 뿌리를 기록한 책이라는 점에서 볼 때, 인간은 자연(흙)으로 돌아간다는 뜻을 족보의 표지가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또 족보의 제본(제책) 방법은 삼강오륜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전통적인 기법으로 만든 모든 족보는 세가닥으로 꼬인 실로 책을 묶었는데 이는 삼강(三綱)을 상징했고, 책에 다섯 구멍을 뚫고 꿰맸는데 이는 오륜(五倫)을 상징했던 것이다.
항렬(行列)은 어떻게 정하나
항렬은 아무나 마음대로 정하는 것이 아니다. 문중에서 족보를 편찬할 때 일정한 대수(代數)의 항렬자와 그 사용법을 미리 정해 놓아 후손들이 이에 따르도록 하는 것이 관례화되어 있다. 이를테면 아버지 대는 이름의 윗 자에 항렬자를 쓰면 아들 대는 아랫 자로 순환 사용한다.
항렬자를 정하는 법칙 중 가장 보편적인 것으로는 5단위 오행(金, 水, 木, 火, 土)을 기준으로 반복 사용하는 것이 있다.
그 외 10단위(甲, 乙, 丙, 丁)의 천간(天干) 기준 반복법, 12단위(子丑寅卯)의 지지(地支) 기준 반복법 등이 있으며, 특별한 문구(元亨利貞)의 글자를 반복 사용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 외에 성씨에 따라서는 극히 드문 예이지만, 한산 이씨처럼 2단위 (水, 木) 기준 반복법을 쓰거나 오행(五行)이나 천간(天干), 또는 지지(地支)의 글자를 그대로는 쓰지 않고, 그 글자의 변이나 획이 들어 있는 한자를 쓰되 대수에 따라 이름자의 윗자와 아랫자를 순차적으로 교대해서 쓰는 문중도 있다.
이 외도 한자의 획수를 오행(金, 水, 木, 火, 土)으로 계산하는 방식도 있다.
즉 한자의 1획과 6획은 수(水), 2획과 7획은 화(火), 4획과 9획은 금(金), 5획과 10획은 토(土)이고, 만일 획수가 10획을 초과할 때는 10획을 제한 끝 숫자만 가지고 따진다. 그리고 복성(複姓 : 남궁, 선우, 황보 등과 같은 두 글자의 성)의 경우에는 이름자를 대개 외자로 쓰므로 항렬자를 따로 정하지 않고 오행이나 간지의 변을 순차적으로 반복해서 쓰는 문중도 있다.
상당히 복잡한 것 같지만 특별히 신경을 쓸일이 아니고 상식적으로 알아만 두어도 된다. 왜냐하면 우리 문중 역시 지난번족보 수보 때 30세(世)까지 이미 정해 놓았기 때문에 다음 수보 때 또 정하면 된다. 다만 누군가 후손 중에 보학(譜學)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만 앞으로 이 모든 것을 계승해 나갈 수가 있을 것이다.
족 보(族譜)
1. 족보의 기원
족보(族譜)는 다른 말로 보첩(譜牒)이라고도 하며 그 효시는 중국의 6조(六朝) 시대에 왕실의 계통을 기록한 것이 처음이며 우리나라는 고려 왕실의 계통을 기록한 것으로 18대왕 의종(毅宗)때 김관의가 지은 왕대종록(王代宗錄)이 그 효시라고 할 수 있다.
체계적인 족보의 형태를 갖춘 것은 조선 성종(成宗)때(1476) 부터이며, 이때 안동권씨 성화보 (安東權氏成化譜)가 처음 발간되었다. 혈족(血族) 전부를 망라한 족보는 조선 명종(明宗)때 편찬된 문화유씨보(文化柳氏譜)로 알려졌으며 지금까지 전해온다.
1. 족보의 종류
대동보(大同譜)
같은 시조(始祖)아래 중시조 마다 각각 다른 본관(本貫)을 가지고 있는 씨족 간에 종합 편찬된 족보이다. 다시 말해서 본관은 서로 다르지만, 시조가 같은 여러 종족이 함께 통합해서 편찬한 보책을 말한다.
족보(族譜)
관향(貫鄕)을 단위로 하여 같은 씨족의 세계(世系)를 수록한 보첩으로, 한 가문의 역사를 표시하고 한 씨족의 계통도와 사적(事蹟)을 기록한 보첩이다.
세보(世譜)
두 개파 이상의 종파가 합하여 합보로 편찬한 보첩이다.
파보(派譜)
시조로부터 시작하여 어느 한 파(派)만의 계보와 사적(事蹟)을 기록하여 편찬한 보첩
가승보(家乘譜)
본인을 중심으로 시조로부터 시작하여 자기의 직계존속(直系尊屬 : 자기의 윗대)과, 비속(卑屬 : 자기의 아랫대)에 이르기까지 이름자와 사적(事蹟)을 기록한 것으로 보첩편찬의 기본이 되는 문헌이다.
계보(系譜)
한 가문의 혈통 관계를 표시하기 위하여 이름을 계통적으로 나타내는 도표로서, 한 씨족 전체가 수록되었거나 어느 한 부분이 수록된 것이다.
가첩(家牒)
편찬된 내용이나 표현이 아니라 집안에 소장되어 있는 모든 보첩을 말 한다
만성보(萬姓譜)
만성대동보(萬姓大同譜)라고도 하며, 모든 성씨의 족보에서 큰 줄기를 추려 내어 집성(集成)한 책으로 족보의 사전(辭典) 구실을 하는 것이다.
2. 족보 용어
시조(始祖)
제일 처음의 선조로서 첫 번째 조상
비조(鼻祖)
비조는 시조 이전의 선계조상(先系祖上) 중 가장 높은 사람을 말한다.
중시조(中始祖)
시조 이하에서, 쇠퇴한 가문을 일으켜 세운 조상으로서, 모든 종중(宗中)의 공론에 따라 추대된 조상
세(世)와 대(代)
시조를 1세(世)로 하여 아래로 내려갈 경우에는 세(世)라 하고, 자신을 빼고 아버지를 1대(代)로 하여 올라가며 계산하는 것을 대(代)라 한다.
자(字)와 호(號)
지금은 이름을 하나로 부르지만 옛날에는 여러 가지로 불렀는데, 어렸을 때 부르는 이름을 아명(兒名)이라 하고, 20세가 되어 성인이 되면 다시 관명(자)을 지어주었다. 호(號)는 낮은 사람이나 또는 허물없이 부르기 위하여 별도로 지어 불렀다
함(銜)과 휘(諱)
살아 계신 분의 이름을 높여서 부를 때 함자(銜字) 라고 하며 극존칭으로서 존함이라고 한다. 그리고 돌아가신 분에 대하여는 휘자(諱字)라고 하며, 여기에는 이름자 사이에 자(字)를 넣어서 부르거나 글자 뜻을 풀어서 말하는 것이 예의이다
항렬(行列)
항렬이란 같은 혈족사이에 세계(世系)의 위치를 분명히 하기 위한 문중의 법이며, 항렬자란 이름자 중에 한 글자를 공통적으로 사용하여 같은 혈족 같은 세대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돌림자라고도 한다.
항렬은 가문과, 파(派)마다 각기 다르게 적용하나 대략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정한다.
※ 십간(十干) 순으로 쓰는 경우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
※ 십이지(十二支)순으로 쓰는 경우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
※ 오행상생법(五行相生法)으로 쓰는 경우
금(金). 수(水). 목(木). 화(火). 토(土)의 변을 사용하여 순서적으로 쓰는 경우인데, 이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출처] 보학(譜學)에 대한 상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