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들을 위해 여러 강좌를 개설해 주는 우밴유에 감사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난해 무료 기타강좌에 참가했다가 느낀 점과 실망했던 점을
올해는 반복되지 않기를 부탁드리며 글을 씁니다.
기타 개인 레슨도 시작했다가 2회 레슨받고 실망하여 그만뒀죠.
먼저, 기타 강좌에 '기타 없이 와도 된다'고 모집해선 안될 것 같아요.
기타 교실에서 기타가 없으면 어떻게 배울까? 궁금했지만 '괜찮다'는 강사의 말에
경험적인 대안이 있나보다 생각하며, 그냥 가려다가 혹시 하는 마음에 기타를 챙겨 참여를 했습니다.
첫 날 12명이 왔는데 기타 가져 온 사람은 2명, 강사 기타까지 합쳐서 3개.
첫 시간은 강사 약력, 우밴유 소개, ... 모두 기대에 찬 눈빛이 분위기도 꽤 뜨거웠던 기억입니다.
문제는, 그 '기타 없이 와도 된다'는 것부터 였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보다 기타가 필요한 걸 알고 있었던 강사가, 무슨 이유로 '괜찮다'며
모이는 인원 수에 초점을 두었는지 의아했습니다.
아시겠지만, 기악은 기초이론과 전공이론까지 몇 학기 공부하는 학교가 아닌 이상
실전 취미 레슨에서 당연히 악기가 있어야 수업이 진행됩니다.
그런데 신청문의시, '기타 없어도 된다'는 강사의 말만 믿고 빈손으로 온 사람들은
정작 기타가 없으니 3~4명, 심한 경우 5명이 기타 1개로 돌아가며 튕겨보는 동안
다른 사람은 멀뚱히 앉아 한 번씩 돌아가도 한 두 시간 금방 지나갑니다.
이게 뭐야... 하는 표정도 있었지만 '공짜'라는 것때문에
말도 못하고 위안 삼으며 인사하고 돌아가더군요.
처음이라 그런가? 해서 두 번을 더 가보았습니다.
변함없는 순서, 진행, 수업 같지도 않은 수업...
차라리 유투브가 백번 나았습니다.
차라리 최소한 비용을 받고 이왕 참여한 시간, 뭘 한 가지라도
배우고 돌아갈 수 있는 강좌를 열어 주는 게 학생들을 위한 일이지...
공짜 레슨이라고 아무런 교재나 기본 교육 계획도 없이
강사의 기분에 따라 무질서한 수업을 해도 괜찮다는 의미는 아니지 않나 싶었습니다.
솔직히, 강사가 약간의 스타의식을 갖는 느낌도 있었는데, 만약 그게 아니라
한인 유학생들의 힘든 유학생활에 활력과 의미를 주고 싶은 순수한 마음이라면
가르치는 사람의 태도와 준비가 매우 아쉬웠습니다.
조금 직설적으로 말하면, 개인레슨 유도하기 위한 전초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 들었습니다. 이 부분, 저의 오해라면 사과합니다.
어쨌든 워낙 초보자들만 급조된 클래스인 만큼
개인레슨을 받으면 다르지 않을까 기대하며 개인레슨 신청을 했죠.
ㅜㅜ
돈 보다, 시간내기가 더 어려웠던 우리...
개인레슨 역시 가르칠 계획과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수업이라 이름 붙이기도 민망한 수업에 정말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두번 하고 너무 실망스러워 가지 않았던 날
다녀 온 친구 말이, '오늘 돈 굳은 줄 알라' 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 분, 나이에 비해 기타를 잘 치시는 분인 것 인정합니다.
하지만 기타를 잘 치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은 정말 차이가 크죠.
아니, 잘 가르친다 못 가르친다 판단은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으므로 차제하고...
아무리 무료강의라도 최소한의 수업준비와 지도계획(기간, 순서)은 있어야 하고
성의를 좀 가져주었으면 하는 마음 진짜 굴뚝같았지만 참았습니다.
안 배우면 그만이고, 한국간다기에 더이상 말하지 않았죠.
만약 그대로 계속 우밴유에서 했다면 꼭 본인에게 말을 했을 것입니다.
우밴유를 위해서나 참가 유학생을 위해서 또 강사 자기자신을 위해서도
그런 태도로 가르치는 건, 바르지 않고 예의가 아니니까요.
두 번째 문제는, 모집 정원이나 첫 참가자와 기존 참가자들을 구분하지 않으니
열 번을 가도 매주 처음에 했던 오리엔테이션만 계속 반복하는 구조였죠,
"정말 기타를 꼭 배울 사람은 개인 레슨을 받으러 오라" 유도하는 그 이상 의미는 없었습니다.
강사로 나선 친구도 은근 그 이야기 흘리더군요.
우밴유 거론하며 "싸게 해 준다.... 누구는 개인레슨 두 달만에 이 정도 실력이다" 영상을 보여 주는 등...
배우러 가는 나의 시간도 돈인데.무료강좌를 빙자한 호객행위라 해도 과언이 아닌...
무료 강좌라도 최소한 처음 참가한 사람과 기존 참가자와의 구분...
즉, 매월 첫번째 월요일은 첫 참가자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겸한 수업...
두 번째 월요일은 기존 참가자를 위한 본수업 ..... 하는 식의 기본 교육일정은 세우고 진행해야 한다는 거죠.
이런 구분이 없으니 몇 번을 참가해도 첫 시간과 같은 내용일 수 밖에 없고 .....
그럼에도 후기는 마치 뭔가 대단한 성과가 있는 듯 포장되어 올라 오는 걸 보면서
명목뿐인 무료 강좌를 진행하는 우밴유의 진의마저 의심스러워지려 했습니다.
친목 모임이라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기타 무료강좌'라는 타이틀을 내 건만큼,
기타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의 기대가 조금이라도 반영된 친목모임이면 더욱 좋지 않을까 합니다.
다시 무료 기타강좌가 시작된다니 반갑기도 하고
무료 강의라고 해서 '무준비 무계획 무성의'한 강의가 아니라
적어도 '고맙다'는 마음이 드는 강좌이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 합니다.
첫댓글 한달 정도의 스케쥴이 정해져있지 않으면 어떠한 수업이든 의미가 없을지도 몰라요. 무엇을 배우든 간에 순서와 거쳐야 할 단계가 있는데
이런것을 무시한체 막무간에 가르치려고 하는 수업이 있다면 시간만 허비하게 되죠.
뭐 무료, 공유라는 의도는 좋지만 ...
그런것 같네요.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나요. 돈 주고 배우는게 속편할지도 모릅니다. 투자한 돈 아까워서 배울려는 의지도 더생기게 되고..
무엇이든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만큼 얻어진다는 말이 정답인듯 합니다.
정말 우밴유에선 님께 고마워 해야 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글을 쓰셨는데 이번에도 성의 없이 똑같은 코스를 밟게 해선 안되겠죠.
같은생각.....ㅎㅎ 전 두달개인강습받았는데..그분한테.....결국....수강료도 미리다내고... 점점 무성의해지시더라구요.... 암튼..전그랫다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