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문(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45-1)
저자 : 에리히 레마르크 / 역자 : 홍경호 / 출판사 : 범우사
반나치스에 섰다는 이유로 파리로 망명한 의사 라비크에게 있어
인간은 그저 고기덩이에 불과 할 뿐,
망명과 연인의 죽음으로 인해 지극히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은
냉정한 사람으로 묘사되지만 그래서 연민과 동정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환자를 치료하던 중 불법 체류가 드러나 추방 다시 3개월 후 파리로 귀환,
연인과의 또다른 이별, 연인을 죽게한 게쉬타포를 살해하는 복수극,
마지막 수용소로 끌려 가면서 담배조차도 떨어져 씁쓸해 하던 표정이 그려지는 책이다.
"주위는 너무 어두워서 개선문조차 볼 수 없었다."
이 대사가 마지막이었지. 아마...
살아간다는 것은, 가장 절망적인 바닥을 경험할때,
가장 빛나는 생의 아름다움을 갈구하는 것에 다름아님을 말해준다고나 할까..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쓸리는 인간의 허약함을 이 책만큼 절실하게 표현한 책도 없지 싶다.
<개선문>은 레마르크의 망명 문학 중에서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제2차 대전의 전운이
감도는 파리 하늘 밑의 거대한 개선문을 배경으로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쫓기는 인간상들의
절망적인 몸부림 그런 가운데에서도 독일 망명객인 외과의사 라비크와 혼혈녀 조앙 마두와
의 기구한 만남과 사랑, 생명과 애정의 이중주가 작품 속에서 선명하게 울린다.
소재의 우수성과 아울러 레마르크가 소설가로서 완벽에 가까울 만큼 성숙했음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로써 그는 다시금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레마르크는,
1898년 서부 독일 베스트팔렌 오스나부뤼케 시 출생,사범학교 재학 중
18세 나이로 제1차 세계대전에 출정,그후 국민학교 교사 상점원을 거쳐 무명 저널리스트로
스포츠 소설과 사회 소설을 씀.1929년 참전 체험을 바탕으로 전쟁을 통한 세대의 파괴를
감상이나 내적의식을 배제한 신즉물주의수법으로 그린 처녀작 서부전선 이상 없다를 발표
일약 세계적인 작가가 됨. 반전작가로 나찌스가 정권을 잡게 되자 스위스로 갔다가
미국으로 망명하여 시민권을 얻음. 그 후 헤밍웨이 등에게 영향을 끼치며 세전우 이웃을
사랑하라 생명의 불꽃 종착역, 리스본의 밤 등 나찌 정권 시대를 배경으로 압제받는 대중의
고뇌를 그려 많은 갈채를 받음
레마르크의 '개선문'은 제2차 세계대전의 암울한 전운이 감도는 파리의 개선문을 배경으로
전쟁의 공포속 게쉬타포를 피해 프랑스로 탈출한 외과의사 라빅의 망명생활과 그의 비극적
사랑, 그리고 게쉬타포에 대한 복수 등을 그리고 있는 '개선문'은 불행한 시대를 가늠하게
해주는 한 개인의 절망적 삶과 허무를 가슴 아프게 전하고 있습니다.
<개선문>(Arc de Triomphe)은 레마르크의 작품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며
<너의 이웃을 사랑하라>의 후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나찌의 강제 수용소를 탈출하여 파리에 불법입국한 40대의 외과 의사 라빅입니다.
라빅이란, 옛날에 베를린의 유명한 종합병원에서 외과 과장으로 명성을 날리던
루드비히 프레젠부르크의 가명이지요.망명자인 라빅은 한 개인 병원에 고용되어, 마취된
환자가 잠들어 있는 사이에 나타나서 수술을 하고는, 환자가 깨기 전에 사라지는 유령 외과
의사이며, 고급 유곽의 창녀들을 검진하는 일도 대신 맡아 하면서 숨어사는 고단한 망명자
입니다. 그에게 인간이란 메스 아래 누워 있는 하나의 육체로밖엔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찰나적이고 시니컬한 인생관의 밑바닥에는, 20여 년 전에 전쟁에서 입은 영혼의
상처가 얼어붙어 있습니다. 이 허무적인 상처의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는 것은,
게쉬타포의 지하실에서 그를 고문하고, 애인 시빌을 참혹하게 다루어 죽게 만든
하아케에 대한 복수심이 그나마 고단한 삶을 버티게 하는 끔이었는데, 조앙 마두를
만나면서 필영적이면서 이외?의 길로 빠져듭니다..
라빅은 그녀를 사랑하면서도 방황하는 그녀의 영혼에서 안식의 자리를 찾지 못합니다.
책속에서
"아무 생각도 하지마. 그리고 아무것도 묻지 말고.
저기 가로등의 불빛과 갖가지 빛깔의 네온이 보이지? 우리는 죽어가는 시대에 살고 있는
거야. 그리고 이 도시는 생활이 무서워서 떨고 있지. 우리들은 모든 것에서 격리되어 있어,
우리에겐 이제 우리의 마음밖에 남은 것이 없어.
나는 달세계에 갔다가 방금 돌아왔어. 돌아와 보니 당신이 그대로 있더군.
당신은 생명이야. 이젠 아무것도 묻지 말아줘. 천가지의 질문보다도,
당신의 머리카락이 더 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지.
지금 우리들 앞에는 밤이 있어 아침이 떠들썩 하게 창문을 두들릴때까지의 서너시간,
그러나 그것은 영원이야. 인간이 서로 사랑한다는 것, 이것이 전부야. 기적이며,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자명한 것이지. 그것을 나는 오늘, 밤의 어둠이 꽃피는 수풀 속에서 녹아
없어지고 바람이 딸기 냄새를 풍길때, 그것을 느꼈어.
사랑이 없다면, 인간은 휴가 중인 죽은 사람에 지나지 않지.
두어가지의 약속 날짜와 우연한 이름 하나밖에 적혀 있지 않은 종이 쪽지와 같아.
그렇다면 차라리 죽는 편이 낫지! "
이 책의 주인공 라빅은 그 시대의 독일인으로 인생에 대해 별다른 고민이 없었던
중산층으로, 우연치 않은 인정을 베품으로 인해, 나찌의 처절한 공포정치를 경험하고 부터,
인생의 본질을 생각하는 시니컬한(비판적인) 직관을 가지게 되었다.
라빅의 이 직관은 상당부분 아직도 허울에 쌓여있는 현재의 인생들과 사건에 대하여
유효하다. 젊은 시절에 이러한 시니컬한 직관은 조금 지나친 감이 있으나,
아무런 생각없이 사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허상과 본질에 대한 그의 평가가
너무 직설적이고, 유익하다. / 이상은 교보서적에서 옮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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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마루 렌맨님의 글을 보면서 생각나기에 올려 봅니다..
데낄라,...를 마셨다고,...
멋있는 술이름에 꼭 마셔보고 싶은 술이었지요,..ㅎㅎ...칼바도스,..
개선문의 의사 라비크가 즐겨 마시던 술, 망명자가 마시기에 비싸지 않으면서
술맛을 온전히 느끼게 하는 술,...고백하지만 아직 이 술 못 마셔봤어요..ㅎㅎ
그 당시 소설은 그저 로맨틱해야 하고 수필 또한 미래지향적?인 것으로,..
정형화?된 것으로 만 대하다가 개선문을 만나게 되었지요...전혀 문장이 감상적이지도
아름다운것들을 나열한 것도 없는 카키톤의 어둡기 까지한 전쟁통의 유럽감옥을 묘사한
이 소설을 읽고는 한참 가슴이 아렸던 기억에 지금 새로 마음이 아립니다..ㅎㅎ
아직도 내게 남아 있는 이런 감상들이 어쩌면 자신을 더 유치하게 만든다는 것은 알지만
다행스럽게 여기는 것 또한 은근히 웃으워집니다...
새로이 기억을 불러내어 감상문 쓰기에는 역부족,..-,.-+(코피?..ㅎㅎ)
우리 뜨락님들, 거의 다 읽어 보셨을 것 같지만 절절하던 '라빅'의 삶을 다시 기억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일요일입니다..
가을에 다시 읽어 보고 싶은 책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한 권의 책,....
그리고 더불어 생각나는 음악(찾기는 쉬운데 옮기기에,..ㅎㅎ) -데먄-
고엽 / 이브 몽땅
첫댓글 음악을 좀 더 들으면서... 뎀언니 분홍색 잠옷 차림에 미소 짓게됩니다. 가을...그리고 주말이면 그저 밖으로만 나가고싶어 몸살이 나니 이것도 병입니다.^^
저에게는 증오나 전쟁의 이미지보다는 사랑의 이야기로 기억되어 있는 소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