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保導)’라는 낱말을 보면서 혹시나 하고
‘보도연맹(保導聯盟)’을 찾았지만 없습니다.
분명한 우리 역사의 아프고 슬프고 부끄러운 한 단면이었던
보도연맹이 사전에서 누락(漏落)되어 있다는 것이
괜히 속이 상해서 인터넷에 들어가 보도연맹 항목을 찾아보았습니다.
정식 명칭은 국민보도연맹,
이 단체는 국가보안법의 구체적인 운용책의 하나로
국가보안법에 저촉된 자 또는 전향자로 분류된 인사들을
이 단체에 빠짐없이 가입하도록 규정해 놓았으며,
그들에 대한 회유와 통제를 쉽게 하도록 했음,
1949년말까지 이 단체의 가입자 수는 약 30만 명에 달했으며,
서울에 1만 9,800명이었음,
1949~50년 이들은 당시 좌익세력을 와해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6·25전쟁이 일어나자]
일부 위장전향자들과 북한에 동조할 가능성이 있는 세력을 뿌리뽑는다는
정부방침에 의해 무차별 검속과 즉결처분이 실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때의 실상은 공개된 것이 없음,
이 정도만 되어도 당시의 사정이 어떠했는지를 조금은 엿볼 수 있는데
이념 때문에 사람을 무차별 살상한 그 일이 일어난 것이
바로 우리 코앞의 과거사라는 사실,
그리고 그렇게 죽어간 이들 가운데 억울한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으며
그들의 가족들은 지금까지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숨어 살다시피 하면서 오늘까지 왔다는 사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울산에서 보도연맹 희생자가 억울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과거사의 한 단면,
내가 살고 있는 충북 지역에서만도 수천 명이 희생되었다고 하지만
아직 그 유해의 발굴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가족들의 피해와 그에 대한 보상에 관한 정상적인 논의도 없다는 것이
또한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
풀고 맺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따금 내가 들르는 청주 바로 옆의 분터골이라고 하는
청주지역의 보도연맹원을 학살했고
수백 구의 유해가 발굴된 현장이 있는데
오늘이 마침 기독교의 부활절
갖가지 어둡고 습하며 무거운 소식들이 가득한 시대를 지나며
부활의 의미가 무엇인지까지를 다시 헤아리는데
나 살아가는 현장에서 종교적 부활과 역사적 현실의 함수관계가 무엇인지를
오늘 또 하루 생각하며 살아야겠다고 입속말을 하며
자리를 털고 일어섭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