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1장~5장

[케이요]

붕괴/ 애덤 투즈 지음

1부 폭풍 전야

1장 잘못된 위기

- 레이건~조지 부시대통령까지의 재정적자를 클린턴 정부에서 흑자로 전환시키면, 다시 부시 정권에서 1조 35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힐 수 있는 조세 감면 조치를 단행한다. (닷컴버블과 선거잡음 막음용)

- 2001년 9.11 사건 이후 부시 행정부는 국방비 및 안보 관련 지출을 크게 늘렸다. 2008년까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투입된 예산은 최소 9040억 달러에서 최대 3조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 클린턴 정부가 만든 864억 달러의 재정 흑자가 2004년 기록적인 5680억 달러라는 적자로 전환됨.

- 부시 행정부의 적자는 대부분 해외 투자자들의 채권 매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 받아 유지되고 있었다. 

- 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미국 경제는 채권시장의 압력에 더욱 취약하게 되었다. 해외투자자들이 어느 날 채권 매입을 중단하면 자금 흐름이 갑자기 중단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금융 공포의 균형이 주는 위안

- 중국은 2001년 12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미국의 경쟁자로 떠오를 만큼 괄목할 성장을 하지만, 완전한 시장개방을 하지 않은 채, 국내외로 들고나는 자금의 흐름을 엄격히 통제했다.

- 1994년부터 달러 페그 환율제도를 도입할 때 위안화의 가치를 평가절하 상태가 되도록 했고, 중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2000년 830억 달러에서 2009년 227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 중국 위안화의 가치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 중국 중앙은행은 지속적으로 달러를 사들이고 위안화를 매도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 위안화를 계속 찍어내야 하는데, 중국인민은행은 시중에 풀린 통화를 효과적으로 줄이고자 중국 내 모든 은행에 예비 준비 자산을 대규모로 확보하도록 했다.

- 미국 등 수입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대규모로 누적되는 글로벌 불균형 상황에서 흑자를 보는 국가들의 이른바 국부펀드는 자본의 거대한 저장소 역할을 했다. 2007년 신흥시장국가들의 국부펀드에는 최소한 2조 달러의 자금이 모여 있으며 이들 국가의 중앙은행들에도 수조 달러에 달하는 예비 자금이 비축되어 있다고 한다. 만일 투자자들이 투자를 중단하면 미국은 달러 가치의 급격한 하락과 금리 인상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진퇴양난에 빠진 미국의 재정 적자

- 이런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분명한 해결책은 재정지출 통제였다. 연방 재정 적자를 줄이고 국내수요를 억누르며, 중국의 상품과 돈의 유입을 줄이자는 것이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 2000년대 초반 중국이 WTO의 합의들을 위반하는 환율조작국임을 고발하고 2005년 7월, 미국 경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은 위안화의 점진적 통화절상을 허가했지만. 아주 더디게 23퍼센트 절상.

2장 서브프라임

- 2000년대초반부터 미국 경제는 막대한 재정 적자와 계속된 부동산 가격 상승을 통해 경기 부양을 하고 있었는데,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수천 수만의 가계가 제대로 채무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었다. 주택 가격 동향을 금융위기와 결부한 건 다름 아닌 모기지 관련 채무였다.

- 1990년대와 2007년의 위기가 시작될 무렵 미국의 주택 관련 금융은 4단계의 변화 과정을 통해 대단히 역동적이면서 불안정한 요소로 뒤바뀌었다. (4단계 변화란 모기지의 증권화, 은행의 성장을 위한 고수익고위험 전략화, 새로운 재원의 유통, 마지막으로 국제화)

모기지 상품의 증권화가 미국 경제에 끼친 파장

- 1930년대 이후 미국의 주택금융은 일반 시중은행, 일반적인 저축과 대출 업무를 주로 하는 각 지방의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하며, 장기고정금리대출이었다.

- 1960년대 후반에는 주택구입 시, 30년 고정금리로 대출하고, 계약금은 전체 주택 가격의 5퍼센트 이내로.

- 브레턴우즈 시대 이후 고정금리로 장기 모기지를 통해 집을 사는 사람들은 횡재요, 은행들은 재앙의 상황-- 1980년대 초반 대략 4000여개의 저축은행이 파산 상태에 이르렀다.

- 기존의 일반 저축은행들이 무너지고 난 후 정부보증기관(GSE)이 미국의 모기지시스템을 지탱해주었다.

(패니메이, 지니메이, 프레디맥)

- 20세기말,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모두 합쳐 미국 전체 모기지 시장의 50퍼센트 이상을 지원했다.

- GSE는 정부가 정한 기준에 맞춰 사업을 진행했지만 수익 최우선의 민간 대출기관은 묻지마 대출 진행

- GSE의 사업모델은 1930년대 시작 당시 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과 모기지 사업 자체가 근본적으로 분리.

- 1970년대부터 불안정한 금리와 이로 인해 미국형 모기지 사업 모델에 좋지 않은 영향이 이어지면서 GSE는 투자은행과 손잡고 대출상품의 증권화를 시작했다. 1970년에 지니메이가 처음 증권화를 시작했다.

- 1980년대부터 GSE는 투자은행과 손잡고 이체 방식의 모기지담보부증권(MBS)는 물론, 혼합형 모기지담보부증권(CMO)도 발행했는데, CMO는 MBS 풀을 분할해서 각각의 위험 등급에 따라 발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소위 구조화금융이 시작되었다.

- 1990년대에 미국의 모기지는 최소한 다섯 개 이상의 기관이나 회사들을 거쳐 투자자에게 판매되었다. (발행사, 대출상품군을 취급하는 도매금융, 신용평가사, GSE, 그리고 이자 수익 운용사업자).

- 그 기관들에게 중요한 것은 거래량과 수수료였지 그 품질유지와 적절한 과정은 관심 밖이었다.

- 2000대 초반 서브프라임 상품이 크게 호황을 누리자 사업은 변하고 증권화가 대세를 이뤘다.

- 이들 주요 사업 모델은 상품을 분할해 위험을 분산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직접 많은 양의 증권을 떠안으며 기존의 모든 사업 단계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었다. 분리가 아닌 통합을 바탕으로 했고 결국 전체 시스템을 무너트렸다.

“새로운 월스트리트”의 출현과 진화

- 국내외 금융규제가 철폐되면서 투자은행이 크게 성장하고, 1975년 주식거래 시 중개인 고정 수수료가 폐지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다.

- 1980년대에 금리가 내려가고 채권의 장기 호황과 함께 보통주에 반대되는 개념인 확정이자부증권 즉 채권 거래가 중요한 업무가 되었다. 정크 본드(고수익 회사채권 시장), 스와프, 신용부도스와프(CDS)가 개발

- 투자은행들은 점차적으로 자체적인 거래 활동도 늘렸고, 레버리지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거래 규모가 늘어나면서 예치금이 없는 투자은행들은 자금문제에 부딪치고 단기금융투자신탁회사(MMF)를 선택했다.

- 1970년대부터 세계적 억만장자 수가 급증하고 1조 달러에 육박하는 현금이 안전한 투자처를 찾고있었다.

- 1980년대까지 투자은행들은 원래 파트너십으로 시작되었지만 엄청난 규모의 거래 활동을 하고 다양한 파생상품들을 취급하면서 주식을 발행하고 이제 주식을 공개 상장한다(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 1980년대 투자은행들은 자산 시장이 호황을 맞자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 되었다. 그러나

- 1994년 멕시코, 1998년 러시아, 1998년 닷컴버블, 미국의 에너지 회사 엔론에서의 회계 부정 사건 발생으로 20여년간 극적인 성장을 한 월스트리트는 정치적 반발과 규제에 직면하고, 차세대 시장을 찾아야했다.

- 예치금과 모기지사업까지 빼앗긴 일반 시중은행들은 1990년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우면서 새로운 사업 모델도 찾아 나섰다.

- 1999년 클린턴 행정부는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1930년대의 은행 규제법을 완전히 폐지했다. 컨트리와이드가 사업영역을 모기지 상품의 발행에서 증권화까지 확대했다면 씨티그룹 같은 대형 은행은 MBS의 발행과 증권화, 판매, 관리와 거래까지 모든 단계를 맡아서 하는 금융기관이 되었다.  2000년대에 이르자 민간 모기지 증권화에 집중된 이런 각 금융기관들의 전략들은 완전히 제자리를 잡았다.

- 닷컴버블이 붕괴되고, 9.11테러 사건이 일어나자 연준이 금리를 1퍼센트까지 내리자 신규담보대출 급증

- 1990년대의 GSE 중심 사업모델이 지고, 민간업체들은 적격대출의 기준을 완화해 자체 개발한 비정상적 대출도 허용했다.(서브프라임, 알트-A, 점보론) 고무된 투자은행들은 부채담보부증권(CDO) 사업을 크게 확대

금융위기의 핵심에 자리한 치명적 구조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에는 어떤 이유가 있었나?

- 1990년대 신흥시장국가의 경제발전은 무역수지 흑자와 1994~1998년에 발생한 경제위기가 반복되는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바로 정리해 사용할 수 있는 준비 자산을 필요로 했는데, 2000년대 초반 중국과 다른 신흥국가들은 세계적으로 가장 안전한 미국 재무부 발행 채권과 GSE에서 발행한 기관 채권을 사들였다. 그 틈을 금융공학이 비집고 들어갔다..

- 투자은행들의 전체 사업 모델은 도매금융 자금조달 방식을 바탕으로 하며, 가장 융통성 있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환매조건부채권(Repo)이다. 2000년대 뉴욕의 Repo 시장에 올라온 담보물은 하루에 수조달러에 이름

- 2007년 회계연도 말에 리먼브러더스의 6910억 달러에 달하는 대차대조표 중 50퍼센트,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 모건스탠리의 경우는 약 40퍼센트가 Repo를 통해 조달된 자금이었다.

만일 이런 투자은행 중 한 곳이라도 Repo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없었다면 MBS 사업뿐만 아니라 파생상품과 금리 및 통화 스와프를 포함한 대차대조표 전체가 함께 무너지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호황, 투기세력의 확산

- 1999~2003년 미국에서 새로 판매된 모기지 상품의 70퍼센트는 여전히 GSE가 보장하는 전통적 상품이었다.

- 2006년에는 새로 계약된 모기지의 70퍼센트가 서브프라임 상품 또는 민간 발행 MBS에 의해 대출이었다. -- 2005년과 2006년 두 해 동안 1조 달러 가량의 비전통적 모기지상품이 판매(2001년의 1000억 달러의 10배)

-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신생업체 컨트리와이드, 리먼브라더스는 월스트리트에서 수위를 다투는 업체가 되었지만 실상은 이렇게 신용등급이 낮은 대출을 긁어 모아 이루어낸 것이다.

- 모기지 채무는 늘어가고, 상품의 질이 떨어질수록 수익은 올라간다는 것이다. 기관의 탐욕과, 정부의 장려로 상당수 모기지 차입자들이 희생되었지만, 주택소유자들 또한 투기적이었다. 이제 부동산 투기는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재산 증식 방법이 되어 있었다.

- 2005년 잭슬홀에서 ‘금융 발전은 세계를 더 위험에 빠트리고 있는가’ 라고 라구람 라잔은 경고했지만 보수주의 전문가 및 관계 당국의 누구도 이런 호화의 분위기를 진정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 1999년 금융규제 완화와 Repo 거래는 부동산 그림자 금융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

- 2004년부터 2006년 6월까지 17차례에 걸쳐 아주 조금씩 1퍼센트에서 5.25퍼센트까지 금리를 인상한다. 그러나 장기금리는 연준이 정한 단기금리보다 떨어졌다. 위기의 징후다.

- 2006년 8월과 2009년 8월 사이에 7380억 달러에 달하는 모기지 상품이 ‘지불 충격’을 맞는다. 살고 있던 집을 잃고 수천 개의 MBS가 지불정지 되며, 보험을 든 사람만 부자가 되었다.

3장 북미-유럽 중심의 금융 문제

미국 모기지 시장에 진출한 유럽의 은행들

- 실질적으로 미국 주택의 상당수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외국인이었다. 2008년에는 모든 증권화된 모기지 대출의 4분의1이 해외 투자자들의 소유였다.

-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MBS 자산 5조4000억 달러 중 1조7000억 달러를 해외에서 증권을 매각하는 방식을 통해 조달했다. 중국은 이런 공공기관 채권의 최대 해외 투자자(규모는 약 5000~6000억 달러)

- 패니메이나 프레디맥이 보증해주지 않는 비적격 고위험 MBS의 약 29퍼센트는 유럽 투자자들의 소유였다.

- 유럽 보증 업체들 중에서 독일 금융기관들이 특히 두드러졌고, 도이치은행, 드레스너은행, 소규모 주립 지방은행들이었다. (작센금융그룹, 베스트LB, 뒤셀도르프IKB)

유럽 은행들은 어떻게 그렇게 막대한 규모의 미국산 모기지 상품을 보유했을까?

- 미국에 대해 유럽연합의 경상수지 흑자는 중국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았고, 자신의 화폐를 달러화에 페그시키지 않았고, 통화 안정을 위해 해외 자산을 비축하는 유럽연합 산하기관도 없었다.

유럽 은행들의 사업은 달러를 빌려와 다시 필요한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방식이었다. 미국과 유럽 사이의 자금 흐름은 둘 사이의 무역관계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금융순환체계를 이루고 있었다.

- 유럽 은행들은 미국 전역에 자사의 지점을 두지 않았다. 월스트리트 한 곳에서만 달러를 빌리면 미국 전역에 있는 모기지 상품을 확보하기 위한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ABCP conduits(은행이 만든 기업어음 관리 목적의 페이퍼 컴퍼니로 기업어음의 자산과 부채를 따로 분리하여 관리한다.)이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증권화된 자산을 하나로 묶어 관리했다. 이 증권들을 담보로 다시 단기어음이 발행되었고 미국의 투자신탁회사들이 이 어음을 사들였다. 2008년 1조 달러, 즉 미국의 프라임 비정부 MMF 자금의 절반가량이 유럽의 은행들과 관련 업체들이 발행한 채권과 어음에 투자되었다. 뉴욕에 있는 해외 은행의 지점을 통해 미국 밖으로 유출되어 유럽 은행 본사로 옮겨졌고 그곳에 다시 투자 명목으로 미국으로 돌아왔다.

모험에 뛰어든 유럽의 금융업체들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브레턴우즈 화폐시스템은 투기자본의 흐름을 제한했지만, 영국의 경우 1950년대부터 정부의 묵인하에 시티만 금융 중심지로 발전하며 이런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영국, 미국, 유럽, 아시아 은행들이 런던을 규제받지 않는 달러 예금의 인출과 대출 중심지로 이용하기 시작했고, 공산국가들도 자신의 수출수익에 대해 미국 재무부의 간섭을 받지 않으려고 유로달러 계좌를 이용

- 이 방식이 번져 1960년대가 되자 유로달러 계좌는 규제를 받지 않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기본 틀을 제공

- 1973년 브레턴우즈 체제가 끝나자, OPEC의 달러화 수익도 폭증, 런던의 유로달러 계좌 이용 금액도 폭증

- 1980년대 초 영국과 미국은 자본이동에 대한 모든 규제를 철폐했고, 1986년 10월 대처 수상은 규제완화를 실시하면서 시티는 해외 투자자에 완전히 개방되었다. 2007년, 전 세계 외환거래 총액의 35퍼센트, 규모로 치면 하루에 1조 달러라는 금액이 시티를 통해 거래되었다.

- 런던은 장외금리 파생상품 사업의 중심지이기도 했는데, 이 사업은 금리변동의 위험을 줄여주는 수단인 동시에 Repo 거래에 꼭 필요한 요소였다. 이 금리 파생상품의 연간 거래 규모는 600조 달러, 런던에서 거래되는 양은 43퍼센트, 뉴욕은 24퍼센트였다.

- 투자은행들이 이용하기 용이한 주요 자금조달원인 Repo에서 영국에는 담보 재설정에 제한이 없다. IMF에 따르면 런던을 중심으로 유럽과 미국의 주요 은행들이 실제 담보물 가치의 400퍼센트를 초과 거래했으며 그렇게 부풀려진 액수는 4조 5000억 달러로 양 대륙의 규제가 하나 둘 풀려 가기 시작했다.

- 1980년대부터 스위스와 독일,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은행들은 공격적인 합병을 통해 시티 안에 자리를 잡아갔다. 대부분 미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다. 결국 2007년의 런던 시티에는 250개 해외 은행들과 지점들이 모두 모였는데, 이는 뉴욕의 두 배가 넘는 규모였다.

미국은 유럽 은행들의 최후 피난처

- 1950년대부터 은행업이 재지구화되면서 은행의 지배구조에 대한 기본적인 문제들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 1970년대 초반에 대서양을 중심으로 한 금융시스템 안에서도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연준과 영란은행은 1988년 7월 바젤위원회에서 자본협정(바젤I) 합의문 발표.

- 그 이후부터는 대규모 국제 은행이 정상적인 사업 대출에 대해 보유하고 있어야 할 최소한의 자기자본비율이 8퍼센트로 정해진다. 바젤I의 느슨한 규정 때문에 문제점을 보강하기 위해 2004년 바젤II가 만들어졌다.

- 바젤II도 8퍼센트의 자기자본비율 유지를 요구했지만 바젤I이 적용될 경우 모기지 자산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되었으며 바젤II는 부동산 호황을 가라앉히기 위해 이런 규제들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모기지 자산의 자본가중치를 35퍼센트로 줄여서 고수익의 MBS 보유를 훨씬 더 매력적인 사업으로 만들었다. 민간 발행 증권화의 호황이 가속화될수록 확실히 각종 규제는 더 완화되었다.

- 바젤I과 바젤II는 모두 ‘본점 국가 기준’의 원칙을 고수했다. 그래서 미국에서 펼치고 있는 사업의 규모는 엄청났지만 유럽 은행들은 실제로 미국에서 자기자본비율을 엄격하게 지킬 필요가 없었다.

- 은행의 확장과 발전의 기본적인 원동력은 수익을 얻기 위한 경쟁이었으며 월스트리트와 시티, 그리고 바젤 사이에서 이루어진 경쟁적 규제 완화, 초국가적 자본이동, 그리고 금융공학이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그 위력을 발휘했다. 그들은 위험을 관리할 역량이 있다고 믿었고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일에만 전념했다.

유럽의 중앙은행들은 유럽의 금융위기를 막아줄 만큼 달러화를 충분히 보유해왔을까?

밝혀진 바에 따르면 스위스나 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규모는 자국의 은행업 규모에 한참 모자란 겨우 500억 달러도 안됐다. 유로존의 은행시스템이 마비되지 않으려면 유럽중앙은행으로서는 적어도 200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해야 했다.

4장 유로존

글로벌 금융의 위협에 노출된 유럽

- 21세기가 시작되자, 유럽인들은 정치 및 제도의 구축 문제에 관심이 쏠렸고 1999~2002년에 마침내 유로화가 단일통화로 도입되어 정착했고 2004년에는 동유럽 국가 상당수가 유럽연합에 편입되었다.

- 1971년 닉슨 대통령이 달러금환본위제를 포기하자 유럽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환율의 변동이 유럽을 하나로 묶어주는 통합된 교역망을 뒤흔들었고, 달러를 대신할 통화를 지정해 환율을 안정시키려 했다.

- 유럽의 통합화폐는 2001년부터 정식으로 효력을 발휘했다. 하나의 중앙은행만 남았다. 재정적자와 부채 상한선이라는 재정준칙이 만들어졌으나, 통일된 경제정책도, 은행업무에 대한 통일된 규제 체계는 없었다.

- 우려되는 문제는 1)유럽 내 무역 불균형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들 것인지 아니면 확대될 것인지와 2)불가항력적인 외부충격의 위험이었다. 경기불황이 왔을 때 유로존을 지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재정재분배와 책임 분담에 대한 전반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는 다급함이 없었다.

- 유로존의 회원국은 경제 통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특히 이탈리아는 혹독한 긴축정책을 폈다

- 2003년 프랑스와 독일 양국은 합의된 재정 적자 상한선이 3퍼센트를 초과했지만 유럽연합 본부는 어떤 재재도 가하지 못했다.

유럽 채권시장이 초래한 유로존 위기

- 비록 유럽에 공동의 재정정책이나 노동시장정책은 없었지만 최소한의 공동의 통화정책은 존재했다.  

- 유럽중앙은행의 기본취지는 다양한 보호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며, 오직 물가 안정만을 목표로 삼았다. 유럽중앙은행은 유럽을 금융의 중심지로 만들고 유로화를 준비통화로 자리 잡도록 하고 싶었다. 즉 유럽의 채권시장들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싶어했다. 정부 채권에 대한 미국식 Repo 모형을 유럽에 도입하는 것이었다. 유럽의 정부들이 발행하는 국채로 Repo로 만들 수 있다면 훨씬 더 매력적인 투자자산이 될 것이다. 유럽중앙은행은 단지 민간 부문 부채와 공채를 모두를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채권을 환매하는 방식으로 유럽의 금융시스템을 관리했다.

호황의 최전선에 선 유럽의 은행들

- 2000년대 초반의 전 세계 신용 확대는 유럽 은행들을 그런 호황의 최전선에 서게 된다. 프, 독, 이, 베네룩스3국, 스, 아, 영의 은행들은 수익성이 높은 신흥 성장 부문의 거래를 크게 늘렸다. 유로존 안에서 국가간 대출은 폭발적으로 늘어났으며 심지어 유로존 밖의 국제 금융 거래보다 성장세가 더 빨랐다.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 방식의 증권화 사업이 유럽에도 도입된다. 2007년에는 5000억 달러 이상의 모기지 증권화가 유럽에서 이루어졌고, 2008년 유럽의 ABS 규모가 7500억 달러까지 치솟는다.

-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베네룩스 3국과 아일랜드 등이 금융 흐름의 중심지였다. 아일랜드와 스페인의 경우 신용거래의 증가와 주택가격상승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 주목할 점은 유로존의 무역과 재정 불균형을 이끌어낸 것은 이런 신용거래 증가로 인한 호황이지 불황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2004~2006년 유로존 내부의 국가간 자금 흐름의 규모는 대략 연평균 1.8조 유로에 달했다.

- 금융이 세계화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으로의 자본 유입을 막았던 연준과는 달리 유럽중앙은행은 스페인, 아일랜드같이 인기 있는 투자처로 몰리는 자금 흐름을 더 이상 제한할 수 없었다. 아일랜드 은행은 유럽중앙은행의 관리 밖에 있던 런던에서 대규모로 자금을 조달했다.  

유럽연합의 불협화음, 금융위기를 가속화

- 유럽경제는 오랫동안 은행의 대부업에 크게 의존해왔다. 유럽연합이 형성되고 활동반경이 넓어지고 미국식 사업방식을 습득하면서 감당할 수 없는 규모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유로존 회원국 은행들은 최소한 미국보다 3배는 더 과잉되어 있었다.

- 화폐가 통합되면서 금융시장도 하나로 합쳐졌지만 은행연합을 관리할 제도가 없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 2001년 12월, 유럽이사회는 유럽헌법조약을 유럽협의회에 상정한다 그러나 2005년 유럽헌법조약이 각국에서 부결되었을 때, 유럽이사회 순회의장직을 맡은 독일은 실패한 헌법을 대신할 다른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책임을 떠맡았다. 강도높은 작업 끝에 독일 정부가 내놓은 결과물이 2007년의 ‘리스본 조약’이다.

- 리스본 조약은 정부간 협력주의를 공식적으로 표방했다. 유럽의 유권자들은 그 이상의 통합 단계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이미 내보였다. 이런 불협화음 속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유럽연합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누구도 알 수 없었다.

5장 다극화된 세계

냉전 이후 조성되는 새로운 불안감의 정체

- 1991년 12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면서 러시아는 많은 것을 잃고 고립되었다.

- 1918년 러시아 혁명으로 더 이상 제1차 세계대전을 견뎌낼 수 없었던 레닌 이후, 굴욕적인 평화조약을 체결한 옐친은 서방진영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러시아 경제는 파탄에 이르렀다.

- 1989~1995년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실질 GDP는 40퍼센트 가까이 폭락했다.

- 1994년 10월 11일 ‘검은 화요일’ 단 한차례 광란의 통화거래로 달러화 대비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는 1/4이나 떨어지고 말았다. 러시아 경제는 대규모 해외 자금의 긴급 수혈로 1995년이 지나서야 안정되었으나,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닥치면서 또다시 휘청거렸다.

- 러시아 중앙은행은 외환 관리를 시작했고 IMF에 긴급 구제자금을 구걸했다.  그러나 1998년 8월, 옐친은 통제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17일 환율의 평가절하를 단행하고 은행들은 해외채무에 대해 90일간 지불정지를 선언한다. 1달러당 7루불에서 21루블이 되었고 19일 루블화로 결제되는 국내 채무도 지불정지를 선언했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84퍼센트에 이르자 자국 통화에 대한 신뢰를 잃고, 21세기가 시작되었을 때 러시아에서는 87퍼센트가 달러화로 통용되었다. 미국 제외 최대 달러 경제국이 되었다. 세금도 달러로 .

- 1990년대 초는 러시아뿐 아니라 동구권 국가들이 모두 어려운 시절이었다. 1989년~1994년 평균 생산량은 30퍼센트 이상 떨어졌고 물가와 실업률, 사회적 불평등은 급등, 실질임금은 폭락했다. 이것이 NATO와 유럽연합이 동쪽으로 세력을 확대해 간 사정이었다.

- NATO는 1999년부터 2007년 전 동유럽 국가들의 회원을 끌어들이고 유럽연합은 기술적, 제도적 도움을 주었다. 동유럽 국가들은 더 많이 미국에 의존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사천리로 진행된 동유럽의 금융 통합

- 공산주의가 무너지고 10년이 채 안되어 동유럽 전체의 공업 생산량 절반 이상이 유럽의 다국적기업 손에 들어갔다. 전체 유럽 생산량의 15퍼센트를 차지하는 동유럽의 자동차 생산 시설 90퍼센트가 해외법인의 소유였으며 독일의 폭스바겐이 체코의 스코다를 합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 1990년대 폴란드에 민간 자본이 길을 트고 공적자금이 밀려들었다. 수천억 유로가 서유럽에서 동유럽으로 흘러 들어왔다. 2008년말까지 과거 소비에트 체제였던 지역에서 서유럽 국가가 보유한 은행 예금은 1조 3000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구공산권 국가에서는 ING같은 네덜란드계 금융업체들,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은행들이 그 통로역할을 했다. 동유럽 전역에 이런 금융 통합의 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엄청난 액수의 외화 차입금이 모기지와 신용카드, 자동차 대출사업에 사용되었다. 헝가리는 2003년~2008년 가계부채가 130퍼센트 이상 증가했는데, 모두 해외 차입 자금으로 이루어졌다. .

서유럽의 통합은 번영과 안전을 보장했지만 동시에 재정과 지정학적 문제와 관련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다.

- 공산국가 시절에는 통화제도에 통일성이 없었다. 동유럽 경제는 유럽연합의 방식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엄청난 해외 자본이 유입되었다. 헝가리 금융업의 60퍼센트는 벨,오,이,독계 은행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발트 3국은 이 보다 더 극단적이었다.

러시아, 세계 3위의 달러화 보유국으로 등극

- 러시아 경제는 1990년대 끔찍한 경험을 했지만 21세기 초 회복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부흥을 꾀했다. 루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수출이 살아났고, 수입이 크게 줄었다. - 경제회복의 핵심 주역은 원유 등 원자재에 대한 세계적인 소비 증가였다. 1998년 1배럴에 9.57이던 우랄원유의 현물가격은 2008년 배럴당 94달러까지 폭등했다.

- 1990년대 들어 러시아 경제의 상당부분이 민영화되었지만 에너지 관련 부문은 다시 국가 소유로 되돌아갔다. 천연가스 회사 가스프롬과 석유기업 로스네프트가 대표적인 올리가르히 국영기업.

- 국영기업들의 뒷받침과 경제 호황으로 경제 재건을 위한 조치를 부활시켰다. 국가 세입은 50퍼센트 이상이 원유와 천연가스 사업에서 나온다. 국민 생활수준이 경제위기 이전으로 회복되었다. 물가는 안정, 세금은 루블화로 납부. 러시아 재무부가 앞장서서 원유와 천연가스로 올린 수익을 이용해 엄청난 규모의 국제자산준비금을 축적했는데, 2008년 초 5500억 달러에 이르렀다. 중, 일에 이어 3위의 달러화 보유국이 되었다.

- 전 세계 소비재 수요가 폭등하면서 러시아 경제가 부활했고 동시에 서유럽의 돈이 동쪽, 즉 과거 바르샤바 조약 국가들의 영토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서유럽의 러시아 수출은 크게 늘었고 유럽 국가 대부분은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에 크게 의존했다.

- 2005년~2006년 겨울에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가격을 간섭하자 폴란드와 미국정부는 에너지 안보와 관련된 주요 지역에서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NATO에 새로운 병력 배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 그러나 단지 천연가스 공급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2006년 4월 IMF와 세계은행의 회의에서 러시아는 달러화가 보편적인 혹은 절대적인 준비통화로서의 지위를 잃게 될 위험이 있다는 선언을 했다. 그 가치가 불안전하다는 이유에서 였다. 그의 말 한마디로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 대비 0.5퍼센트나 떨어졌다.

- 미국이 군비경쟁에서 소비에트 연방을 무너트렸을 때 그 뒤에는 바로 강력한 경제력이 있었다. 21세기가 되었지만 미국은 여전히 엄청난 규모의 핵무기며 미사일 방어체계 등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국계 관계는 다양한 모습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인도, 중국의 구매력은 미국을 압도하고, 브릭스국가들의 총 GDP도 모든 유럽연합 국가의 GDP를 합친 것보다 많다. 이런 상황이라면 유럽연합과 NATO를 바탕으로 새로운 국제질서가 만들어질 것이다.  

- 유럽과 러시아 사이의 분쟁 원인은 바로 에너지 문제였다. 해결책은? 푸틴의 주장은 “가격은 시장에 의해서 결정”되어야 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원유 가격이 배럴당 2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 채굴되는 원유의 26퍼센트는 해외 자본이 관여한 것이다.

- 푸틴은 다극화된 현실을 강력히 주장했다. 러시아의 지도자들은 서방 세계의 일부가 되는 것을 포기하고 러시아 중심의 새로운 세계관 건설을 시작했다.

NATO 가입을 둘러싼 분열과 긴장

- 루마니아는 2004년 NATO에 가입했고 2007년에는 유럽연합의 회원국이 된다. 유럽연합 가입으로 2100만명에 달하는 루마니아 국민들에게 198억 유로의 보조금이 지급되었으며 자유로운 왕래가 허용됨으로써 서유럽으로의 대량 이민사태가 발생했다. 루마니아 GDP가 6퍼센트 상승했다.

- 2008년 2월 조지아와 우크라이나 두 국가는 NATO의 회원국행동계획에 공식적으로 참여를 신청했다.

- 루마니아 수도인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NATO 회의는 조지아와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문제로 대립이 격렬했다.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 2008년 여름 미국의 금융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하자 러시아는 자신이 보유한 1000억 달러 규모의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채권을 시장에 풀어놓는다.

- 올림픽 개최지로서 들떠있는 중국은 국제질서를 뒤흔들 소동에 가담하길 거부했지만 조지아의 친미파들은 안일한 상황판단에 불과 며칠 만에 러시아 육군에 무너져 수백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민간인 피난민은 23만명에 달했다. 폴란드, 우크라이나, 발트 3국이 조지아를 지원하고 에스토니아가 국제적인 제재를 요청했고, 서방측 대학교에 재학중인 러시아 유학생들을 추방하고 폴란드는 가스프롬의 독점을 깰 조치를 요청하고 미군의 미사일 재배치를 허가하는 협정서에 서명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 그러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가 모두 합세해 러시아에 대한 강경대응을 반대하고 나섰다.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NATO 회원국으로 만들려는 어떠한 시도도 끔찍한 보복을 불러올 뿐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러는 사이 러시아에 250억 달러에 달하는 해외 자본이 빠져나갔지만 러시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정도의 시장변동을 감당할 만큼 충분히 외화를 보유하고 있었다. 정작 경제가 파열음을 낸 건 미국이었다.

임박한 금융위기의 충격

- 러시아와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의 유럽 문제는 서유럽 측으로서는 경제 및 정치적 통합의 다음 단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거기에 유로존이라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계획과 북미-유럽 중심의 금융시스템을 뒷받침해줄 정치적 프레임의 부재에 동유럽 문제라는 풀리지 않는 지정학적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2008년 여름 서방측으로서는 답 없는 정치 상황이 삼위일체를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 러시아는 서방의 어떤 영향력 확장에도 단호히 대항 할 것이며 이미 그런 위험에 잘 대처해왔다고 선언했다. 서방의 대응은 지지부진했다.

- “이제는 다극화된 세계다” 설사 지정학적 충돌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나 역량이 있었다 하더라도 동유럽 깊은 곳까지 서방의 정치적 영향력이 흘러가게 했던 거대 자본의 물결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서방이 지닌 자본으로 상징되는 세계화 시대는 한계에 이르렀다. 조금 있으면 지정학적 긴장상태가 풀리는 대신 엄청난 금융위기의 충격이 닥쳐올 것이었다. 2007~2008년에 가속화된 갈등과 피해는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다.

‘붕괴’의 원인과 과정은 왜 중요한가

- 경제적 도전과 위기의 또 다른 순간은 이미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 그런 일들은 이제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아시아와 신흥 시장 국가들 사이에서 일어날 것이다.

과거를 돌아보겠다는 뜻이 현재를 부정하겠다는 뜻이 아니며 단지 과거를 인정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확인하려는 필수적인 공동의 노력에 힘을 더하겠다는 것뿐이다. 그러려면 금융제도나 체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파헤쳐야 한다. 이 세계를 무너뜨린 원인과 왜 그런 붕괴의 과정이 놀라운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밝혀낼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