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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사망 |
1941. 9. 13 ~ |
국적 |
일본 |
활동분야 |
건축 |
출생지 |
일본 오사카 |
주요수상 |
프랑스 건축아카데미 금상(1989), 덴마크 칼스버그 건축상(1992), 일본 예술원상(1993), 프리츠커상(1995), 영국 왕립건축가협회상(1997), 미국 건축가협회(AIA) 대상(2002) |
주요저서 |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2009), 『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2011), 『건축을 꿈꾸다』(2012) |
주요작품 |
《스미요시 주택, 오사카 Row House in Sumiyoshi, Osaka》(1976), 《빛의 교회, 오사카 Church of the Light, Osaka》(1989), 《나오시마 현대미술관, 나오시마 Naoshima Contemporary Art Museum, Naoshima》(1995), 《록고 집합주택 I, II, III, 고베 Rokko Housing I, II, III, Kobe》(1983~1999), 《포트워스 현대미술관, 텍사스 Modern Art Museum of Fort Worth, Texas》(2002) |
안도 다다오는 1941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무언가를 만드는 일에 흥미를 가졌던 그는 집 근처의 목공소를 놀이터 삼아 나무로 집을 짓거나 물건 등을 만들며 유년기를 보냈다. 공업고등학교 시절 프로복서로 데뷔해 2년 동안 권투선수로 활동했지만 자신의 길이 아님을 깨닫고 이전부터 막연하게 꿈꾸었던 건축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대학에서 건축 교육을 받지 않고 여행과 독학을 통해 건축에 입문했다. 일본의 주요 사찰이나 신사, 유적지 등을 방문하고, 공예가와 도시 설계자에게 도제 수업을 받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건축을 체득해 나갔다. 이후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미스 반 데어 로에(Ludwig Mies Van der Rohe),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 루이스 칸(Louis Kahn)과 같은 건축가들의 건축물을 보며 견문을 넓혔다.
1969년 28세 때 고향인 오사카에 안도 다다오 건축사무소를 설립했다. 사무소를 열었지만 제대로 된 주택을 설계할 기회를 찾지 못하다가 1974년 초 《스미요시 주택》의 설계를 맡았다. 오사카 스미요시에 위치한 3가구형 연립주택에서 가운데 집을 헐고 콘크리트 박스형 주택으로 재건축한 이 건축물은 그의 데뷔작이 되었다. 이 건축물로 그는 1979년 일본 건축학회상을 수상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1970년대까지 오사카의 주된 건축 재료는 목재였으나 안도는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해 외부와 차단된 고요하고 내적인 사유의 공간을 연출했다. 또한 건물 한 가운데에 하늘을 향해 열려 있는 중정을 들여 놓아 빛과 바람, 비 같은 자연과의 교감 통로를 마련했다. 이러한 빈 공간은 건물 그 자체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인간의 영혼을 자극하고 감각을 깨우는 정서적인 공간으로 안도의 후속 작품에서 새롭게 변주되어 나갔다.
안도는 1983년 고베에 지은 《록고 집합주택 I》로 일본 문화디자인상을 수상했다. 기울기 60도의 록고산 경사지에 지은 《록고 집합주택 I》은 건물이 자연과 관계를 맺는 방법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보여주며 《록고 집합주택 II》(1993)와 《록고 집합주택 III》(1999)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록고 집합주택 I, II, III》은 록고산의 가파른 대지와 풍부한 녹음을 배경으로 자연에 심어 놓듯이 지은 콘크리트 건물이 자연스럽게 가지를 뻗어 나가는 형상으로 완성되었다.
안도는 또한 《물의 교회, 홋카이도》(1988), 《빛의 교회, 오사카》(1989), 《물의 사원, 효고》(1991)를 통해 일본 전통 양식과 현대 서양 디자인을 창의적으로 접목시켰다. 이 세 건물은 모두 절묘하게 빛이 수직과 수평의 기다란 십자 형태의 모습으로 신성한 공간을 비추도록 구성한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안도는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형태와 절제된 빛의 사용, 순수하고 깨끗한 콘크리트, 철, 유리 등의 재료를 도입하여 그만의 평온하고 명상적이며 지적인 공간을 창조했다.
안도는 1993년 독일의 바일암라인에 《비트라 콘퍼런스 파빌리온》을 건축했다. 이 건물은 그가 해외에서 작업한 첫 작품이다. 프랭크 게리(Frank Owen Gehry)의 화려하고 유기체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미술관 옆에 대조적으로 서 있는 이 건물은 단순함과 엄격함, 지적인 균형을 특징으로 한다. 그의 또 다른 작품으로 2002년 미국 텍사스에 건축한 《포트워스 현대미술관》은 공간 속에서 정신과 영혼을 일깨우고자 한 그의 건축 철학이 잘 녹아 있다. 빛과 그림자의 어우러짐, 그리고 반사되는 연못을 통해 관람객은 물성을 초월한 영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이 작품은 ‘하이쿠(일본 특유의 단시)의 진수’라고도 묘사된다.
안도는 “건축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을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건축이 외적인 조건을 다루거나 기능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나 음악을 접했을 때처럼 감각이 깨어나고 지적인 자극을 줄 수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그의 작업은 순수한 조형미와 자연을 끌어안은 조경, 명과 암을 극명하게 나누는 빛의 활용 그리고 순수한 재료인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물과 빛 그리고 노출 콘크리트의 건축가’라고 불린다.
안도는 1985년 핀란드 건축가협회로부터 알바 알토 메달을 받았고, 1987년 《록고 교회》로 마이니치 예술상, 1989년 프랑스 건축 아카데미 금상, 1991년 미국 문예아카데미로부터 아놀드 브루너 기념상, 1992년 덴마크 칼스버그 건축상, 1993년 일본 예술원상, 1995년 프리츠커상, 1997년 영국 왕립건축가협회상, 2002년 미국 건축가협회(AIA) 대상 등 국내외 주요 건축상을 수상했고, 각 나라의 건축가협회로부터 명예회원으로 추대되었다. 또한 미국의 예일대학, 컬럼비아대학, 하버드대학의 건축학부 객원교수를 거쳐 1997년 도쿄대학 교수, 2003년부터 명예 교수를 맡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에서도 대형 프로젝트를 시작해 2008년 제주도 섭지코지에 《글라스하우스》와 《지니어스 로사이》가 지어졌고, 2012년 제주도 서귀포시에 《본태박물관》, 2013년 강원도 원주에 《한솔뮤지엄》, 2014년 서울 혜화동에 《재능교육 혜화문화센터》가 건립되었다.
그 밖의 주요 작품에는 《고시노 주택, 아시야 Koshino House, Ashiya》(1981), 《타임즈, 교토 Time's, Kyoto》(1984), 《갤러리아 아카, 오사카 Galleria Akka, Osaka》(1988), 《산토리 미술관, 오사카 Suntory Museum, Osaka》(1994), 《나오시마 현대미술관, 나오시마 Naoshima Contemporary Art Museum, Naoshima》(1995), 《효고 현립미술관, 고베 Hyōgo Prefectural Museum of Art, Kobe》(2002), 《지추미술관, 나오시마 Chichu Art Museum, Naoshima, Kagawa》(2004), 《한솔뮤지엄(뮤지엄 산), 원주 Hansol Museum (Museum San), Wonju》(2013) 등이 있다.
건축, 섬을 살리고 인간을 치유하다
글·사진 김종훈 회장
안도 다다오와 나오시마 예술 섬 프로젝트
2007년 5월 여행자 모임인 지중해클럽에서 일본 나오시마 섬을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나오시마 섬 건물 프로젝트와 현대 예술작품들은 퇴락하던 섬을 문화로 살린 특별한 전형(典型)이었다. 나오시마 섬의 일련의 예술 프로젝트는 베네세 그룹(Benesse Corporation·옛 후쿠다케출판사)이라는 한 기업에 의해서 기획, 운영되고 있다.
‘예술의 섬’이라고 불리는 나오시마 섬은 혼슈와 시코쿠 지방 사이에 위치한 가가와 현에 있는 세토 내해(內海)의 작은 섬으로 다카마쓰 항이나 우노 항에서 페리로 갈 수 있다. 1989년부터 베네세 그룹 후쿠다케 사장의 비전과 리더십으로 섬 재생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오랜 금속제련 공장의 공해 탓에 자연이 심하게 황폐해지고 인구 감소 현상이 진행되고 있었다.
배를 타고 섬에 발을 딛는 순간 우리에게 익숙한 ‘붉은 점박이 호박 조각’(구사마 야오이 작품)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여기저기에 설치된 예술품들이 눈길을 끈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미술관으로 이동했는데, 원래 건축가의 의도는 작은 배를 타고 미술관 바로 앞에 있는 잔교(dock)에 내려 그가 설계한 계단 길과 바닷길을 따라 도보로 미술관으로 이동하도록 돼 있었다고 한다. 잔교에서 바라보는 미술관은 절반이 땅속에 묻혀 보이지 않는다. 이는 나오시마 섬이 국립공원이라는 점을 고려한 친환경적인 설계 콘셉트다.
첫 건축 프로젝트인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은 숙박시설을 곁들인 ‘체류형’ 미술관이라는 특별한 기획이었다. 1988년 5월에 설계하기 시작해 1990년 10월에 설계가 완료되고 1년 5개월의 공사 기간을 거쳐 1992년 3월에 미술관이 완공됐다. 실내 전시물로는 세토 내해의 유목(遊牧)을 모티브로 한 리처드 롱(Richard Long)의 설치작품, 유리창을 수많은 납 두루마리로 뒤덮은 야니스 쿠넬리스의 작품, 테라스 벽을 사용한 히로시 스키모토의 ‘타임 익스포즈드’ 등의 작품이 특별한 공간에 전시돼 있다.
주공간인 원형의 주전시실에는 브루스 나우만(Bruce Nauman)의 설치작품이 전시돼 있는데 이것은 ‘죽기 전에 봐야 할 100개의 작품(One hundred live or die)’ 중 하나로 선정됐다.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은 안도 다다오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노출 콘크리트와 자연 석축으로 설계됐고, 내부 공간은 지상으로 솟은 공간으로부터 빛이 넘쳐나게 비춰 들고 세토 내해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테라스가 실내공간에 연속으로 건축돼 자연과의 일체감을 보여 주고 있다.
1995년에는 별관으로 뮤지엄보다 더 높은 언덕 정상에 타원형의 물의 정원을 가진 부티크 호텔인 숙박동 ‘오벌(Oval)’이 지어졌다. 오벌은 왜 안도 다다오가 위대한 건축가로서 평가받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는 걸작이다. 연면적 598㎡(약 180평)에 게스트 룸이 6개밖에 안 되는 이 호텔은 산악모노레일로만 접근이 가능한데, 예술품이라고는 객실 3개에 설치돼 있는 데이비드 트램렛 작품과 리처드 롱의 벽화(wall painting)가 유일하다. 그러나 건축과 자연이 종국에는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사실과 안도 다다오가 물의 건축, 빛의 건축을 지향하는 건축가라는 사실을 여지없이 보여 주고 있다.
타원형의 건물 내부 중정은 하늘로 뚫려 있고 대부분의 내부 공간은 타원형의 수조로 형성돼 있어 하늘과 물과 바다가 일체가 됐고, 6개 객실 모두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으며 일출 혹은 일몰을 볼 수 있게 설계됐다. 수조 주변으로 보이는 파란 하늘, 구름, 빛에 반사된 수조의 현란함과 저 멀리 보이는 세토 내해의 풍광은 건축이 인간에게 어떻게 이런 감흥을 줄 수 있을까 하는 놀라움을 선사한다.
1997년부터 베네세 그룹의 아트 프로젝트는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을 필두로 지역 사회로 퍼지기 시작했는데, 3km 떨어진 섬 반대쪽 혼무라(本村) 지구에서 ‘집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영향으로 빈집이 늘고 있던 오래된 부락에 현대 예술의 네트워크를 접목해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되찾을 수 있게 하자는 특별한 프로젝트였다. 빛의 예술가인 미국의 제임스 터렐과 일본의 설치예술가인 미야지마 타츠오 등의 작품들이 안도 다다오와 협력으로 한 집에 한 작가의 작품씩 설치돼 있다.
인구 3500명 정도에 불과한 나오시마 섬을 세계적으로 더욱 유명하게 한 새로운 미술관이 2004년 완공됐는데, 이것이 바로 미술관 전체를 땅속에 배치한 ‘지중미술관(地中美術館)’이다. 지중미술관은 클로드 모네, 제임스 터렐, 월터 드 마리아 3인의 작품을 영구 전시하는 프로그램하에 미술관이 지어졌다.
제임스 터렐은 빛과 공간의 예술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 왔으며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의 마술로 관람자에게 새로운 공간 체험을 선사한다. 모네룸(Monet room)에는 초대형 작품인 ‘수련’이 전시돼 있고 바닥은 2×2cm 크기의 70만 개 손으로 가공한 흰 대리석으로 마감돼 있다.
지중미술관 이후에도 2006년 새로운 목조호텔 ‘파크(Park)’와 ‘비치(Beach)’ 동이 완공됐으며 2010년에는 이우환 미술관이 완공됐다.
노출 콘크리트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 천재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역작
안도 다다오는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로서 73세(1941년생)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독학으로 세계적 거장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프로복서 출신으로 학력주의가 뿌리 깊은 일본 사회에서 독학으로 건축의 길을 개척한 인물로서 실패와 좌절을 딛고 일어선 인간 승리의 건축가다. 그는 건축의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상을 일찌감치 1995년에 수상했다.
빛과 물의 건축가로서 수많은 프로젝트를 세계 곳곳에 건설했고 우리나라에도 많은 작품이 있다. 최근에 완공된 한솔 오크밸리에 있는 ‘뮤지엄 산’이 국내 최대이자 그의 건축관을 고스란히 간직한 작품이다. 이곳에는 나오시마 지중미술관에 있는 제임스 터렐의 4개 작품이 설치돼 있어 나오시마의 분위기를 느끼게 해 준다.
그는 50여 년 동안 건축 작품들에서 일관되게 노출 콘크리트를 고집하고 있다. 그의 노출 콘크리트에 대한 집착은 그가 건축가의 길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프랑스의 세계적 거장인 르 코르뷔지에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그의 콘크리트에 대한 여러 철학 중 독특한 것은 “노출 콘크리트는 벽 안팎을 단번에 마감할 수 있고, 제한된 예산과 부지 내에서 최대한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싶다는 그의 욕구 때문”이라고 그는 자서전에서 밝히고 있다.
실제로 그의 처녀작이자 대표작 중 하나인 스미요시 나가야 주택과 빛의 교회에서 건축공사비 절감을 위한 극단적인 선택으로 냉·난방이 전혀 없는 노출 콘크리트 건축을 선택하고 있다. 나오시마 예술 섬 프로젝트에는 많은 예술가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진정한 주인공은 단연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다. 이 프로젝트는 건축이 버려진 섬과 쇠락하는 마을을 구할 수 있다는 또 다른 빌바오 미술관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나오시마 예술 섬 여행은 건축이 인간을 얼마나 풍요롭게 할 수 있는가를 다시 한 번 느낀 감동적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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