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질1. 현금카드
간단한 가족 심부름은 백수인 내 차지다.
등기부 등본을 떼어 번역,공증 사무실에 갔다.
미국에서 자녀를 공부시키려면 등기부 등본을 떼어
번역,공증을 받아서 제출해야 한단다.
비용이 모자라 근처 은행에 갔다.
CD기에 카드를 넣었는데 평소 떠 있어야 할 창이 아니다.
창에 떠 있는 내용은
"카드가 올바르게 삽입되었는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였다.
에고 카드를 머리부터 넣어야 하는데 꼬리부터 넣었으니......
변질2. 인감증명서
인감증명서를 떼러 동사무소에 갔다.
창구마다 한 두명의 손님이 있었는데 내 창구에도 내 뒤에 한명이 있었다.
돋보기를 쓰고 서류를 작성해 제출하고 돋보기를 벗어서 가방에 넣었다.
수수료가 1200원이란다.떼어준 인감증명서를 접수대에 펼쳐 놓은채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내고 동전 주머니에서 동전을 쏟다가
100원짜리와 500원짜리 동전을 서류 위에 주루룩 쏟아 뜨렸다.
기다리는 손님한테 미안해서 빨리 빨리 한개씩 줍는데
마지막 500원짜리 1개가 영 안 집어졌다.
옆에서 기다리던 손님 왈
"아줌아 그거 동전 아니예요"
그것은 동전이 아니라 인감 찍는 난에 붙어 있는 동그란 은딱지였다.
에고 은딱지의 지름이 500원 짜리 동전과 똑같으니......
멋적어 하며 창구 직원에서 물었다.
"이 은딱지 언제 부터 붙이게 되었나요?"
"하.......................안참 됐어요.
변질3. 전화기
내 책상위에는 컴 자판과 전화기가 나란히 놓여있다.
컴을 하다가 전화할 일이 있어 전화를 하니 ARS가 나온다.
1번을 누르라는데 자판의 1을 눌렀다.
다음으로 진행될리가 없다.
'아 나는 왜 이럴까? 내 마음 나도 몰라!'
변질4. 전자계산기
양도세 신고하러 가정용 큰 전자계산기를 가방에 넣고 세무서에 갔다.
민원 서류 작성하는 큰 책상이 있어 앉았다.
가지고 간 계산기를 꺼내서 모르는 것은 창구 직원에게 물어가며 계산을 끝냈다.
다 끝내고 계산기를 챙기려는데 책상에 딱 붙어 안 떨어진다.
'누가 와서 이걸 붙여 놓았을까?'
조금 더 센 힘으로 떼려해도 안 떨어진다.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옆으로 돌리니
또 다른 계산기 1개가 눈에 들어왔다.내 것이었다.
안 떨어지는 계산기는 세무서에서 민원인들 쓰라고 붙여 놓은 것이었다.
내 것과 크기와 색깔이 똑같았다.
보는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그거 아줌마꺼 아니예요"
이런 말을 듣지 않아 오늘은 재수 좋은 날이었다.
첫댓글 스스로를 업데이트해 가는 ---"선구자님!--"몇가지 행복의 조건들, 첫째, 머리든, 꼬리부터든, 현금카드 쓸일 있어 좋고, 둘! '인감증명서'뗄일 있는 노년의 위력?이 건재해서 좋고, 셋!컴퓨터에 빠질만큼, 정보능력 만만찮고, 넷! 결정적으로
젊은애들한테" 아줌마!"소리듣는 , 기분 쨩!인 최고의 나날 보내고(그런 날은 소고기라도 사 묵으야는데-)--부럽습니다. ---
꿈보다 해몽이 이군요.러웠죠.
나를 "아줌마"로 호칭한 그 여자 내 보다 더 늙었어요.그래서 더욱더
변질아 안되면 호모 싸피엔스(사람,또는 인류)가 아니지 않겠습니까?
매사에 변질이니 어찌하오리까
아줌마는 할일 많으니 ,아니 많은 일 할줄 알아 서 부럽다
가지많은 나무예요.
머지않아 심부름 쎈타를 이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업무에 별 지장이 없사오니 이야기 거리가 더욱 늘어나는 것 같아 즐겁고 반갑습니다. 많이 웃고 건강하세요... 감사
변질을 한꺼번에 다 올리면 카페에서 강퇴
변질이 아니라 늙으면 다 그런걸 어떡하나 세월이 말하는거유
정도가 약하면 변화고 정도가 심하면 변질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