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은 하느님이 저주를 내리자“제가 세상에서 쫓겨나면 세상을
떠돌며 헤매는 신세가 되어, 만나는 자마다 저를 죽이려 할 것입니다.”
(창세 4, 14 참조) 라고 말합니다. 아담과 하와 밖에 없던 시절 카인을
죽이려던 자들은 누구였을까요?
모세오경은 이스라엘 옛 선조들로부터 전해진 이야기들을 모아 기원전
6세기 바빌론 유배 전후에 편집한 것입니다. 오경의 마지막 저자들로
알려진 사제들은 세상 창조, 인간 범죄, 하느님의 축복과 선택,
이스라엘과 하느님의 계약 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하느님이 어떻게
이스라엘 민족을 선택하였는지를 전합니다.
이 이야기를 가만히 읽다보면 성경 저자들이 옛 이야기들을 가급적
그대로 전달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색한 대목이나 충돌되는
내용이 나와도 그대로 두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체 이야기가 이스라엘의
선택과 계약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그와 관련 없는 사건이나
인물은 대수롭지 않게 그냥 지나쳐 버린다는 점도 성경 이야기의
특징입니다.
예를 들면, 카인과 아벨 이야기, 카인과 셋의 족보는 언급되지만,
그 사건 이후 800년간 아담이 낳았다고 전하는 많은 아들딸들
(창세 5, 3)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과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성경을 읽다 보면 종종
뜬금없는 인물이 갑자기 등장하거나,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런 특징들을 고려한다면, 창세 4,14는 카인을 만날 사람들이
누구인지에 대해 별 관심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 대목은
형제를 죽인 카인의 뻔뻔함과 그런 카인마저 살려주시는 하느님의
자비하심, 이 사건을 계기로 이스라엘 민족의 선조였던 셋이 탄생하게
되었음을 알려주는 이야기입니다.
- 염철호 신부님 -
첫댓글 아담과 하와 밖에 없던시절
그 지상낙원에
사랑이 없어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