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은 뚝 떨어졌지만 맑고 화장한 초겨울의 전형날씨입니다. 가스불이 아예 들어오질 않으니 아침은 시리얼과 샌드위치로 때워봅니다. 준이를 돌보고 아침에 시리얼을 준 경우는 오늘이 처음입니다. 태균이도 밥돌이이지만 준이도 찐 밥돌이이니 우리의 아침은 늘 밥과 함께 합니다.
이참에 일찍 나가 좀 걷고 맛집순례나 해볼 요량으로 나섭니다. 억새풍경은 주변에서 흔하게 보았으니 오늘은 요즘 한창 물이 오른 동백꽃길이 딱일것같습니다. 그래서 찾아간 이승악오름 진입 한라산둘레길. 이토록 화창하게 피어있다니... 한라산 정상은 두꺼운 구름에 휩싸여있지만 파란하늘-한라산흰구름-붉은동백 기가 막히게 맛진 조화입니다.
사실 기온도 떨어졌지만 바람이 너무 세서 바람헤치고 걷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그래도 덩치발 듬직한 두 녀석들 몰고 걸어보니 나오길 참 잘했습니다. 준이 덩치가 나날이 커지니 태균이 체형이 변한 것도 없는데 일방적으로 마구마구 비대해보임이 좀 덜 해보이는 듯 합니다.
걷기마치고 이래저래 모아놓은 맛집정보 뒤져가며 남원에 있는 허름한 순대국집을 갔건만 오늘은 장사를 일찍 끝낸다하네요. 하는 수 없이 근처의 감자탕집에서 뼈다귀해장국 한 뚝배기씩 비우고... 요즘 태균이는 엄마몫으로 시킨 건 으례 자기것으로 슬쩍 가져가는 살모사식 태도가 역력합니다. 뼈다귀에 붙은 살점은 준이에게 더 주고 국물은 태균이가 절반 덜어가고, 덩치발 두 녀석 틈에서 열심히 수저질을 해야 합니다.
배부르게 먹고는 남원 태흥2리 옥돔마을 바닷길 산책으로 걸음수를 더해봅니다. 깨끗하게 단장된 포구 주변에 넓고도 긴 방파제길이 근사하면서 꽤 긴 걸음을 걷게해줍니다. 막 고기잡이 나가려던 배에 싣고있는 통발에 일일이 꿴 미끼들도 꽤 큰 생선들이라 뭘 잡으려고 하는지 궁금합니다.
바람을 뚫고 녀석들이 그래도 잘 따라옵니다. 주변에 가을꽃들이 아직 쌩쌩하고 나무들은 초록기운을 그대로 가지고 있지만, 물론 헐벗은 나무들도 있지만, 바람만큼은 역시 겨울입니다.
주말이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녀석들과 열심히 걷기를 해야 합니다. 태균이는 수술후유증은 거의 다 없어진듯, 이번에 추가된 약물때문에 기존의 한웅큼 심장약과 신장결석약들을 며칠 안 먹이니 외출이 얼마나 편한지. 약물 중 이뇨제때문에 어디를 가도 한시간마다 소변을 봐야하는 급박뇨증세에 늘 시달리곤 했는데 며칠 중단하니 얼마나 느긋해졌는지... 이런 변화조차 결국 삶의 질과 관계가 되어버립니다.
생각같아서는 약물은 다 중단하고 싶지만... 1월말 다시하게 될 검사결과를 봐가면서 결정할 일이 될 것입니다.
첫댓글 태균씨, 건강하시길요.
준이 이젠 덩치가 형님을 압도합니다.
통발 미끼 생선 사진 처음 봅니다.
사진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