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 같지 않은 봄을 맞이하고 이겨내야 할텐데, 아직은 요원하지만 그래도 희망은 품어봅니다.
아래는 집 앞 산책로 주변의 한 공간입니다.
30년이 다 되어가는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때 아마 주민들을 위한 산책로를 만들면서 세워둔 나무의자가 숲 곳곳에 있는데, 요즘 사람들이 주로 다니는 주 산책로는 이 나무의자에서 이삼십 미터 위쪽의 주 능선에 나 있습니다.
그쪽이 더 편하고 가깝다 보니 인위적으로 만든 의자가 있는 아래쪽으로 난 길은 사람들 발걸음이 뜸해지고 잊혀져, 저를 비롯해 몇몇만 이용하는 길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 나무의자에서 멀지 않은 두 개의 나무의자는 낙엽과 넝쿨이 뒤엉켜 절반 이상 썩어 바스러져 있는데, 그나마 이 의자는 낙엽이나마 치워주다 보니 그런대로 아직은 사용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여하튼 이 의자가 있는 약 100미터 길이의 오솔길이 좋아 작년 초여름에는 좁은 길가에 풀이 무성하길래 한두 번 삽이나 피켈로 길을 넓히기도 했는데, 그 덕분에 이 길을 지나다닐 때는 특히 비 온 다음에도 풀잎에 바짓가랑이가 젖는 경우가 덜합니다.
지난주엔가는 요즘 코로나로 오히려 산책 나온 분들이 많아져 그 오솔길에도 몇몇 이들이 어슬렁거리고 이 나무의자에도 한둘씩 앉아계신 분들이 있더군요.
뭐든 만들고 닦아두어 남들이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한편 나무의자 바로 위 작은 공터에 몇 평 즈음 흙을 갈아엎어 뒀는데, 한 달도 더 전이었습니다. 1월이었던가.
바람에 넘어가 보기 싫게 나뒹굴어 있던 아카시아 나무를 운동 삼아 톱질해 옮겨 아래에 받치고 빙벽등반용 피켈로 흙을 파 대충이나마 땅을 갈아두었는데, 비에 젖고 얼고 녹더니 단단하던 맨흙 바닥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는 모양새입니다.
그 공간에 이번 사태만 아니었어도 뭐든(꽃씨라도) 심어둘까 했었는데, 도통 미적거리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엔가 어느 잡화점에 갈 일이 있어 그때 얼핏 꽃씨 코너에서 1000원짜리 코스모스 꽃씨를 한 봉지 구입해 둔 게 있습니다.
한데 봉투 뒷면 설명서를 보니 파종 시기가 4~6월이라길래 아직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즘 심을 수 있는 다른 꽃씨를 구입하기 위해 (이를테면 민들레 꽃씨일텐데, 그 잡화점에선 없었으며 이미 양지바른 몇몇 풀밭에선 노랑 꽃잎이 피어나 물 건너갔기에) 또 다른 잡화점에 가 다른 꽃씨들을 찾아보기도 꺼려져 여하튼 좀 더 기다려 코스모스나 심어야겠습니다.
여하튼 내년 봄에는 더 많은 꽃씨들 뿌려보길 희망합니다.
누군가 말한 것도 같습니다.
건배하자, 힘내자, 꽃피는 모든 것들을 위해....
첫댓글 저 곳에 꽃씨를 심어 가을에 피어날 꽃 생각만으로도 희망이 생깁니다. 이 암울한 날들이 빨리 지나가기를...
희망을 심는 진정한 공익요원(?)이십니다. 지난 일요일에 두리마루 숲길은 여태까지 (20회 가까이 ) 그 길에서 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만났던 거 같습니다. 답답한 집을 탈출한 인파(?)가...
예, 두리마루길에서 아이들을 부쩍 자주 보게 되더군요.
요즘 저희는 신서 혁신도시 뒤편 매여동에서 요령봉쪽으로 자주 다닙니다. 그쪽은 사람들이 거의(보통 한 사람도) 마주치지 않게 한적하더군요. 대구둘레길 한 구간이기도 합니다.
저들도 인도행에서 가본 길이라고 나섰다가 포은산책로인데도 처음은 길 잃고 한번 , 다시 도전 연이어 두번 갔는데 거기는 한적해서 좋았어요~~조금 짧은 거리이긴 하지만...매여동에서 가는 둘레길이면 저들도 가볼만하네요 ㅎ
오늘도 다녀왔는데 한 사람도 못 만났습니다. 요령봉 정상 데크에서 보는 경치가 좋아 팔공산 경치 보면서 답답함을 좀 날리고 왔습니다. 함 댕겨 오시어요.^^
@*now 내일이나 한번 찾아가 볼까 합니다. 헤매다 올지는 모르겠지만서도요. 대장님 글 찾아 참고해서 성공적으로...
@벽당 예, 사회적거리두기만 아니면 함께 할텐데....... 매여동 버스정류장에 보시면 대구둘레길 2코스 구간 설명간판이 있습니다. 마을에서 서쪽 요령봉 쪽으로 자세히 보시면 길안내가 잘 되어 있습니다.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허긍열 응원덕분에 평광마을까지 왕복 잘 다녀왔습니다. 대장님 내외분 안내와 대구 둘레길 표지 안내가 잘 되어 있어서요.
길도 멋지고 낯선 길 홀로서기 도보길로도 멋진 길이었습니다. 감사~~요.
@벽당 잘 다녀오셨군요. 역시 모범선생님께선 복습(왕복)도 잘 하십니다. ㅎㅎ
예, 다음엔 매여동 마을 바로 뒤에서 시작하는 능선길로 걸어올라 소나무 능선길을 거쳐 요령봉 찍고 하산하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멍멍이 둘 있는 마을거리 끄트머리에서 작은대나무숲 옆 저수조 옆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초반 100미터만 길이 조금 흐릿하지만 이후부터는 멋진 능선길이 이어집니다. 그 주변에선 최고의 코스입니다. 약 서너 시간 걸립니다.
@허긍열 어제 그 코스로 가서 요령봉 찍고 평광마을 종점까지 내려갔다가 왕복이란 것은 차가 매여종점에 있어서 원위치...ㅎ 4시간 조금...
길치라서... 이제 관심도 가지고 잘 살피고 다녀야겠어요. 좋은 길 안내 감사요~^^
@벽당 제가 마을 바로 뒷 능선이라 말한 코스는 대구둘레길 2코스가 아닌 도중에 둘레길 표지 안내가 없는 코스입니다. 마을 바로 위에 있는 저수조 즉 큰 물탱크 바로 옆으로 올라가면 약 100미터 잡풀이 있고 곧 능선에 접어들게 됩니다. 한 시간 즈음 올라가면 주능선에 올라 소나무 능선을 한 시간 더 가야 요령봉입니다.
@허긍열 첨부한 지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허긍열 아~ 예. 꼭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Thank you~!
@허긍열 대장님 온라인 안내 아니면 꿈도 못꿀 길을 오늘 잘 다녀왔습니다.
방향과 거리감각 없는 길치라서 가는 도중에
몇번이나 그만가야되지 않는가 초보도보꾼 수준이 맞게 돌아왔는지 모르나 5시간 가까이 걸린듯요.
첫 2-3시간은 사람 그림자도 못보고... 요령봉 찍고 오려다가 바로 위인줄 모르고 허기지고 지치기도 해서 밥먹고 그냥올 뻔...
덕분에 또 다시 경험하기 어려운 독자 산행(?) 과제 잘 수행하고 오니 다리가 뻐근...마음은 뿌듯합니다. 감사~요.
@벽당 대단하십니다. 조만간 그 일대 산군들 훤하시겠습니다. ㅎㅎ
저희도 오늘(11:00경에) 그 능선으로 올라 주능선에서 서쪽인 요령봉으로 가지 않고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좀 걷다가 초례봉으로 가지 않고 환성산 쪽 새미기재로 내려와 바람이 심해 평광동쪽 모영재까지 놀며 봄산책하다 매여동으로 다시 넘어오면서 솔밭에서 해바라기 좀하며 쉬엄쉬엄 하산했습니다. 우연히 산에서 만날뻔도 했는데, 아쉽습니다. (혹 버스정류장 쪽에 차량주차해두신 게 맞을듯도... 저희가 오후 5시 전에 지나가며 얼핏 낯익은 차를 본 기억이 이제 떠오릅니다. ㅎㅎ 간발의 차이로...)
조만간 이번 사태가 지나면 정식으로 코스 같이 함 둘러보시길 희망합니다.
@허긍열 초입 흐릿한 길을 벗어나서 1시간 가까이 소나무길 갈 때 최고의 코스로 추천하실만 하다며 잠시 앉아서 즐기기도...
이정표 없어도 대장님이 있다 한 길 있으리라 걷다보니 맞나? ( 2주전 포은산책로 벗어나 뒤로 헤매다가 주인없는 늑대같은 크기의 사냥개 3마리 만나 놀라다가
도로로 내려가 차다니는 길로 1시간 여 걸은 적이 있어 ) 살짝 불안하기도...
나중에 산 타는 한 두분이 쌩하고 지나쳐 안보이니 대장님 일행과 함께이면 민폐 될 듯...
어제는 덕분에 집 가까운 좋은 산책(?)이 아닌 산행길
이 나이에 좋은 경험으로 잘 다녀왔습니다.
@벽당 ㅎㅎ 늑대 같은 사냥개에 고생 많으셨군요.
매여동쪽 산행 코스들이 의외로 험하지 않은 육산이라 저희에게도 오래도록 호젓하게 솔밭길 즐길 수 있는 좋은 대상지인 것 같습니다.
새로 이사한 아파트에서 아파트내 텃밭분양(1.5평) 신청을 했는데 당첨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요렇게 일구어 상추,아옥,부추,달래씨를 파종해 두었습니다.아침 저녁에 한번씩 둘러보는 재미도 있네요.
요사이 시간이 많아서 옥포로 이사해서 주변 산책로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산행시 한명도 만나지 못하는 그런 산책길이죠.
백마강님 당첨 축하드려요. 내손으로 키운 건강한 먹거리로 캠핑나서시면 되겠네요~~
이사를 넘 잘하셨네요. 수제 막걸리에 안주까지 직접 재배하시니~ㅎㅎ
완전 자급자족의 삶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