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외국어대학교 실크로드연구원은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개최하면서 중국에서 공부하는 20여 개국의
학생들에게 ‘중국의 어떤 것을 자신의 국가로 가져가고 싶은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설문에서 많은 외국 유학생이 ‘고속철(高铁), 인터넷 쇼핑(网购), 알리페이(支付宝), 공유 자전거(共享单车)’를
꼽았다. 이 4가지는 과거 중국의 4대 발명만큼이나 현대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의미에서
‘중국의 신(新)4대발명’으로 불리고 있다.
●고속철
드넓은 땅에 많은 인구가 이동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교통수단이 필요했고, 중국인들은 일찍부터 철도를
활용했다. 덕분에 긴 시간 장거리를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침대 열차부터 역과 주변의 편의시설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철도산업은 지속적으로, 그리고 다방면으로 발전했다.
그러던 중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나라의 KTX 같은 고속철이 등장했다. 침대열차를 타면 15시간 걸리던
베이징-상하이 구간이 5시간 50분으로 줄더니, 2018년 4월 개통한 푸싱호는 시속 350km로 단 4시간 18분 만에
주파했다.
과거 중국의 고속철 기술은 일본과 유럽에 비해 뒤쳐졌다. 그러나 빠른 경제성장과 더불어 고속철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연스레 관련 기술과 인프라가 급격히 선진국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이제 중국은 고속철 기술을 수출하면서
세계의 웬만한 대도시를 빠르게 이어주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고속철이 중국에서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작년 말까지 중국에서 운행된
고속철은 전 세계 운행 총량의 60%를 넘는 2595편에 달했다. 운행거리는 2만km를 넘었다.
오는 2030년이 되면 운행거리가 지구 적도를 한 바퀴 도는 것보다 긴 4.5만km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인터넷 쇼핑
오늘날 중국은 세계 최대 인터넷 소매시장으로 급부상했다. 네티즌 수는 7억 명을 돌파했다.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강국답게 앱을 통해 원하는 물건을 골라 간편하게 결제하고 집에서 물건을 받는
일련의 과정이 정말 빠르게 이뤄진다.
평소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매출도 인상적이지만 전통 명절인 춘절, 노동절, 국경절은 물론 6·18, 광군제 기간의
매출은 단연 돋보인다. 작년 6·18의 경우 티몰의 글로벌 거래량은 7분 만에 1억 위안을 돌파했고,
징동의 총 주문금액은 15시간 만에 1000억 위안을 넘어섰다. 지난해 광군제(11월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알리바바의 매출은 1682억 위안, 우리 돈으로 약 28조원을 기록했다. 이날 하루 행사 때문에 발생한
물류량만 8억1000만개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의 경제발전과 더불어 중국인들의 소비능력이 나날이 커지고 있으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기술발전으로 물류 시스템 역시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다른 국가보다 큰 전자상거래
시장을 가지고 있는 중국이 향후 또 얼마나 영향력 있는 시장을 만들어나갈지 정말 궁금하다.
●알리페이(Alipay, 支付宝)
알리페이란 중국의 알리바바 그룹이 개발한 전자화폐 시스템이자 온라인 결제 서비스다. 이용자들은 알리페이를
통해 휴대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해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다. 현재 중국 소비자들은 편의점, 마트는 물론 지하철,
작은 구멍가게에서도 알리페이로 결제한다.
중국의 모바일 결제 시장은 매년 성장 중이며 작년 1분기 거래액이 22조7000억 위안을 기록했다.
이 중 알리페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64.2%였다.
이 때문일까. 중국은 ‘무현금 시대’를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텐센트와 중국인민대학이 발표한 ‘스마트라이프
지수 리포트’에 따르면, 응답자 중 84%가 ‘현금을 소지하지 않고 휴대폰만 가지고 외출해도 불안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오히려 핸드폰 결제의 편리한 점 때문에 상점에서 현금을 받지 않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공유 자전거
이제 중국인들은 더 이상 ‘나만의 자전거’를 가지고 있지 않다. 대신 자전거를 타고 싶으면 길가에 비치되어 있는
공유 자전거를 골라 핸드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해 잠금을 해제하면 된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길가에
자전거를 세우고 잠근다. 저렴한 가격에 언제 어디서나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편리함 때문에 중국에서는 근 2년간 공유 자전거의 개념이 빠르게 확산됐다.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작년 7월 기준 중국 전역에 존재하는 공유 자전거 기업은 70여 개에 달하며, 이용객은 1억3000만 명을 넘어섰다.
자전거로 시작했지만 이제 중국은 더욱 다양한 형태의 공유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공유 자동차, 공유 배터리,
공유 지식, 공유 우산, 공유 숙박 등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 중국정보센터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중국 공유경제
거래총액은 3조4520억 위안에 달했으며, 향후 몇 년간 연 평균 40%의 고속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과거 중국은 저렴한 노동력으로 세계에 이름을 떨쳤지만 지금 은 혁신으로
세계에 기여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중국의 ‘신4대발명’은 이제 중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응용되면서 세계인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즈푸바오는 70여개 국가와 지역의 상점에서 사용되며, 웨이신은 19개 국가와 지역에서 자리 잡았다. 공유 자전거
기업 오포(ofo)는 최근 태국뿐만 아니라 한국(수원)에 진출하는 등 전 세계 시장을 무대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중국의 ‘신4대발명’은 현재 진행형이다. 앞으로 어떤 또 다른 ‘신4대발명’이 중국을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우리 삶을 풍족하게 해줄지 기대된다.
송가은 한국무역협회 성도지부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