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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개국하여 왕조의 체제가 새로 정비되어 갈 즈음인 세종 때 청빈하기로 소문난 황희(黃喜,1363-1452)정승의 옷차림이 임금을 감동케하고, 궁중의 대신들을 웃기게 한 일화가 대동 기문(大東奇聞)에 전해지고 있다.
황희가 하루는 채소밭에서 구슬땀을 뻘뻘 흘리며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궁중에서 급히 입궐하라는 내시의 전갈을 받고, 일할 때 입은 남루한 옷차림에 헌 삿갓을 쓴채 그대로 입궐하였으니, 임금이 지켜보는 앞에서 큰 웃음거리가 된 것이다.
세종이 황희의 옷차림을 살펴보고서는 "경의 관복은 참으로 특이 하구려" 라고 하시며 빙그레 웃으셨다. 황희는 이에 답하기를 "신 은 평소 관복이 한 벌 뿐이 옵니다. 오늘은 비번이고 해서 관복은 집에 빨아 널어 두고, 평소 옷차림으로 급히 서둘러 오다 보니 큰 결례를 하게 되었사옵니다. 신을 엄히 꾸짖어 주시옵소서"라고 임 금 앞에 엎드려 변명 아닌 변명을 하고 있었다. 세종은 황희의 청 렴함과 검소함을 잘 알고 있는 터이라 황희의 옷차림을 한번 꼬집 어 본 것이었다. 당시 궁중의 법도가 엄중했을 대궐에서 관복을 입지않고 임금님앞에 나타난 황희의 모습을 보고서 박장대소(拍掌 大笑)할 일이 생겼으니, 좌우에 서 있던 대신들은 소리 내어 크게 웃지도 못하고,입을 막고 몰래 웃었을 것이 분명하다.그러나 신하 를 아끼고,어질기로 소문난 세종은 참으로 "황희답기도 하지, 나의 자랑스러운 선비고 말고" 하시며 흐뭇한 표정을 지으셨다.그리고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청백리로 소문난 명재상 안자(晏子또는안영) 을 생각하면서 황희를 바라보고 있었다고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조선 왕조시대나 지금이나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직장에서 웃어른이 너그럽고 웃는 얼굴로 아래 사람을 대하게 되면, 엄격한 직장 분위기가 금방 밝아지고, 업무 능률도 올라가서 그 효과 가 클 것임은 자명한 이치다.먼 외국이 아니더라도, 우리와 가까운 이웃 일본 사람들이 서로 인사 할 때나 대화하는 걸 살펴보면, 너무 자연스럽기도 하고 표정도 밝아서 우리와 또 다른 예절 문화가 있음을 보게 된다.나는 최근에 "웃음과 건강"에 관한 책을 우연히 읽어 보았 는데, 흥미로운 내용이 많이 있었다. 웃음 연구가들은 웃음은 자신과 가족의 건강과행복을 위해서도 매운 중요한 것이므로, 그냥 웃는게 아니라 억지로 라도 크게 소리내어 웃으라고 강조하고 있다.
나는 가끔 천재 화가가 그린 모나리자 상이나, 깊은 산사의 절에서 우연히 보게되는 부처님의 염화미소를 생각하면, 그작가의 천재성에 놀라지않을 수 없다. 모나리자상이나, 불상에 나타나는 그 은은한 미소는 마음속에 잠재해있는 영혼까지 맑게 하고, 행복감과 편안함 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자연치유(healing)의 효과가 아닌가 싶다.
"우리가 웃으면 어떤 심리적 변화를 경험하게 될까"라는 연구결과 "웃음은 우리의 영혼을 치료하는 보약"이라고, 미국의 하버드대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 교수는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우리는 행복하기 때문에 웃 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진다"고 한다. 우리 몸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두 가지 자율신경이 있는데, 교감신경은 놀람, 불안, 초조, 짜증이 섞인 스트레스를 수반한 감정을 만들어 심장을 천천히 뛰게 하고 몸 상태를 편안히 만들어 주며, 심장병을 예방하는 기능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웃음은 스트레스를 완화하여 진정시키고, 혈압을 내리게 하여 혈액순환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웃음이 소화액 분비를 촉진시켜 식욕을 불러 일으키고 면역력도 높여 준다고 한다.또한 우리가 1분 동안 실컷 웃으면 10분 동안의 에어로빅, 조깅이나,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윌리엄 플라이 교수는 웃음과 심장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웃음은 한번 웃을 때마다 폐의 구석구석까지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여, 폐의 기능이 좋아짐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연세대 의대 노 성훈 교수는 위암 완치 결과를 설명하면서, 웃음은 심장 박동수를 높여 혈액순환을 돕고, 몸의 근육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게 되었으며, 우리가 3-4분 동안 웃으면 맥박을 배로 증가시키고, 혈액에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여 복식호흡이 되기 때문에 소화기의 마사지 효과도 볼 수 있고, 변비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그리고 웃음은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두려움과 분노를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경우에는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면역력을 급격히 떨어짐에 반해, 소리를 내어 한번 웃으면 코티솔 분비를 억제하여 노화를 막고 뇌졸증까지 예방한다고 한다. 우리 뇌는 진짜 웃음과 가짜웃음을 구별하지 못하므로 억지로 라도 많이 웃어도 90%의 효과 가 있다고 한다. 또한 어린이는 하루에 400번 정도 웃는다고 하며, 어른들은 나이가 들면서 웃음을 읽기 시작하여 6번 정도로 줄어든다고 하므로, 어른 들은 때와 장소를 구별하지 않고 즐거울 때나 슬플 때나 분위기 전환용으로 도 좋다고 하니 자신의 건강을 생각해서 크게 웃어 볼 일이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고 하지 않는가.
일소일소, 일노일노(一笑一少,一怒一老)라고 옛 부터 전해오는 속담과 더불 어 웃음은 건강을 지켜주는 보약이라고 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가히 놀라 울 뿐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가정과 직장과 사회를 밝게 하기 위해서 유명가수의 노래처럼 웃음 한번 크게 소리 내어 웃어보자.
- 좋은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