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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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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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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게 계속되던 장마도 끝나고 푹푹 찌는 무더위가 여름의 한복판에 와 있음을 실감케 한다. 이럴 땐 역시 바다에 뛰어드는 게 최고의 피서법이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섬 어디를 가도 해변을 만날 수 있는 제주도. 같은 섬이지만 각기 다른 매력으로 여행객들을 불러모으는 제주의 손꼽히는 해수욕장들을 모아보았다.
제주도를 대표하는 해수욕장을 꼽으라면 함덕 서우봉과 협재해수욕장을 빼놓을 수 없다. 더구나 함덕은 동쪽에, 협재는 서쪽에 자리해 자연스럽게 제주의 동서를 대표하는 해수욕장이 되고 있다. 둘 다 맑고 깨끗한 바다와 아름다운 풍경, 잘 갖춰진 부대시설로 매년 수많은 피서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함덕 서우봉해수욕장은 제주국제공항에서 성산일출봉이 있는 동쪽으로 30~40분 정도 일주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해수욕장 주변으로 호텔, 리조트, 식당 등 편의시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특히 가족 여행객이 많이 찾는다. 여름철에는 각종 천막에 야외 테이블, 캠핑 텐트촌까지 형성돼 북적북적하다. 심지어 해변에서 배달 음식까지 시켜 먹을 수 있다. 성수기에는 야간 개장과 더불어 다양한 축제도 열린다.
하지만 함덕 서우봉해변이 제주 동부 지역을 대표하는 해수욕장으로 꼽히는 이유는 단지 위락시설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무엇보다 해변이 지닌 천연의 아름다운 풍경 덕분이다. 들쭉날쭉한 해안선이 만들어낸 여러 개의 해변과 그 끝에 우뚝 솟은 서우봉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게다가 서우봉 정상까지는 올레길과 둘레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해수욕 외에도 또 다른 즐길거리를 선사한다. 이곳에 올라 내려다보는 해변의 모습은 절경이 따로 없다.
함덕에서 10여 분 거리에 있는 김녕 성세기해변은 동부 지역을 대표하는 또 다른 해수욕장이다. 밀가루처럼 희고 고운 백사장이 유명하며, 비교적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이다. 넓은 백사장에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놓고 혼자 유유자적 태닝을 즐기거나 음악을 듣거나 독서를 하는 피서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백사장 끝에 서 있는 풍력발전기와 해안가 근처를 떠다니는 요트들이 이국적인 정취를 더한다.
제주 서부 지역을 대표하는 협재해수욕장도 함덕 서우봉과 마찬가지로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매년 많은 피서객들이 찾아들고 있다. 함덕과 비교해 호텔이나 리조트 등 규모가 큰 시설보다 민박집이나 게스트하우스 등이 넓게 분포되어 있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인지 협재는 젊은 여행객들이 많은 편이며, 덕분에 좀더 자유롭고 활기찬 분위기를 띤다. 물론 가족 여행객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물이 빠지면 넓게 드러나는 백사장이 가도 가도 끝이 없다. 군데군데 물이 찰박거리는 백사장은 어린아이들에게 좋은 놀이터가 된다.
뭐니 뭐니 해도 협재해수욕장 하면 역시 비양도이다. 바다 가운데 봉긋 솟아 있는 비양도는 협재의 아름다움에 마침표를 찍는 풍경이다. 비양도가 없는 협재해수욕장은 상상할 수도 없다. 수만 년 전 화산 폭발로 생겨난 작은 섬 비양도는 협재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그들만의 환상을 품게 만든다. 마치 바다 위에 떠오른 신기루처럼 때론 선명하게, 때론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신비의 섬이다. 썰물 때면 걸어갈 수 있을 만큼 가까워 보이지만 비양도에 가려면 한림항에서 배를 타고 15분 정도 들어가야 한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비양도 유람까지 계획해봄 직하다. 비양도를 둘러보는 데는 1~2시간이면 충분하다. 다만, 배편이 자주 없으므로 시간 계산을 잘 해야 한다.
협재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금능해수욕장도 가볼 만하다. 협재와 달리 아담하고 아늑한 느낌이다. 여느 해변처럼 고운 모래사장은 아니지만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은 물빛이 발 담그기조차 조심스러울 정도다. 금능해변에서 즐기는 스노클링은 한여름 무더위도 잊게 만들며 즐거운 추억을 선사한다.
여름 해변의 또 다른 즐거움은 수상 레저 스포츠이다. 제주에도 스노클링이나 스킨스쿠버, 서핑 등을 즐길 수 있는 해변이 여럿 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중문색달해변과 신양섭지코지해변이다. 중문관광단지 안에 있는 중문색달해변은 서퍼들이 모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인근에 호텔과 리조트가 자리해 해수욕을 하러 오는 여행객도 많지만, 다른 곳보다 파도가 센 편이어서 서핑을 즐기기에도 알맞다. 몰아치는 파도를 타는 서퍼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원하고 재미난 볼거리가 된다. 보는 것만으로 성에 차지 않는다면 직접 서핑을 해보는 것도 좋다.
섭지코지 부근에 펼쳐진 신양섭지코지해변은 바람 좋은 날이면 윈드서핑을 하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해수욕장이 넓은 반원형으로 형성되어 바람이 불어도 파도가 잔잔한 편이다. 덕분에 윈드서핑을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파도를 가르며 이리저리 자유롭게 유영하는 윈드서퍼들이 그리 부러워 보일 수 없다. 해변에 윈드서핑 장비를 대여하거나 강습을 해주는 곳이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다.
섬 속의 섬인 우도에는 '서빈백사'로 유명한 홍조단괴해빈과 또 다른 숨겨진 해변인 하고수동해변이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홍조단괴해빈은 홍조라는 석회조류가 죽은 후 산호처럼 하얗게 굳어버린 것들이 파도에 깎여 형성된 독특한 해변이다. 햇볕이 내리쬐면 눈이 부실 정도로 해변이 새하얗게 빛난다. 고운 백사장과는 달리 발바닥에 굵직하게 밟히는 홍조류가 신기하다. 천연기념물이기 때문에 이들을 갖고 나오는 것은 금지하고 있으니 주의할 것. 눈부신 해변과 에메랄드빛 바다는 그야말로 꿈의 낙원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명성이 자자한 홍조단괴해빈과 달리 하고수동해변은 그나마 조금 덜 알려진 편이다. 요즘은 이곳도 알음알음 찾아오는 사람들로 점점 붐비고 있다. 옥빛 바다를 배경으로 해녀 동상이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해변이다. 이곳 해변은 모래가 무척 곱다. 같은 섬이지만 참 다른 해변 풍경이 제주를 더욱 매력적인 섬으로 만들어준다.
요즘 뜨는 곳으로 월정리 해변도 꼭 한번 들러보자. 불과 2~3년 전만 해도 한적한 해변이었던 곳이 지금은 제주도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이 되었다. 맑고 쾌청한 날씨에는 지중해 어느 휴양지에 온 듯 멋진 정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해안도로를 따라 각기 다른 개성을 뽐내는 카페들이 늘어서서 색다른 기분을 즐길 수 있다. 뜨거운 태양을 피해 전망 좋은 카페에 앉아 새콤달콤한 음료 한잔 마시며 바다를 바라보노라면 어느 지상 낙원 부럽지 않다.
유의사항
※ 위 정보는 2015년 7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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