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PEN이 있어 즐거웠습니다.
농촌에서 태어나 초, 중, 고등학교를 마치곤 서울로 올라와 낯선 타향살이를 시작하기는 하였지만 비교적 순탄하였기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지내었는데, 어느새 세월은 흘러, 청년은 노인이 되었고, 걸음은 느려지고, 기억력은 떨어졌지만, 말은 많아졌기에 깜짝 놀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을 때가 많아졌다.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처럼, 몸은 예전 같지 않고, 주변의 모든 것 또한 변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급속한 변화가 주변에서 일어났기에 정신을 차릴 수 없는 것이 요즈음인데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픽펜의 사라짐이다.
세월 앞에 변하지 않는 것 또한 없음을 익히 알고 있기는 하였지만, 픽펜이 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 하였기에 그 충격은 더욱 크게 느껴졌을 뿐 아니라, 인생이막의 생활 중에 가장 보람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픽펜과 함께하는 것이라 여겼기에 낙심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제 2월29일 오늘이 지나면, 픽펜에 글을 올릴 수 없게 된다고 하니, 하루에 3시간 내지 6시간 정도를 책상에서 앉아, 사진을 고르고, 보정을 한 후에, 글을 쓰며, 지내는 일은 없어 질 것 같다.
미쳤다는 소리를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픽펜이 없어지는 것은, 인생이막을 살아가는 나에게는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는, 소일거리가 없어지는 것에 불과 하지만, 조선일보 측에서는 독자와 함께하는 양방향 소통의 기회가 수포로 돌아가는 일일 것이고, 운영자님들은 뭔가 새로운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기에 그 아픔과 시련을 어떻게 위로해 드려야 할지를 모르겠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여 주신 운영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운영자님과 조선일보의 앞날에 새로운 희망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훌륭하신 사진작가 선생님들을 위해 좋은 공간을 마련해 준 조선일보와 사진작가 선생님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여 주신 운영자님들의 노고는 사진 활동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일이었기에 마치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삶의 활력을 넣어 주고는 지평선 너머로 돌아가고 있는 태양의 역할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한강과 인왕산에서 담은 석양사진을 올리며 안녕을 고하겠습니다.
그동안 행복했습니다. 픽펜을 사랑한 사진작가 선생님들과 운영자님들의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내내 행복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여강 임 영 수
2024. 3. 2
天之地間 萬物知衆에 惟人以 最貴하니,
所貴乎人者는 以其有五倫也라!
(천지지간 만물지중에 유인이 최귀하니,
소귀호인자는 이기유오륜야라!)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모든 것 중에
사람이 가장 귀하니,
이는 오륜이 있기 때문 이니라!
有志者事竟成
(유지자 사경성)
있을유, 뜻지, 놈자, 일사, 마침내경, 이룰 성.
사람은 하고자 하는 뜻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지 이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