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안식처
손 원
어떤 절박한 상황에 맞닥뜨리거나 마음이 심란할 때 안식처를 찾는다. 살아가는데 마음의 안식처는 필요 불가가결의 요소다. 사람은 알게모르게 항상 마음의 안식처를 간직하고 있다. 평소에는 모르고 있다가 다급해지면 자신도 모르게 안식처를 찾게된다. 나는 믿는 종교가 없지만 종교는 최고의 안식처인 듯 하다. 괴롭고 힘들때 두손 모아 기도하면 구원을 받는 느낌이라고 한다. 나도 가끔 절대자에게 두손을 모은다. 그러고 나면 한결 마음이 편안해 진다.
프랑스의 철학자 파스칼(1623 ~ 1662)은 "인간은 자연에서 가장 약한 하나의 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생각하는 갈대다."라고 했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지만 스스로 나약하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자 한다. 절대자는 모든이의 안식처라고 할 수 있겠다. 귀의하고 싶은 안식처가 많을수록 좋다. 손쉽게 주변에라도 의지하면 마음의 평온을 가져 오기도 한다. 자주 맞닥뜨리는 주변에 안식처가 있다면 삶이 보다 윤택해 질 것이다. 부모님은 최고의 안식처다. 살아가는 동안 부모는 한 순간도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부모가 돌아가셔도 마찬가지다. 부모님은 시공을 초월하여 언제 어디서든 자식의 마음속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모님의 사랑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부모님의 자식사랑은 주고 받는 득실관계가 아닌 한없이 배풀기만 한다. 고달프고 힘들 때 부모님을 떠 올리기만 해도 큰 위안이 된다.
인생을 도로에 비추어 상행선과 하행선으로 볼 수도 있겠다. 부모님의 사랑은 상하행선 전 구간으로 볼 수있지만, 굳이 구분한다면 상행선 구간이고 거기에 있는 안식처라고 하겠다. 부모님의 사랑과 보살핌으로 성인으로 자랐고,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생 하행선의 안식처는 누굴까? 아내임에 틀림없다.
아내는 인생의 동반자로서 서로 의지하며 기댈 수 있기에 확실한 마음의 안식처다. 가정을 이루고 여생을 함께해야 하기에 하행선 지점의 안식처다. 자식도 하행선 지점의 안식처에 해당된다. 부모와 자식간은 천륜으로 죽을 때까지 서로의 안식처가 되고있다. 이를 제외한 주변의 인간관계는 일시적인 안식처가 될 수는 있지만 평생의 안식처는 아니다. 피 안섞인 인간관계는 주고 받는 관계로 균형이 깨지면 언제든지 등을 돌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등을 돌리지는 않더라도 거리가 생기면 잊혀지기도 한다. 직장생활 때 동료가 그렇다. 한 때 그들은 서로를 의지한 안식처였지만 직장을 떠나고 부터는 더 이상의 안식처는 아니었다. 힘들고 외로웠던 군생활 때의 동료들도 제대 이후 몸과 마음이 멀어진 상태다. 마음의 안식처는 다다익선이다. 친구가 많은 것과 일맥상통한다. 절친한 친구는 좋은 마음의 안식처가 된다. 친구는 사귀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지하는 것에도 공을 들여야한다.
직장을 나온지 5년이 지났다. 직장동료 중 몇몇은 평생 친구로 생각했는데 사이가 끊겼다. 단지 몸이 멀어진 이유에서다. 가끔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간 전화 조차도 없었다. 평소 마음은 있어도 특별히 연락할 일이 없어서 오늘 낼 하는 사이 5년의 세월이 훅 지나갔다. 그렇게 인연이 끝나는가 보다하고 안타까워 하던 중 SNS로 연락을 해 보니 화답해 왔다. 그래서 수시로 카톡을 보내고 페이스북으로 근황을 전하곤 한다. 특히 인터넷 카페는 부담없는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서로간 근황을 전할 수 있고, 마음에 와 닿는 좋은 글을 공유하면 마음이 푸근 해지고 친구의 배려심도 느낄 수가 있다. SNS상으로 생일에 꽃다발 사진을 받으면 기분도 좋다. 주고 받는 부담도 적어 마음이 편하다. 때로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잔 영상을 보내 오는 친구께도 감사하다. 요즘 SNS로 편리하게 친구들과 소통하고 있다. 모두가 마음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마음이 울적할 때, 어떤 일로 절박할 때면 구원의 기도를 올리고 마음의 안식처를 찾는다. 기도를 올릴 수 있는 일월성신 천지신명이 있고, 언제든지 손 뻩치면 다가 올 부모님이 있고, 나의 동반자가 항상 곁에 있어서 좋다. 거기에다 나를 알아주고 보듬어 줄수 있는 지인이 다수 있어 내 마음은 늘 푸근하다. 마음의 안식처가 나를 보듬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 진다. (2023. 1. 11.)
첫댓글 귀한 글 잘 앍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