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님
1/ 7.8.9 삼일
60이 갓넘은 내 막내 처남 신우암으로 저 멀리 보내고 와서 가슴과 마음이 뻥 뚤린것 처럼 멍하게 있다가 옆에 아내를 보니 삼일동안 그리 울어도 아직 눈물이 남아 있나 보다
밥 먹자 하니 답이 없다
뭐 시켜 먹을까 그래도 답이 없다
그래 실컷 울어라 하고 안방으로
들어와 책상 앉아 폰을 보고
이것 저것 보다가 문득 생각이나
몇자 적어 보다 지인이 보내준
글을 눈에 들어와 매일 보내는 지인들에게 내일은 이글을 보내자 생각하고 글을 옴겨 놓고 생각에 잠겨 본다
<< 후레자식 >>
-- 김인육
고향집에서 더는 홀로 살지 못하게 된 여든셋,
치매 앓는 노모를
집 가까운 요양원으로 보낸다
시설도 좋고, 친구들도 많고
거기가 외려 어머니 치료에도 도움이 돼요
1년도 못가 두 손 든 아내는
빛 좋은 개살구들을 골라
여기저기 때깔 좋게 늘어놓는다
실은 늙은이 냄새, 오줌 지린내가 역겨워서고
외며느리 병수발로 등 떠민다
에비야 집에가서 같이 살면 안되니?
어머니. 이곳이 집보다 더 좋은 곳이예요! 나는 껍질도 안깐 거짓말을 어머니에게 생으로 먹이고 언제나 나까지 버릴지 모를 두려운 품으로 허겁지겁 돌아온다 고려장이 별 거냐 제자식 지척에 두고 늙고 병든 것끼리 쓸리어 못죽고 사는 내 신세가 고려장이지 어머니의 정신 맑은 몇 가닥 말씀에 폐부에 찔린 병든 개처럼 허정거리며 21세기 막된 고려인 집으로 돌아온다 천하에 몹쓸 후레아 자식이 되어 퉤 퉤.돼먹지 못한 개살구가 되어
(덧글)
1961년 울산태생 고려대 교육학대학원 국어 교육학석사.교사
2000년 (시와생명) 등단
시집 (다시부르는 제당 때기)
(잘가라 여우) (사랑의 물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