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리더가 성공한다 - 김진배
제4장 '유머리더십'을 위한 3단계 훈련
2. <2단계>가감과 변형- 응용단계 ("최후의 승리는 출발선에서의 비약이 아니라 결승점까지의 끈기와 노력이다."- 위나매커)
기존 유며의 응용사례2:상황에 맞게 활용하기
유머를 응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기존의 내용을 실제상황에 맞게 적절히 변형시키는 것이다. 유머는 '내가 재미있는 얘기해 줄게'라는 식으로 전달하는 것보다는 수체적인 상황 속에서 활용하는 것이 훨씬 재미있고 유머로서의 가치도 커진다. 물론 창조단계에 이르면 어떤 상황에서든 즉석에서 유머를 구사할 수 있겠지만 2단계에서는 아직 그럴 정도는 못되므로 일단 창조보다는 활용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을 것이다.
사례
임원중인 김대리에게 동료들이 찾아왔다. "회사 일은 걱정하지 말고 몸조리나 잘하게" "미안해. 나 때문에 괜히 자네들만 일이 늘어났지?" 그러자 동료 하나가 대답한다. "사실 그것 때문에 좀 나처한 상황이야.부장님은 자네 일을 우리가 분담해서 처리하는데, 대체 자네가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도저히 알아낼 수가 없어서 말이야."
이것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충분히 웃음을 이끌어낼 수 있는 내용이다.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김대리...물론 그건 혼자서 고난도의 일을 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하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 된다. 어떤 얘기를 그냥 전달하는 게 아니라 적절한 타이밍에 동료나 부하에게 농담으로 건네보면 어떨까.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
응용- 평소에 좀 빈등거리는 부하직원이 감기에 걸렸을 떄
"이봐, 자넨 아프면 안돼. 만약 자네가 입원이라도 하면 누가 자네 일을 대신히겠나?" "제 일이 뭐 그리 대단한가요?" "자넨 노는 게 일이잖아."
이것은 '빈둥거리는 직원이 입원하면 일을 대신하기 힘들다'는 기본 발상은 사례와 똑같다. 하지만 타이밍만 잘 선택하면 그냥 우스개를 전달하는 것에 비해 훨씬 재미있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사무실 속의 실제인물이 직접 유머 속에 '출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우에 따라서는 부하에 대한 유머러스한 꾸지람의 효과는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나의 유머 속에 들어 있는 상황이나 대사를 현실에 옮겨오는 것은 유머의 창조능력을 높이고 순발력을 키우는 데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비슷한 예들을 몇 개 더 들어보자.
사례 목사님이 아내에게 물었다. "내가 설교하는 동안 신도들의 시선을 내게 집중시킬 좋은 방법이 없을까?" "글쎄요..." 그러자 옆에 있던 어린 아들이 말한다. "시계를 연단 바로 위에 걸어놓으세요."
응용- 부서회의가 길어져서 부하들이 자꾸만 시계를 볼 때
"이렇게 산만해서는 도저히 회의가 안되겠군. 내게 주의를 집중시킬 비장의 수단을 써야겠어." "?!" "김대리, 당장 벽시계 떼어다가 내 뒤에서 들고 서 있게."
사례 급하게 증명사진이 필요해진 영구가 '24시간 완성'이라는 간판을 단 사진관을 찾아 사진을 찍었다.다음날, 사진을 찾으러 간 영구에게 주인이 말한다.
"아직 안 나왔습니다. 내일 모레쯤 오시죠." "뭐라구요? 24시간 완성이라더니 완전히 사기잖아?" 그러자 주인이 당당하게 말하다. "그건 하루 8시간씩 3일이라는 뜻이올시다."
응용- 중요하고 어려운 일을 부하들에게 지시할 때
"무슨 일이 있어도 24시간내로 보고서를 작성해서 올려야 돼." "..."(부하들, 난감한 표정) "왜들 그래? 하루 8시간씩 3일이나 시간을 주는 데도 못한단 말이야?"
이처럼 직장에서 쉽게 활용하고 웃을 수 있는 유머를 준비하려면 수집단계에서부터 직장인이나 직장문화를 소재로 응용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유머들도 있지만 기왕이면 처음부터 '선별 수집'을 하는 것이 훨씬 간편할 것이다. 다음은 최근에 직장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바 있는 홍윤표의 만화잭 <천하무적 홍대리>에 나오는 장면들이다.
사례 홍대리가 부하인 최주임의 보고서를 보며 야단을 친다. "내부 보고서는 이면지를 쓰라고 했잖아!" "...이면지가 없어서요." "없긴 뭐가 없어?" 홍대리가 복사기에 두툼한 전화번호부를 얹으며 말한다. "만들면 되지!!" (복사기 뒤에 벽에는 '절약' '안되면 되게 하라'는 표어가 붙어 있다.)
홍대리가 최주임을 채근한다. "최주임! 아침에 부탁했던 자료들 다 뽑아놨지?빨리 줘!" "저...부장님께서 시킨 보고서가 급해서요. 오늘을 좀..." "오늘 꼭 필요한 자료라고 분명히 말했을 텐데..." 홍대리가 최주임을 노려보며 윽박지른다. "부장님께만 잘 보이면 된다 이거냐? 너 누구하고 회사생활 더 오래할 거같냐?" 그러자 최주임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한다. "부장님요." (홍대리가 "야,임마! 너 그걸 농담이라고 하냐?"고 호통을 치며 쫓아가고, 최주임은 "농담 아닌데..."라고 중얼거리며 헐레벌떡 도망친다.)
매일 10시간 이상씩 얼굴을 마주보며 사는 사무실 동료들. 그들에게 나는 어떤 존재인가? 여직원 말숙씨:글쎄요, 뭐 별로... 최주임;지금은 제 사수이시고 장기적으로는 경쟁자. 과장님:뭐 그냥 좋은 술친구. 부장님:자넨 내게 정말 중요한 존재야. 훌륭한 부사원이고... 홍대리:정말이세요.부장님? 근데 왜 입이 비뚤어지세요? 부장님:어, 나는 거징마를 하믄 이비 삐뚜러지거덩.
<천하무적 홍대리>에는 이밖에도 직장인들이 폭소를 터뜨릴 만한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다. 주인공인 홍대리의 모델이 직가 자신이고 등장인물들도 대부분 실제인물을 모델로 했기 때문에 사무실의 풍경들이 그만큼 생생하게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작품이 재미있다는 것은 작품내용을 유머에 활용할 여지도 그만큼 많다는 것을 뜻한다. 이를테면 이런 식으로.
응용1- 사무실에 이면지가 없을 때 "이면지가 떨어졌네. 왜 이렇게들 종이를 낭비하는 거야? 어이, 김대리." "예?" "가서 전화번호부 좀 찾아와." '뭐하시게요?" "뭐하긴, 이면지 만들려고 그러지, 왕창 만들어 놓을 테니까 아껴서들 쓰라구."
응용2- 부하직원과 당신이 동시에 신입사원에게 뭔가를 지시할 때 "김대리, 저 친구가 누구 지시를 먼저 수행하는지 내기 할까?" "당연히 높은 사람이 시키는 일을 먼저 하겠죠,뭐." "그럼요?" "원래 신참들은 앞으로 더 오래 얼굴 대할 사람한테 충성하게 돼있거든."
응용3- 부하직원이 보고서를 올렸을 때 "음...아주 훈늉해. 수고해떠." "...근데 왜 발을을 그렇게 하세요?" "어, 나는 맘에 없는 소릴 하문 혀가 짤바지거덩."
이번에는 스코트 아담스의 <딜버트의 법칙(The Dilbert Principle)>에서 응용의 소재를 찾아보자. 딜버트의 법칙이란 '가장 무능한 사원들이 회사에 가장 적은 타격을 입히는 부문, 즉 경영부문으로 옲겨간다'는 것이다. 법칙의 내용에서도 드러나듯이 이 책은 온통 무능한 경영진에 대한 조롱과 풍자로 가득차 있다. 다음은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대목이다.
부장:"자네 개인적인 일로 팩스를 사용했더군." 딜버트:"점심시간에 팩스를 보냈습니다. 지방이라서요." 부장:"회사의 팩스용지를 다 써버리고 있군 그래." 딜버트:"아닙니다.팩스를 보냈다니까요. 용지는 전화선을 통해 왔다갔다하는 것예요." 부장:"그런가?...어쨌든 회사 전기를 사용했군." 딜버트:"제 친구가 남는 전기를 우리 회사로 보내주어서요. 지금 그 전기로 제 컴퓨터를 작동시키고 있는걸요." 부장:"혹시 남는 전기 없나? 내 컴퓨터가 나갔는데." 딜버트:"컴퓨터 뒤편에 있는 버튼을 누르세요. 그럼 제가 보내 드리죠."
딜버트의 상사인 부장은 이처럼 팩스를 보낼 때도 용지가 소모된다고 믿는 한심한 인물이다. 또 전기를 우편물처럼 주고 받을 수 있는 물건을 생각하고, 컴퓨터 전원을 올리지도 않은 채 '남는 전기를 보내달라'고 요구하는 어리석은 인물읻. 가히 이 책의 2장에 나오는 무능한 이사(복사기와 문서절단기를 구분하지 못하는)에 필적할 만하다. 하지만 그런 바보짓도 잘만 응용하면 얼마든지 재미있는 유머의 소재가 될 수 있다. 비슷한 상황을 포착하여 일부러 부하들 앞에서 바보스러운 말이나 행도응을 보이면 되는 것이다. 그것은 유머기법 중의 하나인 '바보 흉내'인 동시에 '약자보다는 강자를, 타인보다는 자기를 풍자하라'는 풍자의 원칙에도 잘 부합된다.예를 들어보자.
사례 부장이 딜버트에게 말한다. "방금 빛이 소리보다 빨리 전달된다는 사실을 들었는데 말이지. 내 입술이랑말소리를 일치시키려면 크게 소리를 질러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딜버트,속으로 '모르는 게 약이라더니...'라고 생각한다. 부장은 속으로 '내 말이 아직도 잘 안 들리는 모양이군'이라고 생각한다.)
부장이 딜버트와 동료들을 모아놓고 말한다. "여러분들 중 한 명을 팀장으로 승진시키려 하는데...딜버튼 자네의 기술적인 지식을 사장시킬 순 없지.앨리스도 마찬가지고, 가장 타당한 길은 앨을 승진시키는 거야. 알고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그러자 딜버트가 항의한다. "앨을 팀장으로효? 앨은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도 모르는걸요." 부장은 못 들은 채 앨을 데리고 나가며 속삭인다. "오늘이 원요일이기 때문에 저렇게 투덜거리는 거야." 뒤에거 딜버트의 중얼거림이 들린다. "오늘은 목요일이예요."
부장이 딜버트와 동료들을 모아놓고 말한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는데 말이지. 나쁜 소식은 우리 같은 대기업은 민첩한 소기업의 경쟁상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이고, 좋은 소식은 이런 추세로 가다가는 우리가 바로 최소기업이 될지도 모른다는 거야." 그러자 부하들이 환호성인지 비아냥인지 모를 소리를 질러낸다. "우와!" "우리가 넘버원이래." (부장, 속으로 '내가 무슨 잘못을 하 거지?'라고 생각한다.)
응용1- 부하직원이 멀리서 뭔가 얘기할 때 "김대리, 자넨 지금 입이랑 소리가 안 맞아." "예?" "빛이 소리보다 빠르다는 거 몰라? 멀리서 얘기하니까 입술이 먼저 움직이고 소리가 나중에 들리잖아. 꼭 70년대 위성중계 장면 같다구." "그럼 어쩌란 말입니까?" "담담하긴. 소리를 더 크게 지르란 말야. 빨리 들리게."
응용2- 누군가가 오늘 무슨 요일이냐고 물어볼 때,가장 목요일이라면 "자넨 대체 정신을 어디에 팔고 다니길래 요일감각도 없나?" "..." "월요일부터 그렇게 넋을 놓고 있으면 어떻게 일을 하겠다는 거야?"
응용3- 회사의 경영실적이 향상되었을 때, 가령 중소기업이라면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는데 말이지. 좋은 소식은 앞으로 우리 같은 중소기업에 정책적 혜택이 많이 돌아온다는 거고, 나쁜 소식은 이런 추세로 실적이 높아지다가는 우리가 곧 대기업이 된다는 거야." (대기업 또는 경영실적이 악화됐을 때는 같은 어법으로 응용하면 된다.)
이런 식의 익살이나 악의없는 농담은 사무실의 분위기를 단숨에 유쾌하게 바꾸는 효과가 있다. 그것은 책의 내용을 그냥 이야기로 전달해 주는 것과는 전혀 다른 '생생한 웃음'을 이끌어낼 것이다. 부하들의 웃음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2단계의 종점도 그만큼 가까워지는 셈이다.
유머를 실제상황 속에서 응용하는 일에 익숙해지면 그때부터는 보고 듣는 모든 것이 응용의 소재가 된다. 1단계에서 잠시 언급했던 신문의 만화의 만화와 만평은 물론이고 TV의 광고, 책의 내용, 나아가 영화나 드라마 속의 대사들까지도 '실전 유머'에 활용할 수 있다. 가령 이 책의 1장에 나오는 리더의 유형 중 '똑게'가 화재에 올랐다고 하자. 예전 같으면 단지 아무개 부장이 똑게냐 똑부냐, 우리 사장님이 멍게나 멍부냐를 놓고 얘기가 오갔을 것이다. 하지만 2단계의 졸업을 앞에 둔 사람이라면 곧바로 다음과 같은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다.
"똑똑하고 게으른 리더가 제일 바람직한 리더라는데요." "그래? 자넨 정말 아깝군." "왜요?" "똑똑하기만 하면 유능한 리더가 될 수 있을 텐데 말이야."
이 정도의 순발력과 응용능력이라면 그것은 이미 2단계를 뛰어 넘어 3단계에 들어서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존의 유머를 가감하거나 변형하는 차원이 아니, 다시 말하면 '가공산업'이 아닌 '제조업'의 차원으로 발전한 것이다. 모방이나 응용이 단계와는 달리 창조의 세계에는 유머의 재료와 자원들이 그야말로 무한대로 널리 있다. 남은 것은 오직 하나, 그 재료들에 유머리스트인 당신의 숨결을 불어넣는 일이다. |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