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한 마음은 사람을 미련하게 만들고 게으르게 만들고 거짓말까지 하게 만든다. 받아들이기 참 끔찍한 점은 내가 교만하여 하나님과 원수됨을 자꾸 선택한다는 것이다. 내 안의 교만은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는 것을 아는 척하고 죽이는 채찍을 들고 '너를 살려주겠다'고 '주께로 인도해주겠다'고 덤비기 때문이다. 교만이 올라온다면 지혜가 멀리 떠난 것이다. 원치 않아도 패망의 선봉이기에 죽이는 일에 앞장 선다. 어리석음에 눈이 가리운 것이다. 이로 인해 진짜를 보지도 못한다는 사실은 더 고통이다.
미련해지면 지혜자들 앞에 가시나무를 휘두르며 사리에 맞게 말하는 수많은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자기 뜻을 굽히기를 싫어한다. 횃불을 던지고 화살을 쏘아 사람을 죽이면서 주의 영광이라며 나서기를 자처한다. 저는 자의 다리로 자기도 똑바로 걷지 못하면서 좋은 소식을 전해야 한다고 발벗고 나선다. 자기 돌에 넘어지는 넘어짐의 앞잡이다.
낮은 은을 입힌 토기가 드러나는데도 안에 감추어진 미움이 회중 앞에 드러나는데도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한다. 교만하면 그렇게 눈이 가려져 죄가 죄로 느껴지지 않는다.
교만하면 단지 지식 없어 미련한 자보다 훨씬 절망적이다. 지식 없는 미련한 자는 깨달으면 돌이킬 가망성이 있지만 교만은 알고도 그 어리석음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참양식을 주어도 입으로 올리기 괴로워하며 침상에서 돌쩌기를 따라 도는 게으름을 옳게 여긴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위해 이러한 자기 의를 지혜롭다 여기는 자에게 일을 맡기실 수가 없다. 막대기로 때리고 가르쳐서 쓸만한 그릇으로 만드시길 원하지만 하나님의 뜻에는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담을 형태로 빚어질수록 악을 거듭 행하고 오히려 그의 나라에 해를 끼치는 원수가 되기 때문이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편에 서기를 원합니다. 대적하는 자리에서 하나님과 원수됨을 선택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교만한 마음을 매일 매일 낮추며 살수 있도록 당신의 지혜의 막대기로 진리의 빛으로 드러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