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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문경시산악회’와 함께, 진달래능선에서/복사꽃 마음
복사꽃 능금꽃이 피는 내 고향
만나면 즐거웠던 외나무다리
그리운 내 사랑아 지금은 어디
새파란 가슴 속에 간직한 꿈을
못 잊을 세월 속에 날려 보내리
어여쁜 눈썹달이 뜨는 내 고향
둘이서 속삭이던 외나무다리
헤어진 그 날 밤아 추억은 어디
싸늘한 별빛 속에 숨은 그 님을
괴로운 세월 속에 어이 잊으리♪
반세기도 더 거슬러 1962년 영화 ‘외나무다리’에서 주연을 맡은 최무룡이 부른 주제가인 ‘외나무다리’ 그 노랫말 전문이다
대충 대충 기억하기로, 두메산골에서 자란 주인공이 고학으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으로 돌아가서 그곳 고향사람들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 것을 결심은 하였으나, 빈손으로 내려가서는 소기의 목적을 다할 수 없어 고심 중에 있을 때, 그의 사정을 알아 챈 그의 은사이며 사랑하는 여인의 아버지가 그를 돕고 나서게 되고, 그 도움 덕분에 의료기구와 의약품을 가지고 외나무다리를 건너 두메산골인 고향으로 돌아가고, 뒤에 사랑하는 그 여인과 결혼을 하기 위해 그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지만, 동네 건달의 간계로 두 사람은 외나무다리에서 만나지 못하고, 건달에게 겁탈 당한 여인은 가톨릭 수녀가 되고 주인공은 실성해서 외나무다리에서 헤매게 된다는 것이 ‘외나무다리’라는 그 영화의 줄거리였다.
화사한 복사꽃 분위기에, 불그레한 능금꽃 분위기에, 어여쁜 눈썹달 분위기가 좋아서, 내 그 노래를 숱하게 듣고 불렀다.
또 불렀다.
바로 어제인 2018년 4월 14일 토요일 낮 12시쯤 해서, ‘재경문경시산악회’의 핵심으로 회장을 맡고 있는 우리 문경중학교 12회 김규진 형님에, 그 부인이신 김현숙 형수님에, 이성환 사무국장에, 박미자 산행대장에, 정재룡 내 친구에, 그리고 내 아내와 나까지 해서, 여섯 일행이, 북한산 진달래능선을 타기 위해 산을 오르는 그 초입에서의 일이었다.
박미자 산행대장이 뭔가 촬영에 열중하고 있었는데, 알고 봤더니 뽀얀 복사꽃이 막 꽃잎을 빼문 꽃망울을 찍고 있었다.
열중하고 있는 그 모습, 마치 복사꽃 마음을 보는 듯했다.
그때 문득 떠오른 노래가 바로 그 ‘외나무다리’라는 노래였다.
문득 생각에 곧장 실행이라고, 생각 난 김에 그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중간쯤에, 따라 부르는 음성이 있었다.
정재룡 내 친구의 음성이었다.
내 보니, 입도 가지끈 크게 벌려 부르고 있었다.
그렇게 따라 부르기 시작한 그 노래, ‘못잊을 세월 속에 날려 보내리’라고 하는 1절 끝 소절까지 마무리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노래를 따라 불러준 정재룡 친구의 마음, 그 또한 복사꽃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