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줄 몰랐는데… 방심하다간 더 깊은 화상

'저온화상' 원인과 예방법   40~50도 2시간 이상 지속 땐 피부 깊이 상처 환자 10명 중 8명 3도 화상 … 피부이식까지 난방용품 직접 닿지 않게 유지·온도 낮춰야   겨울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꽃샘추위에 `뜨겁지 않은 화상'도 늘고 있다.   또 난방용품을 자주 사용하는 노인의 경우에는 젊은 사람보다 피부감각이 둔해 저온화상을 입을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강원지부의 자문을 받아 저온화상의 원인과 예방법을 살펴본다. ■안 뜨거워도 화상 입을 수 있어= 흔히 고온에서만 화상을 입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이 끓는 온도인 100도의 절반도 안 되는 48도에서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바로 `저온화상'이다. 화상은 100도의 액체나 물체에 스치기만 해도 생기며 68도에서는 1초, 48도 온도에서는 5분간 접촉하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저온화상은 낮은 온도에 오랜 시간 노출되는 특성상 고온에 의한 화상보다 상처 면적은 좁지만 깊이는 깊다. 이 때문에 저온화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80%가 3도 화상으로 판명된다. 3도 화상은 피부 표피와 진피 모든 층이 화상을 입은 것을 말한다.   엉덩이나 허벅지와 같이 전기매트에 접촉하는 부위에 잘 생기고 피부가 괴사해 하얗게 변한다. 감각이 없을 뿐 별다른 통증이 없어 자신이 화상을 입었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깊은 상처 때문에 저온화상의 80% 이상이 피부이식수술을 필요로 한다. ■저온화상의 원인은= 핫팩은 처음 개봉해서 흔들어 열을 내면 70도 가까이 온도가 상승했다가 차츰 낮아져 평균 40~50도 사이를 유지한다. 물론 이 정도의 온도에서는 화상을 입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문제는 `노출 시간'에 있다. 40~50도의 온도는 화상을 입기엔 비교적 낮은 온도지만 2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피부가 노출될 경우 자신도 모르게 피부 깊숙이까지 단백질 변성이 일어나며, 저온화상을 입는다. 전기매트와 전기장판, 온수매트도 빼놓을 수 없다. 영하의 실외에서 오래 있다가 실내로 들어오면 따뜻한 곳부터 찾는다.   몸이 꽁꽁 얼었기에 온도가 높은 곳에 누워도 뜨겁다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 얼었던 몸이 녹으면서 나른해져 잠이 들고 피부가 익어 감각이 무뎌지면 다시 피부가 탈 수 있다. 술을 마셨거나 수면제를 먹었다면 저온화상을 입을 확률이 더 높아진다. ■저온화상의 예방법= 예방법은 간단하다. 전기장판이나 온수매트의 경우 그 위에 두꺼운 요를 깔면 된다.   전기장판 위에 아무 것도 깔지 않고 누우면 접촉한 피부에 열이 밀집돼 온도가 더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조직이 괴사되면서 신경이 손상돼 감각이 없어진다. 또 믿을 수 있는 제조사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붙이는 핫팩의 경우 반드시 옷 위에 붙여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한다. 전기난로 사용 시에는 최소 1m 이상 거리를 두고 사용한다.   저온화상은 한 자세로 오래 노출될 때 생기는 만큼 간지러우면 온도를 조절하거나 자세를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