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219회 등산 세종 국사봉(214.6m) 2024-19
(세종특별자치시 장군면 대교리)
2024년 4월 14일(일요일) 맑음
김종서 장군의 충효 정신을 배운다!
사람으로 태어나기가 참으로 어렵다고 한다. 어렵게 태어난 한 번뿐인 생을 보람 있게 살아야 한다. 유방백세(流芳百世)의 인생은 아니더라도 올바르게 살아가는 것이 사람의 도리일 것이다.
국사봉의 이름은 고려말 혼란한 나라를 바로잡기 위해 세 명의 정승이 국사를 협의한 산이라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특히 국사봉 자락에는 충의의 상징으로 알려진 절재 김종서 장군의 묘소가 자리 잡고 있다. 김종서 장군은 세종 때 8년간 북방에 머무르면서 6진을 개척하여 두만강 이남을 조선의 영토로 만드는 데 큰 공을 세워 백두산 호랑이로 불리었다.
세종 대왕으로부터 어린 단종을 지키라는 고명을 받고 단종의 왕권을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왕위를 탐낸 수양대군의 계유정난으로 아들과 함께 죽임을 당한 뒤 타고 다니던 말이 훼손된 김종서 장군의 시신 중 다리를 물고 고향인 장군면에 와 무덤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국사봉 자락에 잠들어 있는 김종서 장군의 충효 정신의 향기는 만년 이상 영원히 흐를 것이다.
현재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특별자치시에는 두 개의 국사봉이 있다. 금북정맥의 산 국사봉(403m)과 박정희 대통령이 계획했던 새로운 행정수도의 청와대 자리의 뒷산 국사봉이다. 행정수도 입지는 북쪽의 국사봉과 남쪽의 장군산(354m) 사이의 지역으로 남쪽은 활 형태의 도시를 설계했다. 특이한 점은 금강이 장군산을 휘돌아 흐르는 형태가 현 서울의 남산 앞 한강 일대와 똑같은 사실이다. 1998년 10월 25일 금북정맥을 종주할 때 국사봉에 올랐고 오늘은 명당으로 알려져 청와대 산으로 낙점된 국사봉 탐방이다.
국사봉의 산줄기는 천안시와 공주시 그리고 세종시의 경계에 있는 금북정맥의 산 국사봉부터 시작된다. 국사봉서 금북정맥을 이탈하여 남쪽으로 가지를 친 원수 지맥 산줄기가 약 16.6km를 뻗어 국사봉을 들어 올린다. 국사봉을 빚은 원수 지맥 산줄기는 약 14.2km를 더 뻗어 원수산, 전월산, 노적산 등을 빚은 다음 남은 여맥을 금강의 지류인 미호천에 가라앉힌다.
산행이 시작되는 김종서 장군 묘 일대는 역사 테마공원을 조성하고 있었다. 주차장 앞 널찍한 차도 모퉁이에 주차하고 역사 공부를 겸한 산행을 시작한다(10:05). 널찍한 길로 나아가 금방 김종서 장군의 사당인 충익사에 이른다(10:08). 충의문이라고 쓰인 현판이 있는 사당은 문이 잠겨 들어설 수 없어 묘소로 향한다.
산길 초입엔 묘지로 가는 길목에 세워 죽은 사람의 사적(史跡)을 기리는 신도비가 서 있다(10:10). 산길 주변은 소나무가 울창하다. 돌로 다듬어 놓은 운치 있는 길을 따라 산에 올라가 묘소에 닿는다(10:13). 3개의 묘비가 있고 가장 오래된 오른쪽 비의 앞면에 조선 좌의정 절재 김 선생 종서 묘라고 쓰여 있다.
김종서 장군의 충효 정신을 기리고 봉분 밑 왼쪽으로 나 있는 길로 위아래로 되어있는 김종서 장군의 조부모 묘소를 지나 희미한 산길로 산에 올라간다. 조금 경사 있는 길로 8분쯤 올라서니 산길은 완만해진다. 완만한 산길로 3분쯤 나아가자 다시 조금 가파른 길이 나타난다. 거침없이 씩씩하게 4분쯤 오르니(10:31) 걷기 편한 길로 바뀐다.
이어 유순한 길로 1분쯤 진행하다가 가파른 길로 2분쯤 올라가 국가지점번호(국사봉 6) 표지판이 서 있는 주 능선을 밟는다(10:35). 전망은 나무에 막혀 꽉 막힌 상태다. 주 능선 길로 조금 내려선 다음 평평해진 길로 진행해 전망이 열리는 능선에 이른다(10:41).
남쪽 조망이 활짝 열려 전망을 해본다. 금병산이 수평선을 긋고 갑하산, 계룡산 등이 흐릿하게 조망된다. 세종 아파트 단지도 잘 내려다보인다. 조금 더 나아가니 국사봉 삼거리다(10:45). 이정표 푯말에 국사봉 0.2km, 고운동 1.7km, 대교 저수지 1.3km라고 쓰여 있다.
국사봉 삼거리를 뒤로하고 원수 지맥 산줄기를 탄다. 완만한 길로 조금 내려서다가 완만한 오르막길로 삼각점이 박힌 정상(고스락)에 올라선다(10:47). 전망은 시야가 가려 시계 제로이다. 국가지점 표지판(국사봉 5)과 벤치가 3개 놓여있다.
5분쯤 쉰 다음 올라온 길을 역으로 국사봉 삼거리로 돌아와서 원수 지맥 능선을 타고 완만한 내리막길과 가파른 오르막길로 돌탑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선다(11:01). 이 봉우리가 국사봉 고스락보다 높은 것 같다. 삼각점이 박혀 있고 여러 개의 벤치가 있다. 전망은 나무에 둘러싸여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답답하다.
또다시 진행한 길을 역으로 잰걸음으로 진행한다. 국사봉 삼거리로 돌아온 후(11:06) 전망 좋은 능선으로 돌아온다(11:08). 다시 한번 좋은 전망을 즐기며 산의 아름다움에 빠져본다.
전망 좋은 쉼터를 뒤로하고(11:20) 국가지점 표지판이 서 있는 곳으로 돌아와(11:25) 새로운 길로 나아간다. 국사봉은 야트막한 산이라 위험성이 없고 시간도 충분해 주차한 곳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하산해도 상관없을 것 같아 느긋하게 진행한다. 산길은 뚜렷하고 아주 걷기 편한 힐링의 길이다.
산에 오르고 있는 여성 산객 두 명과 마주치기도 한다. 만약 갈림길이 나오면 무조건 주차된 방향인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되므로 평안한 마음으로 나아간다. 장군산이 나무 사이로 보이는 곳을 거쳐 조금 더 진행한 무덤 위 능선에선 장군산이 뚜렷하게 조망된다(11:35). 그 뒤로는 충청의 영산 계룡산도 보인다. 박정희 대통령이 계획한 행정수도 부지가 짐작된다.
이어 완만한 산길로 10분쯤 더 내려서니 주차된 차가 내려다보인다. 계속 앞으로 나가 걷는 길은 점점 차와 멀어진다. 가만히 생각해 본다. 오늘은 여름날을 방불케 하는 무더운 날이라 산에서 내려가 차도를 따라 도로를 걷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아 더 이상의 전진을 멈추고 뒤돌아 주차한 차가 보이는 곳으로 돌아온다. 이어 잘 조성된 무덤이 많이 있는 곳 아래 널찍한 길로 산에서 내려가 차도에 이른다(11:53). 곧이어 주차된 곳에 돌아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길러진 뜻깊은 산행을 마쳤다(11:57).
국사봉 등산은 충효 정신 실천을 다짐하는 산행이다. 나라를 사랑하고 임금에게 충성을 다하고 사람의 기본인 의리를 지킨 김종서 장군의 늠름한 기상과 높은 뜻을 본받아 사람답게 살아가야 할 것이다.
☆ 산행거리 : 5.1km, 1시간 52분 소요(휴식 시간 17분 포함), 평균속력 : 3.04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