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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free board) 스크랩 08봄 자전거여행기 -3 (의성에서 용궁까지)
봉공진 추천 0 조회 107 08.06.17 21:50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아침에 일어나 어제 저녁에 사온 떡과 우유로 식사를 대신하고

안동을 향해 북쪽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안동에는 절친한 고교동창이 안동댐에 근무를 해서 엊저녁에 연락을 해두었지요.

오늘 점심을 같이 하기로...

그러니 안동까지 한 30키로만 오전에 가면 되니 아주 널널하게 여기저기 구경을 하며 갈수 있습니다.

 

첫고개인 재릿재을 오르며 옆에 있는 서원을 ?았습니다.

덕산서원...최근에 모든 건물들을 새로 지은것 같아 별 운치가 없었습니다.

 의성 덕산서원

 

 

다시 길을 가다보니 오른편으로 멋진 고택이 눈에 띄여 자전거에서 내려 둘러 보았습니다.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고 일체의 안내 표지판도 없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누마루가 달린 사랑채....

나중에 보니 이런집들이 여기저기 꽤 보였습니다. 과연 이름난 양반 고을 다웠지요.

안동가는 길가의 멋스런 옛집 - 누마루가 달린 사랑채. 

 

 

고산서원과 무릉굴을 가기위해 새로난 도로를 버리고 구길로 들어섰습니다.

이 길은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안망천을 끼고 있어 경치도 매우 좋고 차량통행이 거의 없어 더욱 좋습니다.

희미하게 옛날에 안동에 올때 지나갔던 기억이 났습니다.

대구에서 캄캄한 새벽에 출발하여 이른새벽 안개속에서 군위, 의성을 지나 왔지요.

물론 그때는 먼지 폴폴나는 비포장 자잘밭길에 길도 아주 좁았지요.

그렇지만 뿌우연 아침 안개속에 커다란 포푸라들이 줄지어 서있는 꼬불꼬불한 시골마을길을

터덜거리고 달리는 맛은....이젠 두번 다시 맛 볼 수 없는 정말 멋진 여정입니다.  

 안망천 옛길

 

안망천 옛길 (무릉굴) 

 

동네 사람에게 물어 고산서원을 ?았습니다.

개울물이 굽이치는 언덕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너무 낡아 대대적인 보수중이었습니다.

이 서원 건물의 특징은 학생들의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의 끝에 대청을 두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한것입니다.

 서원의 메인 건물인 강당입니다. 공부하는 곳이지요. 뒷편엔 사당이고...

 

 기숙사인 동재입니다. 지붕위 양쪽 끝부분이 좀 특이하게 생겼고 오른쪽 끝으로 마루방(대청)이 있습니다.

 

 고산서원의 바깥 모습

 

서원에서 내려오니 바로 무릉굴입니다. 일제가 신작로를 내면서 뚫어 놓은 것이지요.

옛날에 터덜거리며 이 굴을 통과한것이 기억에 납니다.

흔히 안동지방의 역사를 소개할때면 단골로 등장하는 사진이 바로 이굴입니다.

 

 

안동은 아주 옛날 말고도  관광으로 몇번 왔었고 한 십여년전에도 교육연구원에 근무할때 출장 온적이 있었습니다.  

한티재를 넘어 안동교육연구원을 지나 길옆으로  커다란 제재소에 쌓아놓은 산더미 같은 나무들을 구경했습니다.

이따가 기회가 되면 제재소하는 아는 사람을 한명 ?아봐야지 하면서...

강변옆의 탈공연장 부근을 걸어서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한 역부근 식당으로 ?아 갔습니다.

안동역앞은 온통 한우 고기구이집이었습니다.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안동 한우도 유명하지요...? 

친구 덕분에 맛있는 안동 한우 갈비를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저녁을 안먹어도 될 만큼....

안동역 앞의 한우 갈비집 골목

 

나이드신 갈비집 주인에게 물으니 마침 제가 ?는 동화제재소를 알고 있었습니다. 

친구와 헤어져 반주로 얼큰해진 몸을 이끌고 동화제재소를 ?았습니다.

나이드신 주인 어르신은 자기가 25년전 이 목재소를 인수했는데 아마도 내가 ?는 사람이 그 전 주인의 아들인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양반이 지금쯤 나이가 환갑을 넘었을 것이라며 술도 좋아했고 춤도 아주 잘 추었으며 여기 안동에서 알아주는 집안이었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서울 어디 산다는데 잘 모르겠다고...

제가 ?는 그 양반은 사실, 70년도에 서울에서 재수할때에 흑석동 중앙대앞 같은 하숙집에서 지냈었습니다.

그때 그양반은 3학년인가 4학년인가 했으니 나보다 나이가 서너살은 많은셈이지요.

툭하면 한밤중에 술집 웨이터들이 택시에 태워 엎고 들어왔고 가끔 만나면 자기집이 안동에서 목재소를 하는데

물으면 다안다고....제비원(안동 북쪽에 옛말에 '원'이 있었음) 소주가 유명하니 곡 ?아오라고 입버릇처럼 해서

언젠간 꼭 한번 ?아봐야지 했었습니다.

좀 씁쓰름했습니다. 잘 되어 만났으면 웃으며 옛날 얘기하고 즐거워 했을텐데....너무 늦게 ?아 왔나...?

 아는 사람을 ?아간 쇠락한 동화목재소

 

목재소를 나와  예천까지 30키로 정도를 새로난 도로로 헉헉 거리고 달렸습니다.

도대체 길가에 휴게소나 가게가 없었습니다. 취한 술이 깨느라 목이 더 탔는데.....

그래서 생각하길...이 지방 양반들은 군것질을 안해서 길가에 가게가 별로 없는가 보구나 하고...

구 도로로 나와봐도 없고...

결국 예천까지 와서야 음료수로 목을 축일 수 있었습니다.

도중에 그 유명한 하회마을로 들어가는 풍산도 지났습니다만 몇번 가보았다는 핑계로 생략하고...

 

예천하면 뭐가 생각나십니까?

그렇지요...양궁입니다. 우리나라의 올림픽 메달 박스인 양궁의 메카입니다.

'신궁'이라 불리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진호'선수도 이곳 예천 출신이고...

이곳 남본동에는 우리나라 국궁을 만드시는 인간문화재 권선생님이 계시지요. 아직 살아계시려나...?

유엽전이라는 촉의 모양이 버들잎을 닮은 화살을 만드시는 분도 계셨는데.....

그래서 예천이 활이 유명하고 또 양궁이 유명하게 된것입니다.

국제 경기를 치른 세계적인 양궁 경기장도 있고...

최근에는 K-16전투비행단이 생겨 이따끔씩 우뢰같은 소리를 내며 전투기들이 비행을 합니다.

하긴 옛날의 화살이 곧 오늘날의 비행기인 셈이지요...

 모래가 고운 예천 입구의 내성천

 

 

한시간쯤 새로난 도로를 타고가다 비행단 입구 근처의 휴게소에서 쉬며 양봉을 하신다는 분과 얘길 나누었습니다..

올해는 주 채밀원인 아까시아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피어 다음번 채밀할곳이 마땅치 않다고...

하긴 이 지방의 아카시아꽃이 지금이 끝물인데 서울은 이미 한참전에 졌거든요...

더우기 작년엔 잡화꿀도 신통치않아 한방울도 못 땄다고....

밤꽃이 곧 피지 않느냐했더니 그 때쯤이면 꼭 장마가 시작되어 별 재미를 못 본다 했습니다.

 

개포면에서 회룡포 표지판을 따라 지방도로 빠져 나왔습니다.

가오실이라는 가곡리 마을앞에는 그림같은 마을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연못도 있고....작년 가을 무주지방 여행때의 연화리가 생각 났습니다.

 가오실 마을 공원

 

 

향석초등학교앞에서 내성천을 건넜습니다. 여기도 관광객들이 꽤 오는 듯, 안내표지판도 많고 길도 새로 잘 뚫어 놓고

다리도 새로 잘 놓았습니다.

회룡포는 우리나라에서 안동 하회와 같이 물이 돌아나가는 대표적인 곳입니다.

오히려 하회보다도 더 완벽하지요. 꼭 섬과 같습니다.

회룡포는 원래 의성 사람들의 집성촌으로 의성포라 불리다가 요즘은 용이 용틀임하는 모습이다하여 회룡포로 불립니다.

회룡포를 한눈에 내려다 볼수 있는 장안사 절 뒤의 전망대로 올랐습니다.

장안사도 아주 오래된 천년고찰입니다. 신라시대에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는 뜻으로 전국 3곳에 장안사를 세웠습니다.

금강산에도 있고...또 나머지 한군데는 어딘가 생각이 안납니다만...

장안사로 올라가는 길도 여간 급경사가 아닙니다. 겨우 자전거를 끌고 올랐습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회룡포의 경치는 아주 그만이었습니다...참으로 신기하게 생겼지요.

장안사 

 

장안사의 샘물 

 

 회룡포 전망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회룡포 풍경...꼭 섬과 같이 강물이 휘돌아 나갑니다.시계방향으로..

 

장안사에서 내려 올때는 '장안사'라는 가곡을 고래고래  부르며 내려왔습니다.

다시 내성천을 건너 '향석리'...원래 이곳이 조선시대의 용궁군 소재지였습니다.

초등학교자리에 동헌이 있었고...

그래서 지금의 교촌이라는 향교가 있는 동네가 바로 옆에 있습니다. 물론 역도 있었지요. 

향교가 건너다 보이는 하마비에서 내려 사진을 찍었습니다. 누구나 내려야 하니까요...

물론 말이 아니고 자전거지만....

 용궁 향교앞의 하마비

 

오늘 저녁에 잠 잘곳인 용궁면 소재지가 저 건너편에 보이는데

문득 길가의 표지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삼강주막'

방향 표시 화살표도 없고 거리도 없었지만....아련하게 어디선지 한번 본 것 같았습니다.

사람이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지나는 부부에게 물어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대략 한시간이면 왕복할 수 있을것 같고 30여분 동안이면 막걸리 한잔 마실 수 있겠다 싶어...

 

물어가면서 농로를 이리저리 달려 삼강주막에 도착하였습니다. 꽤 멀었지요...

강건너 산등성이에 지는 해가 걸리고....강둑 아래편으로 아름드리 거목 그늘에 아담한 초가지붕 주막이 있었습니다.

멋있었습니다. 사람들도 별로 없고....

금천, 내성천, 낙동강, 이렇게 세강이 어우러진다고 삼강입니다.

그래서 옛말에 '한배로 세물을 건넌다'고 했던 낙동강 1300리에 남아 있는 유일한 주막입니다.

아시는바와 같이 낙동강은 황지의 연못에서 시작해서 1300리를 흐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강이지요.

예전엔 요 아랫동네 상주가 경주 다음으로 큰 고을이었고 상주의 옛이름이 '낙양'이어서

상주의 동쪽을 '낙동'이라고 불리웠고 이곳에 흐르는 강을 낙동강이라고 한것입니다. 

작년 가을에 요 아래의 낙동나루는 갔었지만 이 주막은 몰랐었지요. 

물론 예전엔 이곳에도 나루가 있었지만 없어진지 오래이고 마지막 주모 할머니도 2005년도에 돌아가셨답니다.

 

지금의 주모 할머니 내외분과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고...집뒤엔 아주 귀한 시무나무도 두그루 있어

나무에 대해서 할아버지와 다른 관광객에게 설명을 해드렸지요.

술이 약해 직접 담그셧다는 막걸리 한대접에 부침개를 하나 먹었더니 아주 정신이 알딸딸 했습니다.

이곳이 아마도 이번 여행이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어둑해져야 술이 취해 자전거를 타고 나왔습니다.

삼강주막 - 표지판이 서있는 앞의 큰나무는 200년된 회나무이고 뒤의 좀 작은 나무 두그루가 시무나무임.

시무나무는 아주 천천히 자라는 나무이며 흔치 않아 옛날에는 이정표 대신에 20리 마다 심었고 그 사이엔 오리마다

오리나무를 심었음.

 

 주막의 뒷간 - 물론 전시용입니다.

 

 시무나무 아래의 들돌 - 일꾼을 구해 품삯을 쳐줄때 이 돌을 들어보게하여 성인품삯의 기준을 삼음.

 

 

완전히 어두워져서 용궁면에 도착하여 잠 잘곳을 ?으니  이곳엔 마땅한데가 없고

새도로를 타고 거꾸로 예천쪽으로 좀 나가야 된답니다.

밤길을 물어물어 휴게소와 같이 있는 모텔을 ?으니 시설은 좀 나은것 같은데 숙박비가 무려 4만원이라고....

내가 깜짝 놀라니 주인은 청하기도 전에 5천원을 깍아 주었습니다.

샤워를 하고 휴게소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갔더니 벌써 문을 닫았습니다.

점심에 잘 먹은 갈비로 속이 아직도 그득한것 같고 주막집에서 마신 막걸리와 부침개로

저녁을 대신하고 오늘은 그냥 자기로  했습니다.

 

오늘도 마지막에 주막을 ?아가느라고 좀 많이 탔습니다. 한 110키로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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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06.18 00:20

    첫댓글 봉 선생님 무리 하시는 것같습니다. 우리강산은 아기자기 참 포근하기도 합니다.

  • 08.06.18 09:56

    용궁까지.... 봉선생님 눈이 왜 도로로 가지 않고 자꾸 물로 가는 것 같습니다. 물길 여행도 땅길여행도 장거리를 여행하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여행은 최소한 3박4일은 가야 여행다운 것 같내요.

  • 08.06.18 22:27

    제가 5년전에 한 4년 예천에서 근무했습니다. 그 때 잠시 낚시에 빠져 이쪽 많이도 돌아댕겼습니다. 지명이 낮설지 않네요. 예천에 유명한 육회비빔밥집과 묵밥집이 있는데... 다음에 그쪽가면 안내하겠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큰 형님, 힘 좋아여!!!

  • 08.06.19 11:28

    좋습니다, 여행의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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