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의현 전 총무원장 재심판결과 관련하여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스님들과 일반직 종무원께 드리는 글
종단 안팎에서는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재심판결을 두고 매우 염려하고 있습니다. 종무원조합의 입장문은 종무행정 수행의 담당자로서 종단 개혁 정신과 종헌종법 질서 수호를 위한 간절한 바람이고 다짐이었습니다. 이번 사안을 겪으면서 그동안 차팀장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음을 성찰하고 발로참회하며, 다음과 같이 글을 올립니다.
○ 일반직 종무원들께, 건강하고 성숙한 종무원 조직문화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우리는 재심판결을 둘러싼 종무원 간담회와 대중공사에 참여하고 이를 지켜보았습니다. 우리는 종무원의 종단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깊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희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편 세대와 경험의 차이로 공감대 형성에도 어려움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소통은 말이 아니라 공유와 공감에 있다는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성찰함과 아울러 종단의 지나온 역사와 현실인식을 공유하고, 한국불교의 미래를 밝히는데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우리는 허물을 드러내기보다 공감을, 권위를 앞세우기보다 겸허함을, 순간을 모면하기보다 진중함의 자세로 앞장서겠습니다.
○ 교역직 스님들께, 종헌종법을 수호하고 종도의 이익을 위해 정진하겠습니다.
저희에게 중앙종무기관은 종무행위를 통해 불교의 신념과 가치를 실현하는 삶의 현장입니다. 저희는 안정적인 종무행정을 저해하고 종단을 혼란의 소용돌이로 빠지게 함은 물론 개혁정신이 올곧게 반영되지 못한 재심호계원의 판결을 보면서 고뇌하며 숙고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울러 이번 재심판결의 논란이 적법한 절차에 의해 해소될 수 있도록 교역직스님들께서 노력해 주시길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더불어 이번 논란이 해소될때까지 재심 판결에 따른 후속조치를 유보해주시기를 청원합니다.
○ 종교적 사명과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종단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94년 개혁종단은 적폐를 청산하고 종교적 사명과 사회적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주춧돌을 놓는 불사였습니다. 개혁불사는 지난 20여 년 동안 종단 발전의 자양분이 되었으며, 그 정신과 가치는 종단이 나아갈 나침반이 되어왔습니다. 저희 차팀장은 종단 개혁 정신의 가치를 지표로 삼아 청정하고 민주적인 교단 운영, 사회속에 불교적 가치를 실현하는 원력보살로 거듭나겠습니다.
끝으로, 1994년 4월 10일 개혁회의에서 발표한 종단 개혁 선언문 중의 일부를 되새겨 봅니다. 그동안 안일함과 무관심에 빠져 올바른 소임을 다하지 못했던 잘못을 참회합니다. 그리고 다시금 종단 개혁의 정신을 가슴에 담아 종도와 사회에 부끄럽지 않은 종무원이 될 것을 다짐해 봅니다.
'(전략)...우리가 부르짖는 개혁이란 바로 이 세계에 새로운 삶의 가치, 새로운 삶의 질서를 제시하기 위한 몸부림이며, 이 사바세계를 청정한 수행 도량으로 만들기 위한 깨달음인 것이다....(중략)...
아울러 교단의 온갖 구조적 병폐, 제도적 모순을 척결하고 이 땅을 부처님의 올바른 가르침과 보살의 향기로 물결치게 해야 한다.
불교도여!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숨길 것이 없을 만큼 불교 교단의 치부가 대중에게 낱낱이 드러났다. 겨울의 혹한을 이겨낸 씨앗만이 봄에 꽃을 피우듯, 한풍의 이 혼란과 격동이야말로 개혁의 희망이다.
이제 우리는 떠나야 한다. 반야의 검을 치켜들고 장엄하게 불교 개혁의 대열로 나서야 한다.(후략)...'
불기 2559(2015). 7. 21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 차팀장급 종무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