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시’라는 회사는 개인적으로 한국기업이라는 특징 외에도 철학이 뚜렷한 회사라 마음이 듭니다.
이 회사의 제품에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특징은 다른 브랜드의 제품과 다름에서 오지 않고, 도리어 보완 및 도전의 개념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일까요?
넥시라켓의 특징은 분명 독특함을 기대하고 접하게 되면 도리어 편안함에 실망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접한 사람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스티가’라는 브랜드의 마니아입니다. 물론 탁구를 사랑하는 일인으로써 용품에 특별한 편식을 하지는 않지만, 스티가의 그 스텐다드한 철학이 참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그런 저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는 브랜드가 바로 ‘넥시’입니다.
넥시의 소개 글을 보면 다른 회사들이 가지 않는 길... 혹은 틈새시장이라는 단어를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소개 글을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겸손이요,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한 말로 저는 ‘넥시’라는 회사는 ‘탁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이 자신이 만족할 만한 용품을 찾기에 방황하다가 도저히 답이 안 나와서, 그냥 내가 만든다’라는 계기로 생겨난 브랜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왜냐하면, 넥시 브랜드는 신생브랜드들이 하기 쉬운 기초를 하찮게 여기는 실수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넥시는 기초에 상당히 철저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이미테이션의 이미지는 없습니다.
그래서 넥시 라켓의 특징 중 하나는 겉은 화려한 것 같지만, 모든 라켓이 우직한 기본기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가장 호불호가 확실한 칼릭스에서도 확실히 드러나지요.
제가 처음 넥시 라켓을 사용한 것은 ‘덱스터’서부터입니다.
사용한 이유는 딱 2가지입니다.
첫째는 싸서였고, 두 번째는 한국 브랜드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라켓을 사용하고 적지 않는 충격을 받은 것은 가성비나 조국애를 넘는 ‘기본기에 충실한 성능과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디자인’ 때문입니다.
당시에 히노키 표층의 합판은 대부분 특수소제(카본)을 사용하였는데, 덱스터는 5겹 순수 합판이라는 의외의 구성을 갖고 있었습니다.(물론 B사에서도 히노키 합판은 있었지만...대중적이지는 않았고 이미 단종.)
제가 놀란 것은 순수합판이면서도 카본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잘 나가면서도 히노키 특유의 특성을 잘 드러내 준다는 부분 이였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바로 표층(얇은)과 중층(두꺼운)의 두께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어찌되었건 넥시라는 회사에 대해 상당히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구장의 아는 분이 ‘한니발’을 선물하시더군요.
이 라켓 또한 참 히노키 카본 라켓이라는 기본에 충실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두께는 7.0mm으로 덱스터의 6.8mm보다 제원으로는 조금 더 두껍지만 실제는 둘이 비슷한 느낌이였습니다.
한니발의 특징은 좋은 히노키와 카본을 사용했다는 느낌을 바로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당시에 갖고 있던 미드쉐이크와 프리모라츠 카본은 안으로 깊숙이 안아주면서도, 카본에 의해 튕겨내는 타이밍과 감각이 조금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었는데, 한니발은 그에 비해 공의 터치감이나 그에 따라 느껴지는 감각이 조금 더 자연스럽더군요. 물론 히노키 카본류 중에서 그렇다는 것이지만, 분명 기존의 갖고 있던 히노키 카본 라켓보다 조금 더 단단하면서 잘 나가지만, 컨트롤은 도리어 어렵지 않은 느낌 이였습니다. 특별히 카본 라켓 특유의 날림현상이 상대적으로 덜 했지요.
아마 이 두 라켓은 넥시가 끝날 때까지 계속 팔 작정으로 가장 기초에 충실하게 디자인 한 라켓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이후에 컬러라는 라켓은 접해보질 못했고, ‘오스카’라는 라켓을 잠시 쳐보았는데, 사실 이 라켓은 아는 분이 한번 쳐보라고 갖다 주신 겁니다. 당시에 주시면서 하신 말씀이 전국아마추어 최강자가 쓰는 라켓이라고... 주셨는데, 첫 느낌은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그냥 너무 평범하다고 해야 할까요? 그냥 편하게 칠 수 있다고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넥시의 2세대에 더 화려해진 디자인이 사실 제 스타일이 아니었기에 그리 끌리는 첫느낌은 아니었는데, 이상하게도 이 라켓으로 시합을 해보니 승률이 좋아지더군요.
당시 테너지05를 양면으로 붙여서 상당히 무거운 느낌 이였는데, 그래도 경기력은 상당히 잘나오는 이상한 라켓이었지요.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 라켓은 명품이 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넥시에서 나온 라켓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라켓은 ‘스피어’입니다.
덱스터에 이어서 제가 산 넥시의 두 번째 라켓인데... 역시 이 라켓도 싸서 제돈 주고 산 라켓입니다. 당시에 D사의 H라켓을 주력스로 사용하면서 파워의 부족으로 조금 두께가 있는 합판을 구하던 중 스피드가 좋다는 소개글을 보고 구입하였는데, 처음 시타시의 느낌은 대박 이였지요.
당시에 B사의 지사장님과의 교류가 있었는데, 넥시제품을 보시고 조금 깔보는 경향도 있으셨는데, 제가 스피어에 테너지05를 붙이고 드라이브 하시는 걸 보시고, 그거 어디꺼냐고 물어보시더군요. 물론 자신이 빼앗아 쳐보시곤, 이건 이렇고 저렇고 이야기 하시긴 하셨지만,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히 자신의 입장에서 그러신게 당연하다는 것도 알지만 어째건 같이 시합하고 그 결과로 스피어의 성능은 검증을 하였지요.
스피어는 한마디로, 림바라는 나무를 정말 잘 이해한 제작자가, 사용자가 이해하기 쉽게 잘 디자인하여 제품화한 라켓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분명 두께감도 적지 않은 6.5mm이지만 윙과 그립으로 인해 충분히 편한 그립감을 가질 수 있었고, 무엇보다 립바특유의 부드러운 터치감과 중층에서 확실히 받쳐줌으로 발생하는 파워를 쉽게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특징은 고슴도치탁구클럽의 기계특성치에서 94-95-90-95-86을 통해서도 알 수가 있지요.
그 외에 리썸이든, 스파르타쿠스는 사용해보지 못하였고, 카보드와 칼릭스를 사용해봤는데, 사실 이 라켓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었습니다.
상당히 독특하고, 그만큼 사용하기 어렵기는 하겠지만, 그것에 적응해가면서 갖게 되는 시너지효과를 기대했었죠,
근데 카보드는 솔직히 사용하기 너무 편하더군요. 평범힌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가변반발력이라는 것도 물론 있기는 했지만, 제어하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사실 그보다는 무조건 드라이브를 거는 스타일에게는 가변반발력이라는 개념보다 공 잘 잡아주고, 강한 드라이브를 하기에 부족함 없는 단단함과 힘이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사용하기 편하고,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상당히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는 카보드의 성능에 적지 않는 놀람도 있었지만, 실망도 있던 차에 칼릭스를 구해서 경험하였고, 이 라켓은 정말 독창적이라는 느낌을 갖게 되더군요.
우선 낭창거린다는 느낌이 무엇인지를 고스란히 느끼게 해주면서도 이 얇은 판으로 얼마나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지 보여주었고, 그러면서도 대상 기술시에는 편안한 터치감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이 라켓은 제 개인적으로는 너무 극단적으로 그 특성을 앞세우지 않았나 싶고, 다시 카보드를 잡았을 때 이게 딱 좋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1년간 스티가 스폰을 받는 관계로 스티가의 제품에 집중하다가 다시 스폰이 끝나고 최근에는 오즈와 카나프를 접하였습니다.
다만 이 제품은 제 라켓은 아니고 슈미아빠님의 라켓을 잠시 접하였다고 표현하는 게 맞겠네요.
그리고 이에 대한 사용기는 고슴도치탁구클럽 중펜포럼에 적어두었습니다.
그리고 러버에 대해서는 짤막하게 설명을 해야겠군요.
제가 사용해본 러버는 데미안I, II, 카이로스어택, 카오스입니다.
결론은 가성비 갑인 제품입니다.
지금까지 테너지05류를 주력으로 사용하다가 스티가 스폰시절 칼리브라 투어시리즈를 주력으로 사용한 저에게는 조금 다른 성격의 러버라 강추까지는 어렵지만 가성비로 최고의 러버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특별히 한동안 백에 돌출을 사용했던 시절 카이로스 어택은 싼 가격에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는 러버였고, 약 6개월간 이 러버를 매달 교체하며 사용했었지요.
스펙톨의 대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러버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이야기 드릴 수 있겠네요.
이제 결론을 말하자면...
각 회사마다 그 회사가 갖고 있는 철학이 있고, 특징이 있을 것입니다.
제가 느낀 바로는...
스티가는 자연을 잘 이해한 가장 기본에 충실한 브랜드이고,
티바는 유럽 탁구에 대해 잘 이해하면서도, 이제는 아시아 시장까지도 넘보는 명실상부 스티가와 함께 유럽 최고의 브랜드이고,
버터플라이는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이 한국 사람들이 사랑하는 브랜드?!이고,
DHS는 탁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써보고 싶은, 혹은 중펜전형인 경우 한번씩 써봤을 브랜드이고,
은하는 알게 모르게 참 크고, 다양한 용품들을 갖고 있고, 중국 최고의 탁구브랜드이고,
그 외에도 여러 브랜드 들이 있지만...
넥시는 기존의 아쉬움을 보완하고, 탁구의 기본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하는 브랜드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참 생각이 많고 할 말이 많은 브랜드이기도 하지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넥시 2차 리뷰어가 되어 좀 더 넥시에 대해서 이해하고, 사용해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첫댓글 넥시 2차 리뷰어에 신청합니다.
애정이 담긴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이정도는 적어줘야 리뷰어로서의 책임을 다할수 있을꺼 같은데.....루프님의 글과 제 글을 비교해보니 너무 차이거 많이나네요..ㅠㅠ
또 이글을 완성하기까지얼마나 오랜시간이 걸렸을지도 짐작이 되구요..
하여튼 넥시 리뷰어 화이팅입니다 ㅎㅎ
슈미님 가르쳐주신 방법으로 운동하니 이제 허리가 완전 나았습니다
카나프들고 놀러오세요 ㅋ
함께 넥시 리뷰어가 되면 동영상과 사용기는 함께 만들어보아요
앗...완전다행이네요...
골반 근력강화되신것을 축하드립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