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 구수정)
한베평화재단 링크 http://www.kovietpeace.org/b/board01/5566
현무암은 왜 구멍 숭숭 우는가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에 대한 19년의 기록, 고경태 기록전 제주에 오다
10월 8일부터 28일까지 제주 아트스페이스·씨
8일 2시 기자간담회, 5시 전시 오픈행사
9일 3시 중앙주교좌성당 대성당, 강우일 똑똑콘서트도 열려
한베평화재단(이사장 강우일, 이하 ‘재단’)과 천주교 제주교구 복음화실이 공동주최하고 아트스페이스·씨와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가 후원하는 고경태 기록전 ‘한마을 이야기-퐁니·퐁넛’(이하 ‘기록전’)이 10월 8일부터 28일까지 21일간 제주 아트스페이스·씨에서 열린다. 8일 오후 2시 기자간담회, 5시 전시오픈초대 자리를 마련하고 기록자와 기획자를 만나는 시간도 마련했다.
재단은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 민간인학살에 대한 진상규명과 성찰을 통해 평화로 나아가고자 2016년 창립된 비영리민간단체로 베트남 전쟁에 대한 아카이브, 학술연구, 추도사업, 평화교육과 캠페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기록전은 1968년 2월 12일, 베트남 중부 꽝남성 퐁니·퐁넛 마을에서 일어난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에 대한 19년 동안의 추적이다. 특히 올해는 퐁니퐁넛 마을을 포함하여 베트남 전쟁 시기 한국군 주둔지였던 꽝남성 여러 마을이 학살 50주기를 맞는 해이다. 기록전은 꽝남성 민간인 학살 50주기를 기억하고 성찰하고자 서울에서 시작하여 베트남 파병의 출항지 부산항의 도시, 노근리 학살의 아픔을 갖고 있는 청주를 거쳐 제주로 왔다.
베트남의 한마을은 왜 제주로 왔는가. 기획자 서해성은 “제주는 조금 일찍 온 퐁니·퐁넛이었다”며, “그날 제주는 거대한 퐁니·퐁넛이었다. 현무암은 그걸 기억하고 있는 제주 사람의 넋이자 초상이다.”고 말한다. 기록자 고경태는 “누군가에겐 영원히 말도 안되는 이야기/누군가에겐 영원히 계속되는 트라우마/1968 퐁니·퐁넛은 1948 제주에 기대어 있다”고도 말한다.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해군기지에서는 국제관함식이 열린다. 제주4.3 70주년에 열리는 이 행사에는 70년 만에 미해군 항공모함이 들어오고, 베트남을 포함한 14개국의 군함도 집결한다. 남과 북을 가르던 분단 현실이 바야흐로 평화로 나아가는 것과 달리 ‘평화의 섬’ 제주는 4.3이라는 비극의 역사를 안고도 끝 모를 군사주의로 인해 오히려 ‘평화를 잃은 섬’이 되어가고 있다. 베트남 퐁니·퐁넛 마을에 잇닿아 있는 제주 4.3의 잃어버린 마을들, 강정과 성산으로 이어지는 ‘고통의 연대’는 바로 기록전이 제주를 찾은 이유다.
전시 행사로 8일 오후 2시 기자간담회에 이어 오후 5시 오픈초대 시간에는 기록자 고경태 기자와 기획자 서해성 작가, 한베평화재단 구수정 상임이사가 함께하는 전시해설과 토크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관람시간은 평일·주말 12시 30분 19시 30분까지(월요일 휴관)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전시 기간 중 부대행사로 10월 9일 오후 3시, 천주교 제주교구 중앙주교좌 대성당에서 한베평화재단 이사장이자 천주교 제주교구 교구장 강우일 주교와 평화를 노래하는 가수 홍순관이 함께하는 ‘똑똑콘서트’도 열린다. 시민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다.
□ 문의: 02-2295-2016 kovietpeace@gmail.com 한베평화재단
[붙임]
전시개요
퐁니·퐁넛 학살
기록자 글_고경태
기획자 글_서해성
전시포스터(별첨)
1. 전시개요
전시기간: 2018년 10월 8일-10월 28일 (21일간)
전시장소: 제주 아트스페이스·씨 (제주 제주시 이도1동 1368-5 3층)
관람시간: 평일·주말 12:30-19:30 (15일, 22일 휴관)
관 람 료: 무료
주 최: 한베평화재단, 천주교 제주교구 복음화실
후 원: 아트스페이스·씨,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
문 의: 한베평화재단 (02-2295-2016)
2. 퐁니·퐁넛 학살
퐁니·퐁넛 학살은 1968년 2월 12일, 꽝남성 디엔반현 디엔안사 퐁니·퐁넛 마을에서 한국군이 저지른 학살로 74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고 17명이 부상당한 사건이다. 당시 미군이 이 학살을 조사했고 학살 현장을 사진으로 남겼다. 퐁니·퐁넛 학살 관련 미군 조사보고서는 극비문서로 분류되어 미 국립문서보관서에 보관되어 있다가 32년만인 2000년 6월 1일 기밀해제되어 세상에 알려졌고 2000년 11월 23일자 <한겨레21>의 기사에서 고경태 기자가 이 문서를 사진과 함께 세계 최초로 보도했다. 2004년에는 퐁니·퐁넛 학살의 한 지점인 야유나무에 희생자들을 기리는 위령비가 세워졌다. 이 마을 사건은 학살 50주기가 되는 올해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 대상사건으로 선정되어 재판부는 한국 정부에 베트남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진상규명에 노력할 것을 판결하였다. 원고 측으로 참여한 퐁니퐁넛 마을 응우옌티탄의 이야기는 전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3. 기록자의 글_고경태
1968~1948
1968년 6월 4일
주월한국군 사령관, 육군 중장 채명신
그가 주월 미군 사령관에게 쓴 편지엔
“베트콩들이 한국 군복을 입고 다녔다고 하니…
그것은 일방적이고 근거 없이 내려진 결론…”
지장, 덕장으로 통하며 존경을 받았던 군인
박정희의 유신에 반대했다는 참군인에게도
퐁니.퐁넛 사건은 공산주의자의 음모일 뿐.
1948년 4월 6일
4.3의 첫 총성이 울리고 3일 뒤
제주도 9연대에 도착한 육군 소위 채명신
그의 자서전에 기록된 제주는
“사방이 적, 아무도 믿을 수 없는 부하들…
수차례 피격위기를 종교의 힘으로 넘기고…”
좌익들 전향시키려고 노력했다는 그에게
숱한 토벌은 공산주의자의 음모일 뿐.
누군가에겐 영원히 말도 안되는 이야기
누군가에겐 영원히 계속되는 트라우마
1968 퐁니.퐁넛은 1948 제주에 기대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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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자_고경태
기록자 고경태 기자는 <한겨레신문>에서 20여 년간 일하며 시사주간지 <한겨레21>, 영화잡지 <씨네21>, <한겨레 토요판>의 편집장을 지낸 고경태 기자는 1999년 5월부터 2003년 2월까지 <한겨레21>에서 연재된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 문제 및 ‘미안해요 베트남’ 캠페인 보도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그는 2000년 5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총 6회에 걸쳐 퐁니·퐁넛 마을을 방문하면서 직접 학살 관련 취재를 하였고, 퐁니·퐁넛 학살과 베트남 전쟁 문제를 다룬 <1968년 2월 12일> (한겨레출판, 2015)과 기록집 <한마을 이야기> (보림, 2016)도 출간하였다. 현재 그는 한겨레 새매체사업단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한베평화재단 이사도 함께 맡고 있다.
4. 기획자 글_서해성
현무암은 왜 구멍 숭숭 우는가
현무암은 왜 구멍 숭숭 우는가.
한날한시에 그 여인네들 눈물 떨어져 구멍 파인 까닭이지.
현무암은 왜 곰보 빡보로 앓는가.
배고픈 아버지들 쓰러진 중산간 밤낮 모르고 총 맞은 흔적이지.
현무암은 왜 비 개인 유채밭 사이에서 검은 눈물 흘리는가.
제주 사람들 가슴 가슴에 몰래 묻힌 까닭이지.
현무암은 왜 올레길 발길 밑에서 구르는가
송송 뚫린 귀로 따라둘어가 식구들 도란도란 듣고 싶은 발싸심이지.
현무암은 왜 여적지 우는가.
탐라 할망 구멍 숭숭 바람 부는 까닭이지.
********
제주 어디나 구멍 뚫린 현무암이 널려 있다.
어떤 이는 바람구멍이라고도 하고, 어떤 이는 용암이 굳을 때 공기가 들어가서 생긴 거라고도 한다. 검은 현무암에 귀 대고 가만히 들어보라.
그날 제주는 거대한 퐁니 퐁넛이었다.
현무암은 그걸 기억하고 있는 제주 사람의 넋이자 초상이다.
제주는 조금 일찍 온 퐁니 퐁넛이었다.
여기 비엣남의 한 마을을 19년 동안 추적해온 고경태의 기록전으로 소개한다.
어느 날 현무암이 된 동네.
총탄자국, 눈물자국으로 구멍 숭숭 뚫린 마을, 퐁니와 퐁넛.
제주와 비엣남에서 같은 지휘관이 쓸어버린 사람들.
현무암은 왜 구멍 숭숭 우는가.
눈 뜨고 가만히 들여다보라.
듬성듬성 물 고인 거기.
기획자_서해성
현무암은 왜 구멍 숭숭 우는가.
한날한시에 그 여인네들 눈물 떨어져 구멍 파인 까닭이지.
현무암은 왜 곰보 빡보로 앓는가.
배고픈 아버지들 쓰러진 중산간 밤낮 모르고 총 맞은 흔적이지.
현무암은 왜 비 개인 유채밭 사이에서 검은 눈물 흘리는가.
제주 사람들 가슴 가슴에 몰래 묻힌 까닭이지.
현무암은 왜 올레길 발길 밑에서 구르는가
송송 뚫린 귀로 따라둘어가 식구들 도란도란 듣고 싶은 발싸심이지.
현무암은 왜 여적지 우는가.
탐라 할망 구멍 숭숭 바람 부는 까닭이지.
********
제주 어디나 구멍 뚫린 현무암이 널려 있다.
어떤 이는 바람구멍이라고도 하고, 어떤 이는 용암이 굳을 때 공기가 들어가서 생긴 거라고도 한다. 검은 현무암에 귀 대고 가만히 들어보라.
그날 제주는 거대한 퐁니퐁넛이었다.
현무암은 그걸 기억하고 있는 제주 사람의 넋이자 초상이다.
제주는 조금 일찍 온 퐁니퐁넛이었다.
여기 비엣남의 한 마을을 19년 동안 추적해온 고경태의 기록전으로 소개한다.
어느 날 현무암이 된 동네.
총탄자국, 눈물자국으로 구멍 숭숭 뚫린 마을, 퐁니와 퐁넛.
제주와 비엣남에서 같은 지휘관이 쓸어버린 사람들.
현무암은 왜 구멍 숭숭 우는가.
눈 뜨고 가만히 들여다보라.
듬성듬성 물 고인 거기.
고경태 기록전: 10월 8일부터 28일까지 제주 아트스페이스·씨
10월 8일 2시 기자간담회, 5시 전시 오픈행사
강우일 똑똑콘서트: 10월 9일 3시 중앙주교좌성당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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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똑똑콘서트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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