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선가까이 살아보니 표선은 한겨울에도 가을꽃들이 시들지 않고 그대로 있고 단풍으로 가면서 시들거나 낙엽을 떨구는 나무도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 마치 겨울기간이라도 풍경은 박제된 가을이라고나 할까요.
그럼에도 겨울은 겨울인양 바람도 많이 차갑고 맑은 날이라 기온은 투명한 얇은 얼음막같습니다. 바람이 제법 매서워졌습니다. 간만에 아이들 도예들여보내고 혼자만의 한적한 시간을 갖습니다. 도예선생의 중국여행과 태균이 수술 등이 겹쳐서 일주일 이상 도예수업을 못했습니다.
다행인지 도예수업차 민속촌에 오게되면 빠짐없이 들려야하는 전직장상사 카페도 아직 오픈전이라 혼자만의 한적한 시간이 너무 좋습니다. 사회생활 단절에다 자신의 현재 사생활 (새로운 사람과의 제주도에서의 조촐한 생계업)을 결코 내보이고 싶지 않기에 민속촌 들릴 때마다 저를 잠깐 보면서 수다떠는 것이 요즘 낙 중에 하나인 듯 합니다.
저야 사회생활 속 공적 사적 인간관계 단절 상황은 너무 오랜지라 적적하거나 외로울만도 하건만 아직 그런 느낌은 전혀 없고 너무 편하다!라는 것이 대세감정입니다. 최근 늘어지고 늘어지는 공사일로 공사일에 관여되는 사람들과 제법 정도 들었지만 조그만 가까와지면 피곤한 일도 생기기 마련이라 가능하면 공식적 업무 외에는 말을 섞지 않습니다.
특히 제주도에 적을 두고 오래산 사람들은 사투리가 심해 무슨 말 하는지 잘 이해가 안될 때도 있고, 여타 지방문화가 그렇듯 되도 그만, 안되도 그만이라는 자조적이고 무의지적, 비체계적 성향도 강하지라 제가 나서서 비판할 일도 아닙니다.
카페와 음식사업 3년차인 전직장상사는 제주도 본토박이들의 무책임행동들을 자주 성토하고 절대 같이 일을 도모하지 않는다 말하곤 하지만 서울이라고 이런 사람이 없겠습니까? 단지 대도시일수록 직장생활해볼 기회가 많고, 직장생활이란 것이 제멋대로 사회성 다듬기에는 가장 최적의 과정이니 이런 기회가 잦을수록 사회적 덕목을 배우는 확률도 올라가기 마련입니다.
많은 지방도시들은 직장생활보다는 자영업이나 집안사업 물려받기가 좀더 보편적이라, 치열한 사회성 훈련받을 기회가 많지않기에 이런 점에서 충분히 그렇게 보일 수 있을겁니다. 제가 제 고향 춘천이나 제주도에서 느끼는 것도 이런 맥락일겁니다. 제주도가 조금더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인구대비 면적은 크다고 할 수 있으니 땅부자가 많다는 점. 이들은 그들이 가진 직업에 비해 갖고있는 재산규모는 작지않기에 자존심은 하늘을 찌르곤 합니다.
기대를 갖고 제주도에 정착하려다가 사람때문에 떠난다는 도시사람들의 속사정에는 그런 배경들이 다 숨어있습니다. 별로 가진 것은 없으나 일하고자하는 의지로 충전된 도시인들이 제주도에서 새로 판을 벌리지만, 혼자서는 절대 완수할 수 없기에 현지인들의 도움을 받아야합니다. 그러나 가진것은 든든하지만 사회적 훈련은 부족한 현지인들과 끝마무리가 좋을리 없습니다.
제가 제주도에 와서 수없이 들었던 원주민들의 외지인배척문화와 원주민의 성향을 비판하는 이주자들의 성토들에는 이런 사정들이 숨어있습니다. 이런 사정은 제주도가 확실히 다른 지방도시에 비해 강한 것은 사실입니다.
며칠 전 유튜브에서 본 사람들과 잘 지내는 법 이란 내용을 보니 제가 그래도 제법 실천율이 높습니다. 물론 태균이와 준이를 돌보는 삶 자체가 워낙 치열하다보니 그 덕에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따뜻한 인간관계를 많이 생각해 보게되는 차거워진 날의 단상입니다.
https://youtube.com/shorts/BEXopKanWXc?si=ZzD1psJVsIb8GHPI
첫댓글 도예하는 두 청년의 모습이 프로같습니다.
저는 제주 살이 7년 동안 여건에 맞게 살았지 싶습니다.
그림이가 입학을 하니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학교에 가서 지켜볼 수도 없고, 그저 맡길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