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자기 현시'라는 뱀의 머리
교회가 '정의의 거울'이라고 부를 정도로 완덕을 갖추신 성모님은
은총 왕국의 무한한 능력을 물려받으셨음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가장 미천한 여종으로 무릎을 꿇으신다.
그렇다면 레지오 단원으로서의 우리의 위치와 태도는 어떠해야 할 것인가!
(나) '이기심'이라는 뱀의 머리
자신과 자신의 모든 영적 물적 소유물을 성모님께 드려 성모님 뜻대로 쓰시도록 하는
레지오 단원은 완벽한 사랑의 정신으로 한결같이 성모님께 봉사를 계속한다.
(다) '자만심'이라는 뱀의 머리
마리아께 의지하는 습관은 필연적으로 자기 자신의 보잘것 없는 힘을 믿지 않게 한다
(라) '자부심'이라는 뱀의 머리
성모님과 함게 일한다는 사실을 의식할 때 우리는 자신의 무능함을 깨닫게 된다.
이 협력 관계에서 레지오 단원은 뼈 아픈 약점 외에 무엇을 보여 드릴 수 있겠는가?
(마) '자기애'라는 뱀의 머리
과연 우리 자신 안에 사랑할 만한 것이 있는가! 모후께 대한 사랑과 찬미에 여념이 없는
레지오 단원은 자신을 생각할 겨를 이 없다
(바) '자기 만족'이라는 뱀의 머리
성모님과 하나로 뭉치면 더 높은 수준으로 오르게 되며
이러한 단원은 성모님을 본받고 티 없이 순수한 지향을 열망하게 된다.
(사) '출세욕'이라는 뱀의 머리
우리가 성모님의 방식대로 생각할 때, 오로지 하느님만을 알려고 노력하게 되므로
자신의 앞날이나 보상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아) '아집'이라는 뱀의 머리
성모님께 온전히 순종하는 레지오 단원은 마음이 기우는 대로 행동하지 않고
늘 은총의 속삭임에 열심히 귀를 기울인다.
진정으로 자아를 잊어버리는 레지오 단원은 성모님이 베풀어 주시는
모성적 영향을 받아들이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다
성모님은 이러한 단원 안에 인간 보성을 초월하는 힘과 희생정신을 길러 주시고
그에게 맡겨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열심히 봉사하는 그리스도의 훌륭한 병사가 되게 하신다. (2티모 2,3 참조)
"하느님께서는 무( 無)에서 일하시는 것을 즐기시어
그 깊은 바다로부터 당신의 전능으로 지으신 창조물들을 이끌어 세우신다.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려는 열정에 넘쳐야 하지만 동시에
하느님의 영광을 드높일 만한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 자신의 무가치함을 깊이 받아들이고 그 심연 속에 잠겨 보도록 하자
미천함이라는 짙은 그늘 밑으로 나를 숨겨 보자
전능하신 분께서 우리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신 영광을 위하여
사용할 만하다고 여기실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자
이 목적을 위해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흔히 짐작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법을 쓰시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 다음으로는 복되신 성모님만큼 하느님의 영광에 이바지하신 분은 없었다.
그럼에도 성모님을 의식적으로 추구한 유일한 목표는 자신을 무로 돌리는 일이었다.
성모님의 겸손은 하느님의 계획에 장애가 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와는 정반대로 바로 성모님의 겸손하심은
하느님의 자비로우신 모든 계획을 쉽게 이루어지도록 만들었다. "(그루 / Grou : 예수와 마리아의 영성 생활)